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가 소주류 제품의 출고가격을 인상한다. 주원료인 주정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캔과 페트, 병뚜껑의 가격도 오르는 등 주류 업계에도 원가 부담이 심화한 영향이다. 앞서 오비맥주도 이달 중순 카스,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 출고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31일 하이트진로는 다음달 9일부터 소주 대표 브랜드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 출고가를 6.95% 인상한다고 밝혔다. 360ml 병과 1.8L 미만 페트류가 인상 대상이다. 단 농어촌 중심의 소비가 많은 담금주를 포함한 1.8L 이상의 페트류 제품과 일품진로 등은 이번 인상에서 제외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연초 소주의 주원료인 주정 가격이 10.6% 인상되고 신병 가격은 21.6%나 인상되는 등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 제조경비 등 전방위적으로 큰 폭의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했으나, 정부의 물가안정 노력에 발맞추고 소비자들의 부담을 최소화 하는 선에서 인상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4월 국내 주류 제조업체에 주정을 판매하는 대한주정판매는 주정 가격을 평균 9.8% 올렸다. 소주병 제조 공병 업체들도 지난 2월 병당 가격을 180원에서 220원으로 22%가량 인상했다. 물류비와 인건비도 크게 상승했다.
반면 소주 가격의 인상폭은 제한적이었다. 서민 음식으로 인식되어 가격을 쉽사리 올릴 수 없던 탓이다. 여기에 고물가 눈치를 받는 정부의 압박도 있었다. 하이트진로의 이번 소주 가격 인상 결정은 지난해 2월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하이트진로는 가격 인상과 함께 거래처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상생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거래처에 가격인상 시점까지 충분한 물량을 공급해 인상 전 가격으로 재고를 확보할 수 있도록 운영한다. 아울러 소비자가 소주 제품을 직접 구입할 수 있는 대형할인매장, SSM, 농협하나로마트, 개인대형 슈퍼마켓 매장에서 다양한 가격할인 행사를 실시해 연말까지 가격인상에 대한 소비자 체감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주류 도매장에 대한 채권 회수 유예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주류 도매장이 식당에 지원한 대여금 등에 대한 회수 유예도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하이트진로는 가격 인상 시점부터 연말까지 판매한 참이슬과 진로 1병당 30원을 적립 ▲요식업소 자녀 대상 장학사업 ▲요식업소 대상 건강증진상품권 지원 ▲거래처 필요물품 지원 등 환원 사업에 전액 투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