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제품이 쏟아지는 소비의 시대. 뭐부터 만나볼지 고민되시죠. [슬기로운 소비생활]이 신제품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제품들을 직접 만나보고 가감없는 평가로 소비생활 가이드를 자처합니다. 아직 제품을 만나보기 전이시라면 [슬소생] '추천'을 참고 삼아 '슬기로운 소비생활' 하세요. [편집자]
물만두는 다 거기서 거기?
냉동만두 시장의 국가대표는 교자형 만두다. 해태제과가 '고향만두'로 수십년 간 '냉동만두=교자' 공식을 정립했고 비비고가 이를 완성시켜 'MANDU'를 K-푸드의 대표 주자로 세웠다.
하지만 이후 수많은 유사 제품들이 쏟아지며 소비자들도, 제조사도 피로를 느꼈다. 고속성장하던 교자형 만두 시장도 눈에 띄게 정체됐다. 이에 기업들도 군만두, 손만두, 물만두 등으로 라인업을 확장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이 중 눈에 띄는 카테고리가 물만두다. 국내 만두 시장 규모는 약 4500억원. 물만두 시장은 11% 안팎인 500억원 시장이다. 대표 냉동식품인 핫도그가 약 620억원, 돈까스가 650억원, 탕수육이 120억원 규모니 작지 않은 시장이다. 만두 제조사들로서는 빼놓을 수 없는 필수 라인업인 셈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물만두는 쓰임새가 많다. 라면, 찌개 등 국·탕류에 간단히 몇 개만 넣으면 국물도 진해지고 포만감도 늘어난다. 자취 필수품이 된 에어프라이어에 돌리면 핑거푸드로도 좋다. 크기가 작아 조리시간도 짧다.
그럼에도 시판되는 물만두들은 패키지 외 차별점을 찾기 어렵다. 교자형 만두가 고기만두, 김치만두뿐만 아니라 새우, 갈비, 당면, 버섯 등 다양한 제품이 나오고 있는 것과 상반된다. 작은 크기 때문에 만두소를 다양화하기 어려워서다.
그런데 대상 청정원이 최근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간편식 브랜드 호밍스에서 집만두와 바삭만두에 이어 기존 물만두와의 차별화 요소를 내세우며 새 물만두 제품을 선보인 것. 이번 [슬기로운 소비 생활]에서는 대상 청정원 호밍스의 물만두 2종을 먹어 보고 다른 물만두와 비교해 보기로 했다.
뭐가 다른데
청정원이 내세운 가장 큰 차별점은 만두피다. 물만두는 기본적으로 '물에 끓여 익히는' 만두다. 찌거나 굽는 만두와 달리 피가 끓는 물에 오래 버텨야 한다. 하지만 기존 물만두들은 조리 후 만두피가 흐물흐물해지거나 터져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다른 만두보다 큰 '만두 날개(접합부)'가 문제였다.
청정원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감자전분과 찹쌀가루를 이용해 날개 부분의 면적을 줄였다. 만두피와 소 사이의 공간에 물이 차 부풀어 오르는 현상을 막기 위해 소를 꽉 채우고 굴곡제면기술을 도입해 공기층을 최소화했다.
실제 호밍스 물만두와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물만두를 함께 놓고 비교해 보니 청정원이 강조하는 차이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날개가 작고 겉은 굴곡이 있어 소를 꽉 잡아 주는 느낌을 받았다.
사이즈도 기존 물만두들보다 키웠다. 시판되는 물만두들은 평균적으로 개당 8.5g 안팎(비비고 약 12g)이다. 호밍스 물만두는 개당 15g으로 60% 이상 크다. 만두피의 크기를 줄인 만큼 나머지 무게는 오로지 소로 채워넣었다.
기본적인 물만두인 고기만두와 함께 계란과 부추를 넣은 계란부추 물만두도 함께 선보여 다양성을 늘렸다. 다만 계란부추 물만두에도 돼지고기가 포함돼 있어 채식 만두는 아니다. 최근 트렌드를 감안한다면 아예 고기를 뺀 채식 만두로 내놔도 좋았을 것 같다.
직접 조리해 봤더니
호밍스 물만두와 비교군인 비비고 물만두를 함께 조리해 봤다. 일반적으로 물만두는 끓는 물에 3~4분 조리하는 것이 기준이지만 다양한 조리 환경을 고려, 각각 7분, 15분을 익혔다. 기준 조리 시간의 2배인 7분을 익혔을 때는 두 브랜드 모두 피가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조리 전에는 눈으로 구별하기 어려웠던 피의 두께, 소의 양이 익힌 후엔 확연히 차이를 보였다.
15분을 조리하자 두 제품 모두 피가 물을 흡수하며 탄력이 감소했다. 젓가락으로 건드리면 쉽게 찢어지는 수준이다. 비비고 물만두의 경우 7분 조리시에는 살짝 비치던 소가 비치지 않을 만큼 물을 먹었다. 다만 두 제품 모두 피가 크게 찢어지거나 풀리는 모습은 없었고 찬물에 담그거나 식히면 탄력이 어느정도 회복돼 먹는 데는 지장이 없다.
다만 두 제품을 익힌 후 잘라 단면을 보니 소의 차이가 느껴졌다. 비비고 물만두에 비해 소의 양이 2배 가까이 된다는 느낌이다. 피도 얇고 뭉치는 부분이 없어 물만두에서 종종 느끼는 '밀가루 반죽맛'이 적었다. 속이 꽉 찬 만큼 씹을 때의 식감도 더 우수했다.
피가 얇아 에어프라이어 조리 시에도 바삭한 식감이 잘 살아났다. 고기만두가 진하고 꽉 차는 맛이라면 계란부추만두는 소가 부드러워 에어프라이어에 조리하면 '겉바속촉'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기존 물만두보다 큰 크기도 '한 입'에 적당하면서도 허전하지 않은 적절한 크기다. 여러모로 기존 물만두의 단점들을 잘 보완한 제품이다.
*본 리뷰는 기자가 일부 제품을 청정원 측에서 제공받았고 일부 제품은 매장에서 구입해 시식한 후 작성했습니다. 기자의 취향에 따른 주관적인 의견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