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의 소주 격차가 매년 더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롯데칠성음료가 '처음처럼 새로'(이하 새로)로 '제로 슈거' 소주 돌풍을 일으켰지만 오히려 하이트진로의 입지는 더 강화된 것이다. 업계에선 올해 롯데칠성음료가 '새로'를 1000억원대 브랜드로 키울 수 있을지, 하이트진로가 '참이슬'·'진로' 쌍끌이 전략으로 압도적 1위를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작년 소주 부문 매출은 1조5847억원으로 2021년보다 22.6% 증가했다. 이 기간 소주 부문의 영업이익은 1627억원으로 8.5% 늘었다. 작년 소주 부문 영업이익률은 10%가 넘었다. 지난해 소주 가격을 인상한 효과가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트진로의 소주 부문은 2016년 매출 1조원을 넘긴 뒤 △2017년 1조346억원 △2018년 1조398억원 △2019년 1조1565억원 △2020년 1조2871억원 △2021년 1조2923억원 △2022년 1조5847억원 등으로 성장하고 있다.
수도권을 기반에 둔 하이트진로는 전국구 소주인 '참이슬'로 국내 소주 시장을 이끌고 있다. 특히 2019년 '진로'를 출시한 뒤 1위 자리는 더 굳건해졌다. '진로'는 2019년 4월 출시 이후 젊은 층에 인기를 끌며 작년까지 누적 14억병이 팔리며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회식 등이 줄면서 유흥용 판매가 꺾인 가운데도 하이트진로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수도권과 강원도 지역을 기반에 둔 롯데칠성음료의 소주 부문도 지난해 반등에 성공했다. 작년 롯데칠성음료의 소주 매출은 3411억원으로 2021년보다 20% 증가했다.
이 회사 소주 매출은 △2019년 3537억원 △2020년 2904억원 △2021년 2841억원 등으로 감소 추세가 이어졌다. 2019년 출시된 '진로'가 급성장하면서 '처음처럼' 점유율이 빠졌고 일본 제품 불매 운동 불똥도 튀었다.
실적 반등의 원동력은 지난해 단행된 소주 가격 인상과 지난해 출시된 '새로'에 있다. '새로'는 과당을 넣지 않았다는 점을 앞세워 젊은 층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작년 9월 출시 이후 '새로'는 5개월 만에 5000만병이 팔렸다.
롯데칠성음료가 새로로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지만 하이트진로와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두 회사 소주 부문의 매출 차이를 보면 △2019년 8028억원 △2020년 9967억원 △2021년 1조82억원 △2022년 1조2437억원 등이다. 지난해 하이트진로가 롯데칠성음료보다 소주를 4.6배 더 판 것이다. '새로' 열풍도 두 회사의 격차를 좁히지 못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소주 시장 점유율을 보면 참이슬 50%, 진로 15%, 처음처럼 15% 등으로 진로가 처음처럼만 한 브랜드로 성장했다"며 "새로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점유율은 현재 1%대 수준"이라고 전했다.
관심은 '새로' 실적이 온전히 반영되는 올해다. 롯데칠성음료는 '새로' 열풍을 계속 확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유흥 업소용 판매를 확대하고 지방으로 판매망을 넓힐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진로'를 '제로 슈거'로 리뉴얼하며 대응에 나섰다. 이를 통해 소주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지키겠다는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올해는 새로에 집중해 1000억원대 브랜드로 키울 것"이라며 "처음처럼과 새로로 소주 시장에서 제자리를 찾겠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번지는 제로 슈거 트렌드에 대응하며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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