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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인하 영향 '무색'…호실적 예고한 라면업계

  • 2023.10.26(목) 07:20

농심·오뚜기·삼양식품 3Q 실적전망
3사 모두 매출·영업이익 선방 기대
가격인하 영향 거의 전무했을 전망

그래픽=비즈워치

지난 7월 정부의 요구에 따라 주요 라면 제품 가격을 내렸던 라면업계가 3분기 호실적을 예고했다. 가격 인하에 나선 제품 숫자가 많지 않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적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올해 들어 밀가루 등 원재료 가격은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3사 모두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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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농심의 실적 컨센서스(추정치)는 매출 8744억원, 영업이익 492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6%, 영업이익은 80.2%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다. 영업이익률도 5.6%로 전년 대비 2%포인트 이상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오뚜기와 삼양식품 역시 좋은 실적이 예상된다. 오뚜기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이 10.5% 늘어난 9080억원, 영업이익은 57.7% 증가한 697억원이다. 삼양식품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4.1%, 83.9% 늘어난 2836억원, 35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라면 3사 3분기 실적/그래픽=비즈워치

큰 폭으로 개선된 영업이익은 밀가루 등 국제 원재료 가격 안정 영향이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에 따른 물류 대란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에 급등했던 소맥 가격은 올해 들어 안정세를 찾고 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에서 이달(10월) 평균 소맥 가격은 톤당 210.82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4% 하락했다. 

국제 소맥 가격은 올해 3월 이후 꾸준히 전년 대비 30% 이상 내린 가격을 유지 중이다. 국제 팜유 가격 역시 지난해 4월을 정점으로 꾸준히 하락, 최근에는 50% 가까이 내렸다. 정부의 '적정 가격' 요구가 어느 정도 이유는 있었던 셈이다. 

호실적에도 '표정관리'

가격을 인하한 후 첫 분기에 호실적이 예고되자 라면업계는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가격 인하가 그만큼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가격 인하는 업계가 자체적으로 시행한 것이 아닌, 정부의 요구에 따른 것이었다. '생색만 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지난 6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 방송에 나와 "2022년 9~10월에 많이 올렸는데, 지금은 국제 밀 가격이 내린 만큼 다시 적정하게 가격을 내렸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라면 업계를 압박했다.

업계 1위 농심이 가장 먼저 반응했다. 7월부터 신라면과 새우깡 가격을 각각 4.5%, 6.9% 내리기로 했고 곧 오뚜기와 삼양식품도 '물가 안정' 대응에 동참했다. 오뚜기는 라면 15종의 가격을 평균 5% 내렸고 삼양식품도 라면 12종 가격을 4.7% 인하했다. 

국내 라면 3사 가격 인하 내용/그래픽=비즈워치

다만 인하 품목 상 '생색을 냈다'는 지적도 피하지 못했다. 농심은 신라면과 새우깡을 제외한 다른 제품 가격은 내리지 않았다. 가격인하폭도 크지 않다. 소매점 기준 신라면은 50원, 새우깡은 100원 내렸을 뿐이다. 

오뚜기와 삼양식품은 핵심 제품만 가격을 내린 농심과 정반대 전략을 펼쳤다. 대표 제품을 제외한 비인기 제품만 가격을 내린 것이다. 오뚜기가 가격을 내린 15개 제품 중 진라면은 없었다. 삼양식품 역시 불닭볶음면을 제외한 라면 12종의 가격만 내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하를 단행했을 때부터 실적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았다"며 "가격 인하 영향보다 원재료 가격 안정화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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