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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도시락' 뚜껑에는 환경 호르몬이 없다

  • 2022.04.24(일) 10:05

[食스토리] 도시락 뚜껑과 환경 호르몬의 진실
PP재질이면 전자레인지 조리해도 무방 
편의점 업계·식약처…"닫고 돌려도 된다"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食스토리]는 평소 우리가 먹고 마시는 다양한 음식들과 제품, 약(藥) 등의 뒷이야기들을 들려드리는 코너입니다. 음식과 제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부터 모르고 지나쳤던 먹는 것과 관련된 모든 스토리들을 풀어냅니다. 읽다 보면 어느새 음식과 식품 스토리텔러가 돼 있으실 겁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편집자]

이달부터 자취를 시작했습니다. 제겐 빼놓을 수 없는 한 끼 식사가 있는데요. 바로 '편의점 도시락'입니다. 고슬고슬한 쌀밥에 짭조름한 반찬. 맛깔나는 구성에 밥솥을 열 의지를 잃습니다. 바쁘거나 귀찮을 때면 편의점 도시락을 찾습니다. 전 항상 뚜껑을 벗기고 전자레인지에 돌리는데요. 어느 날 편의점 점주님이 제게 그러시더군요. "왜 일부러 맛없게 해서 먹냐"면서 "뚜껑을 덮어야 더 촉촉하다"고 말이죠.

사실 제가 뚜껑을 전자레인지에 빼고 돌린 이유는 '환경 호르몬' 걱정 때문이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플라스틱에 열이 가해지면 환경 호르몬이 나온다고 들었습니다. 환경 호르몬은 인체에 각종 질환을 유발하는 유해 물질로 알려져 있죠. 그래서 습관처럼 뚜껑을 벗겨왔습니다. 인터넷을 찾아봐도 뚜껑을 제거해 돌려야 한다는 글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은 과연 아직까지도 진실일까요. 편의점 CU·GS25·세븐일레븐 등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확인 해봤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제 편의점 도시락은 뚜껑을 덮고 데워도 안전합니다. 사실 그래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환경 호르몬 걱정은 슬쩍 내려놔도 됩니다. 편의점 도시락 뚜껑의 플라스틱 소재가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과거 편의점 도시락 뚜껑은 페트(PET)·폴리스티렌(PS)을 사용해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편의점 업계는 2017년부터 이를 폴리프로필렌(PP)으로 교체했습니다. 갑자기 등장한 PET, PS, PP가 뭔지 잘 모르시겠죠. '열에 얼마나 버티는가'로 나누겠습니다. PET, PS는 열에 약한 친구들입니다. 고온에서 쉽게 변형돼 유해 물질 검출 우려가 있죠. 반면 PP는 열에 강해 고온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 아기 젖병에도 사용하는 소재죠.

/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식품의약품안전처에도 확인해 봤는데요. 전자레인지에 돌려도 되는 플리스틱 재질은 앞서 말한 PP와 고밀도폴리에틸렌(HDPE), 결정화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C-PET), 내열폴리스티렌(내열OPS) 등 네 종류입니다. 식약처에 따르면 이들 재질은 비스페놀A, 프탈레이트류 등을 원료로 사용하지 않아 열이 가해져도 소위 말하는 환경 호르몬이 나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식약처는 기준만 잘 따른다면 뚜껑을 덮어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식약처 관계자는 "PP 재질은 기본적으로 내열성이 강하고 제조할 때 환경호르몬 물질이 들어가지 않는다"며 "편의점 도시락 겉에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마크가 있고, PP 재질로 만들어졌다고 하면 뚜껑을 덮어 전자레인지를 돌려도 괜찮다. 단 와트나 시간을 준수해 조리 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CU, GS25, 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의 도시락 뚜껑 소재는 PP입니다. GS25가 2017년 업계 최초로 뚜껑을 PP 소재로 교체했습니다. 이들 편의점 관계자 모두 "뚜껑을 덮고 데워도 괜찮다"라고 했습니다. 겉면 설명을 보면 '안심 뚜껑' 등 문구가 표시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 헷갈리시는 경우라면 뚜껑의 소재를 보고 판단하면 됩니다. 뚜껑이 PET로 표시돼 찜찜하다면 뚜껑을 열고 돌리면 되고, PP로 돼있다면 그대로 둬도 됩니다.

/ 사진=GS25

그렇다면 또 다른 궁금증이 생깁니다. 왜 처음부터 PP 소재를 쓰지 않았던 걸까요. 음식을 담는 용기 부분은 계속 PP 소재를 사용해 왔습니다. 문제는 '투명도'에 있었습니다. 뚜껑이 투명해야 무슨 음식이 담겨 있는지 알 수 있겠죠. PP 소재는 열에 강하지만 투명하게 만드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그러던 중 투명도를 높이면서 생산 단가까지 맞출 수 있는 PP 소재가 등장했던 겁니다. 

뚜껑을 덮고 돌리면 더 맛있는 이유는 뭘까요. 이는 뚜껑이 수분과 열을 빠져나가게 하는 것을 최소화하기 때문입니다. 음식에 열이 골고루 전달돼 더 따뜻하고 더 촉촉해집니다. 한번 뚜껑을 덮고 전자레인지를 돌려보면 이전과 확실한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단 전자레인지 사용이 가능한 용기를 돌리더라도 장시간 가열은 피해야겠죠.

편의점 도시락은 우리 생각보다 더 안전합니다. 적어도 용기 안전성 면에선 그렇습니다. 이젠 안정성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친환경을 고민하는 시점입니다. 플라스틱 함량을 줄여 환경보호까지 생각한다는 것이죠. 그만큼 편의점 도시락은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오고 있습니다. 환경호르몬에 대한 오해는 이젠 추억으로 떠나보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럼 이만 저는 한끼 식사를 위해 편의점으로 향합니다. 물론 도시락 뚜껑은 덮고 데울 겁니다. 

*[食스토리]는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만들어가고픈 콘텐츠입니다. 평소 음식과 식품, 약에 대해 궁금하셨던 내용들을 알려주시면 그 중 기사로 채택된 분께는 작은 선물을 드릴 예정입니다. 기사 아래 댓글이나 해당 기자 이메일로 연락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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