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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장보기'가 던진 돌…유통 업계 파급력은?

  • 2020.09.03(목) 11:05

홈플러스·GS프레시 등과 제휴…신선식품으로 확장
SSG닷컴 등 경쟁사 예의주시…충성고객 확보 관건

 

네이버가 홈플러스, GS프레시, 농협하나로마트와 손을 잡고 '장보기' 서비스를 확대 개편했다. 그간 약점으로 지적됐던 생필품과 신선식품 영역의 경쟁력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통 업계에서는 최근 네이버가 온라인 쇼핑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향후 소비자들의 유입이 늘어날 경우 쿠팡이나 마켓컬리, SSG닷컴 등 경쟁사들도 '입점'을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가 기존 경쟁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직접 물품을 관리하거나 배송하는 방식이 아니라 플랫폼 역할만 하는 탓에 신선식품 영역에서는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 장보기 서비스 확대…"제휴 업체 확대할 것" 

네이버는 지난달 20일부터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는 그간 전통시장에서 파는 신선 식재료와 반찬 등 먹거리를 주문할 수 있는 '동네시장 장보기'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여기에 더해 홈플러스, GS프레시, 농협하나로마트 등과 제휴를 맺어 이를 '장보기 서비스'로 확대 리뉴얼했다. 네이버가 지난 2월 선보였던 '특가창고' 역시 서비스에 통합됐다. 특가창고는 국내외 식품·리빙 브랜드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서비스다.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 화면.

네이버가 이처럼 '장보기 서비스'를 확대·개편한 것은 그간 네이버 쇼핑의 약점으로 여겨졌던 생필품·신선식품 영역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네이버와 쿠팡과 관련한 최상위 검색어를 분석한 결과 소비자들은 네이버에서 패션과 잡화 제품을 찾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에서는 식품과 생필품에서 경쟁력을 나타냈다. 

김평송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 리더는 "언택트 시대가 장기화하면서 신선식품, 생활용품 등을 원하는 시간에 배송받을 수 있는 온라인 마트 장보기에 대한 이용자들의 니즈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제휴 스토어들을 확대해 나가면서 이용자 니즈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쿠팡·SSG닷컴 예의주시…"영향력 커지면 입점 불가피"

네이버의 이번 사업 확대는 국내 신선식품 배송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과 마켓컬리, SSG닷컴 등 이 영역에서 강점을 보여왔던 경쟁사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실제로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가 시작된 뒤 입점 업체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사업 강화를 위해 네이버와 손을 잡은 홈플러스의 경우 이번 제휴를 통해 연간 온라인 매출을 10% 이상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실제 서비스를 개시한 뒤 첫 주 실적은 목표를 훨씬 상회했다는 게 홈플러스 측의 설명이다.

[사진=홈플러스 제공]

이런 분위기가 지속할 경우 경쟁사들도 결국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에 입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아직 서비스 출시 초반이기 때문에 분위기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네이버가 워낙 파워가 있는 탓에 경쟁사에 소비자들이 몰릴 경우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참여할 수밖에 없는 입장인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네이버는 플랫폼 업체이기 때문에 SSG닷컴과 마켓컬리, 쿠팡까지 샵인샵으로 유인하는 전략이 최선일 것"이라며 "장보기 서비스의 효과가 커진다면 샵인샵으로 들어갈 유인도 커진다"라고 분석했다.

◇ '충성 고객' 만들기가 관건

다만 일각에서는 네이버라고 해서 무조건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는 분석도 있다. 신선식품의 경우 네이버가 직접 제품을 관리·배송하지 않는 한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 있어서다. 실제 네이버 장보기는 각 입점 업체의 제품을 모아 한 번에 구매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홈플러스에서 호박을 사고, GS프레시에서 양파를 살 경우 각각 결제해야 한다. 배송비도 두 번 내야 한다. 각 생산 업체의 제품을 직접 매입해 자체 물류 시스템을 통해 한 번에 배송해주는 쿠팡과 다른 점이다. 

박 연구원은 "만일 (각 업체 제품을) 한 바구니에 담아 배송받을 수 있다면 시너지가 컸겠지만 현실적으로 무리한 발상"이라면서 "어차피 샵인샵으로 들어가 있는 업체들에 들어가 쇼핑하는 것으로, 쇼핑의 편의성 측면에서는 달라진 게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네이버 장보기의 성공 여부는 향후 '충성 고객'들을 얼마나 끌어들이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는 일단 서비스 출시 초반 프로모션 등을 통해 소비자를 유인하고 있다. 네이버페이를 이용할 경우 구매 금액의 3%를 포인트로 적립해주고 플러스 멤버십 가입자의 경우에는 멤버십 적립 혜택 4%를 더해 7%까지 적립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의 강점 중 하나는 네이버 페이를 통해 쇼핑은 물론 웹툰 등 콘텐츠 구매 등 다양한 소비 활동을 한 곳에서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여기에 더해 포인트 적립 등으로 사실상 가격도 할인해주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신선식품이나 생필품 영역에서도 이런 방식을 통해 충성 고객을 만들어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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