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한 잔에 '13만원'…롯데百, '바샤 커피' 승부수 통할까

  • 2024.08.01(목) 06:00

모로코 헤리티지 브랜드…국내 1호점 오픈
롯데백 단독 유통…"매장 확대 계획"
청담 플래그십 오픈…드립커피 13만원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바샤커피 플래그십 스토어 /사진=김지우 기자 zuzu@

해외 여행 시 필수구매품으로 유명한 '바샤커피'(Bacha Coffee)가 국내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13만원에 달하는 드립커피부터 100g에 300만원짜리 원두 등 최고급 제품을 취급한다. 

바샤커피의 국내 프랜차이즈 운영권·유통권을 단독 확보한 곳은 롯데백화점이다. 추후 백화점 내 매장을 시작으로 온·오프라인에 걸쳐 판매채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프리미엄 커피 수요를 공략해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3.5잔 가격

1일 롯데백화점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바샤커피' 국내 1호점을 오픈했다. 매장은 2개층 380㎡(115평) 규모다. 1층엔 원두·드립백 등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부티크', 2층엔 커피를 구매·음용할 수 있는 공간인 '커피룸'이 마련돼 있다.

부티크에선 원하는 추출 방식에 맞춰 현장에서 원두를 분쇄해준다. 원두는 100g부터 원하는 양을 구매할 수 있다. 원두 중 가장 비싼 파라이소 골드는 100g당 300만원이다. 커피룸에선 200여 종의 커피부터 디저트, 브런치, 메인 요리, 와인, 논알코올 목테일 등 매장에서 직접 만든 메뉴를 판매한다.  

바샤커피의 커피 메뉴/사진=김지우 기자 zuzu@

'커피계의 에르메스'라고 불리는 만큼 가격은 높은 편이다. 골드팟 350㎖ 기준 1만6000원부터 시작한다. 국내 커피전문점 1위인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보다 3배 이상 비싼 가격이다. 한 잔에 13만원짜리 커피도 판매한다.

매장 콘셉트도 확실하다. 커피전문점이라기보단 호텔에 가깝다. 클래식, 재즈, 오페라 등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잔이 비면 서버가 골드팟에 담긴 커피를 따라준다. 계산도 고객이 계산대에서 직접 결제하지 않고 식후 테이블에서 서버에게 결제를 맡긴다. 

커피룸에선 '고메 크루아상'과 '모로칸 케프타 미트볼', '마라케시 치킨 샐러드', '크러스티 연어' 등 해외 매장에서 판매하는 메뉴들을 동일하게 선보인다.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춰 개발한 '버터 전복 리조토'는 바샤커피 청담 플래그십에서만 즐길 수 있는 한정 메뉴다.

바샤커피가 뭐길래

바샤커피는 모로코 헤리티지 커피 브랜드다. 한국 관광객들이 싱가포르 여행 시 구매해야 하는 필수 선물 아이템으로 인지도를 높여왔다. 아시아, 중동, 유럽 등에서 공수한 200여 종의 100% 아라비카 원두를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바샤커피 부티크 /사진=김지우 기자 zuzu@

바샤커피 로고에는 재미있는 사연이 있다. 로고의 '1910'이라는 숫자는 바샤커피가 1910년 모로코 마라케시에 위치했던 궁전 '다르 엘 바샤(Dar el Bacha)' 안의 커피룸에서 기원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커피룸은 당시 정치 및 문화계 인사들이 모여 커피를 마시던 사교의 장이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으로 다르 엘 바샤는 문을 닫았고, 이후 뮤지엄으로 복원됐다. 

이러한 역사를 가진 모로코 커피하우스를 '바샤커피' 브랜드로 재탄생시킨 것은 티(tea) 브랜드 'TWG' 등을 운영하는 V3고메그룹이다. V3고메그룹은 지난 2019년 바샤커피를 재론칭해 모로코 마라케시에 1호점을 열었다. 모로코 커피하우스의 바닥문양과 색상 등에서 착안해 인테리어를 입혀 고급 커피 브랜드를 만들었다. 

백화점 콘텐츠 차별화 경쟁

롯데백화점은 지난 4월 롯데백화점몰에 바샤커피 전용 브랜드관을 오픈하며 온라인 사업을 전개했다. 이를 진두지휘한 건 정준호 대표다. 지난해 9월 롯데백화점은 바샤커피의 국내 프랜차이즈 및 유통권 단독 계약을 체결했다. 정 대표가 직접 싱가포르에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은 바샤커피를 B2C(개인 소비자 대상 거래)부터 B2B(기업 간 거래)까지 전방위로 확대할 계획이다. 본점에는 올해 안에, 잠실점엔 내년 초쯤 바샤커피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백화점 내부 콘텐츠를 넘어 수익을 늘리는 사업 아이템으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신세계백화점 '배스 앤 바디 웍스'(왼쪽)와 현대백화점 '디즈니 스토어' /사진=각사

유명 브랜드 입점에 사력을 다하는 건 롯데뿐만이 아니다. 콘텐츠 차별화를 위해 단독 브랜드를 늘리는 게 백화점업계의 트렌드다. 해외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브랜드를 국내에 단독으로 들여와 소비자의 이목을 끄는 전략이다. 올해 신세계백화점은 미국 바디용품 브랜드 '배스 앤 바디 웍스'의 단독 유통권을 확보하고 강남점에 매장을 냈다. 이 매장은 오픈 2개월 만에 인기 품목 초기 물량을 완판했다.

현대백화점도 독일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 '아우구스티누스 바더'의 단독 판권 계약을 체결하고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등 4개 매장과 자사 온라인몰에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 현대백화점은 월드디즈니 컴퍼니와 IP 독점 계약을 맺고 판교점, 더현대 서울,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 등 6곳에 '디즈니 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더현대 서울에 연 디즈니 스토어는 오픈 첫 날 5000명 이상이 방문, 인증샷을 남기는 등 큰 주목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단독 브랜드 론칭은 유통업계의 차별화 전략 중 하나"라며 "얼마나 다양한 독점 콘텐츠를 확보하냐에 따라 고객에게 브랜드력으로 나타날 수 있어 단독 브랜드 확보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