감사원 조사시 담뱃값 인상 과정에서 수천억원대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드러난 외국계 담배회사 대표들이 조사 결과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한 정일우 필립모리스 대표이사는 '감사원의 조사 결과에 이의가 있느냐'(백재현 더불어민주당 의원)는 질문에 "법률상 해석상 차이"라고 말했다.
토니 헤이워드 BAT코리아 대표도 "감사보고서를 받아봤고, 일부 오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실상 두 대표 모두 감사원의 조사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정일우(왼쪽) 필립모리스 대표, 토니 헤이워드 BAT코리아 대표. |
지난달 감사원은 2015년 1월 담뱃값 인상 과정에서 외국계 담배회사들이 2000억원대 세금을 탈루했다는 감사 결과를 내놨다. 외국계 담배회사들은 담뱃값 인상이 발표된 직후 재고량을 늘려 쟁여놨다가, 가격이 오른 뒤 파는 방식으로 탈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탈루액은 필립모리스가 1691억원, BAT코리아가 39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국세청과 이들 외국계 담배회사는 탈루 여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감사원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국세청에 외국계 담배회사에 대해 탈루한 세금을 징수하라고 통보한 바 있다. 이달 7일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임환수 국세청장은 "(담배회사들의) 조세포탈 혐의를 정확히 파악해 법과 원칙대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또 백 의원은 KT&G에 대해서도 "(정부가 담뱃값 인상을 앞두고) 담배를 104% 이상 생산하지 말라고 했는데, KT&G는 2억9600만 갑을 더 생산했다"며 "660억원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어 "KT&G도 국세법 등에 의해 과세 근거가 충분하다"며 "(탈루액이) 최소 3400억원에서 최대 6000억원은 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흥렬 KT&G 부사장은 "탈루와 매점매석 고시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지난달 감사원 조사 결과에서도 KT&G는 제외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