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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주'하는 올리브영…'난감'한 랄라블라‧롭스

  • 2021.04.15(목) 15:34

올리브영, 인프라 앞세워 지속 성장…시장 지배력 확대
랄라블라‧롭스 부진…'매장'보다 '유통 채널' 가치 올려야

H&B(헬스앤뷰티) 스토어 업계 2‧3위 랄라블라와 롭스가 생존의 기로에 섰다. 현재 국내 H&B 시장의 절대 강자는 올리브영이다. 코로나19로 시장 규모가 축소됐지만 올리브영의 존재감은 여전하다. 랄라블라‧롭스는 이런 올리브영에 대항하기 위해 편의점‧마트와 손을 잡기로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H&B스토어에 주력 상품을 공급하는 뷰티‧생활용품 업계가 온라인‧자체 판매 비중을 높여가고 있어서다. 따라서 H&B스토어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외형 키우기'는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매장에 집착하기보다 유통 채널으로 변신해야 할 때라는 분석도 나온다.

◇ H&B스토어 시장 감소세…올리브영만 버텼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H&B스토어 시장 규모는 1조 7800억 원이었다. 전년 대비 12.9% 감소하며 3년 전인 2017년과 비슷해졌다. 랄라블라와 롭스는 시장 축소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말 랄라블라의 매장 수는 124개, 롭스는 101개였다. 각각 전년 대비 16개, 28개 줄었다. 반면 올리브영은 같은 기간 13개 매장을 더 열며 1259개를 기록했다.

올해 상황도 비슷하다. 랄라블라는 지난 3월까지 13개의 매장을 더 닫아 현재 111개 매장만을 운영하고 있다. 롭스도 2개를 줄이며 100개 선이 무너졌다. 대조적으로 올리브영은 이달 5개 매장을 출점할 계획이다. 트렌드에 맞추기 위한 일부 매장 리뉴얼 작업도 진행된다. 올리브영의 독주 체제가 공고해지는 모습이다.

올리브영은 오프라인 인프라를 앞세워 O2O(Online-To-Offline) 전략을 통해 위기를 극복했다. 온라인몰 구매 상품을 배송지 인근 매장에서 당일 받아볼 수 있는 '오늘드림'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오늘드림은 코로나19 이후 배송 수요가 급증하며 전년 대비 12배 성장했다. 반면 랄라블라와 롭스는 오프라인 매장 수 부족으로 이런 전략을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랄라블라와 롭스는 생존을 위한 변화에 나서고 있다. 랄라블라는 편의점 GS25의 뷰티 전문 매대로 변신한다. 국내외 13개 협력사 제품 60여 종을 판매할 계획이다. 롭스는 롯데마트에 숍인숍 형태로 들어가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생필품이 강한 마트와 뷰티 상품이 강한 H&B스토어의 융합 등이 주요 전략으로 예상된다.

◇ 섣부른 변신 독 될수도…'유통 채널' 가치 끌어올려야

업계에서는 랄라블라와 롭스의 변신 시도에 대해 우려가 많다. 핵심 상품 공급자인 뷰티업계의 온라인 중시 흐름과는 반대로 H&B스토어라는 외형에만 집착해 내려진 판단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뷰티업계는 온라인 전환에 집중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네이버와 디지털 사업 관련 협약을 체결한 후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자사몰도 확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달 자사 제품을 전문으로 다루는 라이브 커머스 진행자를 육성하기 시작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브랜드들이 온라인‧자체 판매 비중을 높이고 있다.

랄라블라와 롭스의 전략은 오프라인 유통망 확장을 통한 경쟁력 확보다. 오프라인이 기반인 H&B스토어의 입장에서는 오프라인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당연하다. 단기간에 매장을 빠르게 늘리기 위해 기존 계열사의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도 효율적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그 인프라가 편의점과 대형마트라는 점에서 성공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편의점의 주요 상품은 생필품‧간식‧담배 등이다. 대형마트는 신선식품이 핵심이다. 때문에 뷰티‧생활용품 부문에 강점이 있는 H&B스토어와의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랄라블라는 지난해 말 건국대 인근 GS25를 시작으로 총 5개의 숍인숍 매장을 설치했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업계는 랄라블라와 롭스가 올리브영과 반대 방향의 변신을 꾀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사진=올리브영

결국 랄라블라와 롭스가 편의점‧대형마트로 오프라인 인프라를 확장해도 제조사 입장에서는 굳이 여기에 입점해야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제조사에게는 H&B스토어 입점 수수료와 온라인 판매 할인 행사 모두가 비용이다. H&B스토어에 납품하려면 오프라인 시장에서확실한 수익이 보장돼야 한다. 하지만 랄라블라‧롭스의 인프라 확대 전략은 이 부문에서 신뢰를 주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랄라블라‧롭스가 '온라인 집중'으로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여차하면 H&B스토어라는 사업 형태를 버리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H&B스토어 시장이 온라인에 잠식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올리브영과의 인프라 격차도 너무 커 경쟁하기도 어렵다. 이런 상황이라면 성장세인 온라인 시장을 공략하는 방법이 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매장'보다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한 '유통 채널'의 가치를 키워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랄라블라‧롭스가 큰 타격을 입어 전환점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까지 제시한 전략은 이미 격차가 큰 오프라인 인프라 강화에만 집중돼 있다"며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해 온라인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오프라인은 고수익 매장 중심으로 구조조정해 '온라인 쇼핑몰의 플래그십 스토어'로 변경하는 등의 전략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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