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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재편 나선 롯데GRS, 반등 가능성은

  • 2021.07.09(금) 16:08

아픈 손가락 TGIF 매각…'선택과 집중'
"트랜드 따라 파괴적 혁신 필요" 분석

롯데GRS가 사업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롯데GRS가 사업 재편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아픈 손가락이었던 TGIF(티지아이프라이데이스)를 매각하고 인도네시아에서 롯데리아를 철수시켰다. 엔제리너스를 '베이커리 카페'로 리뉴얼하는 작업도 시작했다. 롯데리아와 크리스피크림도넛에서는 '스테디셀러' 육성에 나선다. 롯데GRS가 침체를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롯데GRS는 최근 패밀리 레스토랑 TGIF를 매드포갈릭 운영사 엠에프지코리아에 매각했다. 오는 30일부로 국내 TGIF 15개 점포 관련 사업 전체를 넘긴다. 롯데GRS는 롯데리아 인도네시아 사업도 정리하기로 결정하는 등 적극적 사업 구조조정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GRS는 향후 '선택과 집중'을 통한 반전을 노릴 계획이다. 프랜차이즈 사업 등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엔제리너스에는 '베이커리 카페' 매장을 확대하는 등 변화를 주기로 했다. 롯데리아와 크리스피크림도넛은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다. 신메뉴를 통한 일시적 매출 상승보다 기존 메뉴를 개량해 스테디셀러를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엔제리너스는 최근 '베이커리 카페' 1호점을 론칭했다. /사진=엔제리너스

엔제리너스는 지난달 23일 '윤쉐프 정직한 제빵소'와 제휴하고, 서울 잠실 석촌호수점에 첫 베이커리 카페 점포를 열었다. 이 점포에는 전문 제빵사 5명이 배치돼 윤쉐프 정직한 제빵소의 인기 메뉴를 직접 제조·판매하고 있다. 론칭 초기 고객 호응은 좋다. 베이커리 카페 도입 후 엔제리너스 석촌호수점의 매출은 상승하고 있다. 커피·베이커리 매출 비중이 1:1 수준으로 오르며 관심을 얻은 결과다.

롯데GRS는 향후 엔제리너스에 '고품질 베이커리' 이미지를 심을 계획이다. 기존에 인기를 끌고 있는 '반미 샌드위치' 등으로 쌓은 인지도를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이후 현재 직영점 16곳에서 진행 중인 와인 판매 사업을 하반기 가맹점까지 확대하면서 사업 다변화에 주력할 예정이다.

롯데리아와 크리스피크림도넛은 상품 개량에 나선다. 롯데리아는 '가성비' 선호 트렌드에 발맞춰 기존 베스트셀러 제품을 리뉴얼했다. '불고기버거·새우버거·핫크리스피버거' 등 제품에 패티를 한 장 추가한 '빅불버거·사각더블새우버거·더블핫크리스피버거'를 출시했다. 크리스피크림도넛은 대표 메뉴 '오리지널 글레이즈드'의 크기와 당도를 조정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GRS 관계자는 "패스트푸드 시장과 카페 시장의 차이점을 고려해 다방면의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며 "무리한 확장 보다 현재 가지고 있는 인프라를 활용해 서비스 질을 높여 실적 개선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단기 턴어라운드 어려워…브랜드 혁신해야

업계에서는 외식 시장 트렌드가 급속도로 변하는 가운데 가능성 있는 브랜드에 집중하겠다는 전략 자체는 합리적으로 보고 있다. 다만 턴어라운드까지는 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롯데리아·엔제리너스의 가맹점 비중은 90%를 넘는다. 신규 서비스는 10%에 불과한 직영점에서 테스트된 후에야 전 매장으로 확대된다. 구조적 문제로 단기간 내 변화는 어렵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맹점들의 전면 동참을 이끌어내기 어려운 매장 구조 리뉴얼 및 메뉴 개편은 소극적 조치에 불과하다. 장기적 관점에서 브랜드 전반에 '파괴적 혁신'을 단행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롯데GRS는 지난해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들이 호실적을 거두는 상황에서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롯데GRS의 지난해 매출은 6831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약 19% 줄었다. 공항 컨세션 매장 등 신사업에 투자된 비용이 많아 196억원의 영업손실도 냈다. 

반면 경쟁사들은 오히려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맥도날드의 지난해 직영점 매출은 7900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9.1% 성장했다. 버거킹 운영사 비케이알의 같은 기간 매출은 13.6% 성장한 5714억원이었다. 카페 시장 경쟁사들의 실적도 우수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전년비 3.1% 증가한 1조928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투썸플레이스의 지난해 매출도 10% 가까이 성장한 3654억원이었다.

롯데GRS의 실적 저하 원인은 보수적 경영전략에 따른 브랜드 노후화라는 분석이 많다.

이 같은 실적의 배경에는 전략의 차이가 자리잡고 있다.

롯데리아·엔제리너스는 프랜차이즈 햄버거와 카페 시장에서 입지를 굳힌 후 수익성 제고에 집중했다. 반면 경쟁사는 수익성보다 소비자 이목 끌기에 집중했다. 맥도날드는 제품의 질을 앞세운 '베스트 버거' 전략을 내세웠다. 버거킹은 대표 메뉴들을 큰 폭으로 할인하며 출혈 경쟁도 불사했다. 스타벅스는 굿즈를 앞세웠고, 투썸플레이스는 인프라에 적극 투자해 다양한 신메뉴를 선보였다.

즉 일부 적은 수의 매장을 리뉴얼하고, 메뉴의 가성비를 끌어올리는 수준의 움직임으로는 상황을 반전시키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제품의 질을 높이고, 다소 수익성을 포기하더라도 트렌드에 적합한 신메뉴를 지속 출시하는 등 '리브랜딩'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GRS는 타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비해 가맹점주가 많아 전사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매장과 메뉴에 변화를 주는 전략의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최근 소비자들은 매장과 서비스 만큼이나 브랜드 이미지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면서 "장기적 안목으로 브랜드를 리뉴얼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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