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없는 컬리가 화장품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에서 홀로서기에 성공할수 있을까?
지난해 '뷰티컬리'를 선보인 컬리의 화장품 시장 안착 가능성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백화점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기존 유통 강자가 명품 화장품을 앞세우면서 화장품 이커머스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컬리는 한발 빠른 배송과 신뢰를 기반에 둔 성분표시 정책을 앞세워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명품 브랜드 강화 중인 뷰티컬리
최근 '뷰티컬리'에는 산타마리아노벨라부터 에스티로더, 랑콤까지 글로벌 뷰티 브랜드가 공식 입점했다.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로레알'과는 멤버십 연동 관련 협업을 최근 시작했다. 고객이 뷰티컬리에서 로레알 제품을 구매하면 MMB 포인트(로레알코리아 적립포인트)가 적립되는 방식이다.
뷰티컬리가 명품 화장품을 모시는 이유는 수익성에 있다. 객단가 높은 명품 화장품 라인을 강화해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뷰티컬리 사업에 주력할 것"이라며 "신선식품 거래액에 버금가는 플랫폼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컬리는 현재 다수 명품 뷰티 브랜드와 입점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콧대' 높은 명품 화장품을 더 확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명품 브랜드들은 럭셔리 상품관리 노하우가 풍부한 백화점 입점을 우선하고 있어서다. 실제 뷰티컬리에는 △샤넬 △디올 △입생로랑 등 굵직한 명품 브랜드가 입점되지 않고 있다. 일부 브랜드는 병행수입으로 대체하고 있다. 롯데온과 SSG닷컴의 주요 입점브랜드가 약 100~120여 곳인 반면, 컬리는 40곳 중반 정도에 머물고 있다.
깐깐한 품질 발빠른 배송
명품 브랜드에 약한 뷰티컬리가 내세운 차별화 전략은 물류 인프라와 성분표시 정책이다.
우선 뷰티컬리는 환경운동그룹(EWG)의 성분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EWG는 미국 비영리 환경운동 단체로 화장품 성분을 분석해 등급별로 위험도를 평가하고 있다. 화장품 성분의 위험도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앱에 공개해, 직관적으로 소비자가 성분의 위험도를 인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컬리는 입점브랜드와 두터운 신뢰관계를 형성한 덕분에 성분표시 위험도를 공개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화장품사들은 기업 정책상 성분 표시 위험도 공개를 꺼려하는 경우가 많지만 입점브랜드와 신뢰관계를 구축한 덕분에 정보공개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새벽배송도 뷰티컬리만의 강점이다. 컬리는 명품 브랜드 제품들을 직매입해 샛별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 지역은 △수도권 △충청 △대구 △부산 △울산 등이다. 반면 SSG닷컴과 롯데온의 명품 화장품은 택배배송만 진행하고 있다.
일각에선 명품화장품 구매에 '새벽배송'이 필요하냐는 의문도 있다. 신선식품과 달리 화장품을 더 빨리 배송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의 수요층은 정해져있고, 일상적으로 쓰는 품목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컬리는 온라인시장과 함께 명품뷰티 새벽배송도 자리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시간을 내서 백화점에 가야만 살 수 있던 명품 뷰티 브랜드를 밤 11시 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 집 앞에 도착하는 배송은 고객에겐 차별적인 경험"이라며 "작년 11월 뷰티컬리 오픈 이후 연말까지 명품 뷰티 판매량은 이전 같은 기간(9~10월) 대비 3.2배 증가했다"고 말했다.
새벽배송 확대를 위해 객단가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컬리는 샛별배송 가능 권역 내에서도 일부 지역은 택배 배송만 운영하고 있다. 배송비용 대비 단가가 맞지 않는 지역은 샛별배송 서비스를 제외한 것이다. 이는 컬리가 올 들어 뷰티컬리 명품 브랜드 입점을 본격화한 이유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