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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따뜻한 금융'으로 ESG 경영 내재화…속도가 다르다

  • 2021.06.02(수) 10:39

[창간기획]ESG 경영, 이제는 필수다
신한금융지주 ESG기획팀 인터뷰
그룹 ESG 구동체계 수립…올해 실행단계 
금융권이 산업 전반 ESG 경영 유도해야 

ESG 경영이 대세다. 투자유치, 수주 등 경영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국내 많은 기업과 금융사들이 핵심 경영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ESG 경영은 금융투자, 스타트업 육성, 제품 개발 등 실질적인 기업활동에 적극적으로 녹아들고 있다. 비즈니스워치는 다양한 ESG 경영활동이 이뤄지는 현장을 발굴해 공유함으로써 ESG경영 확산에 기여하고자 한다.[편집자]

국가를 비롯해 기업, 사회 전반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이 거세다. 특히 금융지주사들은 ESG 경영을 선도하며 이끌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그중에서도 한발 앞서 그룹 전체에 ESG 경영을 위한 조직 구동체계를 갖추고 올해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 이제 막 출발선 앞에 선 다른 국내 기업들보다 훨씬 빠른 행보다. 그룹 경영진인 C레벨을 통해 이미 오래전부터 지속가능경영을 고민해 온 결과다. 

신한금융의 ESG 전략을 총괄하고 그룹사 ESG 전략 관리 및 소통 역할을 담당하는 신한지주 ESG기획팀 황소영 부장과 정지성 부부장, 이상은 차장, 이승훈 과장(사진)과 만나 신한금융의 한발 앞선 ESG 경영 노하우를 들어봤다.

왼쪽부터 이승훈 신한금융지주 ESG기획팀 과장, 이상은 차장, 황소영 부장, 정지성 부부장/사진=비즈니스 워치

빠르다, 다르다 

최근 금융권에선 ESG 경영을 누가 처음 도입했느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누가 먼저 ESG 경영을 선포하고, 그룹 이사회 내 ESG 관련 위원회를 설치했는가에 대한 '최초' 논란이다. 하지만 신한금융은 비교를 거부한다. 이미 2015년 국내 금융사 최초로 이사회 내 그룹의 ESG 경영을 총괄하는 '사회책임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매년 4~6회에 걸쳐 ESG 경영에 대한 최고의사결정 역할을 수행해 왔기 때문이다. 

지금은 'ESG전략위원회'로 이름을 바꿨지만 이미 6년 전부터 그룹 핵심사업, 정책, 규정을 결의하는데 있어 지속가능경영 전략을 심의하는 역할을 담당해 왔다.  

황소영 부장은 "신한금융의 ESG 경영 역사는 매우 깊다"라며 "다른 금융그룹들이 시작도 하지 않은 2015년에 ESG전략위원회 전신인 사회책임경영위원회를 만들어 그룹사 전반에서 지속가능경영 전략들을 추진해왔다"라고 소개했다. 

오랜 기간 ESG 경영을 준비해 온 만큼 다른 금융기업들이 ESG 경영을 선포하고 경영전략을 세우는 과정에 있는 것과 달리 신한금융은 이미 확고히 세운 그룹의 ESG 경영전락을 각 그룹사로 내려 실행하는 단계인 'ESG 3.0전략'을 올해 추진 중이다.

전략 실행단계 'ESG 3.0' 돌입 

국내 기업들의 ESG 경영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 하지만 신한금융은 앞서 내달릴 준비를 마쳤다. ESG 1.0이 ESG를 파악하는 단계로 아직 경영진이나 이사회 인식이 낮은 수준이라면 2.0은 기업이 ESG의 중요성과 리스크를 인식하고 전체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단계다. 신한금융은 이를 벗어나 ESG 경영을 내재화한 조직체계를 완성하고 개별 그룹사의 실행 단계를 앞둔 'ESG 3.0' 출발을 알렸다. 

황 부장은 "올해 초 그룹 경영회의 때 신한그룹의 ESG 경영 구동체계인 'ESG 3.0'을 선포했다"라며 "그룹 전체의 ESG 경영전략을 짜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사회와 경영진이 모두 ESG를 자기 책임으로 인식하고 각사의 사업모델에 ESG 요소를 반영해 그룹 전체에 내재화하는 것이 3.0 단계"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 ESG 경영 구동체계/그래픽=신한금융그룹 2020 ESG 하이라이트 보고서

앞서 시작한 만큼 다른 금융그룹에 비해 ESG 경영 내재화의 깊이도 다르다. 신한 ESG 3.0 구동체계는 이사회 내 'ESG 전략위원회'에서 기본전략과 실행 체계를 확정하면 17개 전 그룹사 최고경영책임자(CEO)들이 모여 매달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세우는 '그룹 ESG 추진위원회'를 개최한다. 여기에 전 그룹사 CSSO(전략·지속가능부문 최고책임자)가 참여하는 '그룹 ESG CSSO 협의회', '그룹 ESG 실무협의회'에서 그룹 전략을 개별 그룹사에서 일관성 있게 이행하도록 소통한다. 개별 그룹사의 끝단까지 ESG 경영을 녹여내겠다는 의지가 투영된 조직 체계다. 

특히 CSSO는 이를 반증하는 대표적인 예다. 신한금융은 2019년부터 금융사 최초로 전 그룹사에 전략과 지속가능 경영을 담당하는 임원인 CSSO(Chief Strategy & Sustainability Officer)를 임명하고 전략 부서에 ESG 실무 담당을 지정해 그룹 차원의 일원화된 ESG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정지성 부부장은 "3.0을 통해 ESG 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구동체계를 완성했다"라며 "ESG 가운데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지배구조(G) 영역에서도 ESG에 맞는 지배구조 체제를 마련해 완결성 있게 추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C레벨로부터 시작…속도가 다르다 

신한금융의 한발 앞선 ESG 경영은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시작했다. 조 회장이 해외 투자자들을 직접 만나는 자리가 많다 보니 그곳에서 신한금융의 ESG 경영전략이나 계획을 묻고 답하는 일들이 많아졌고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ESG기획팀은 'C레벨' 즉 경영진의 관심과 노력이 없으면 지금과 같은 ESG경영 체계 확립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SG가 사회공헌의 한 영역이나 이벤트성으로 그치지 않고, 그룹의 전사적인 경영전략으로 내재화하려면 경영진의 높은 이해도와 책임경영이 필수기 때문이다. 

이상은 차장은 "신한금융의 ESG 경영이 크게 확대된 것은 2.0 단계인 지난 2018년부터로, 타 금융사들에서 브랜드, 사회공헌 파트에서 ESG 업무를 담당했던 것과 달리 신한은 이를 전략으로 가져왔다"라며 "C레벨에서 ESG 중요성을 인식하고 제대로 경영전략으로 운용하려면 전략 차원에서 이를 담당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룹 ESG 경영의 전체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은 ESG기획팀이 맡았다. ESG기획팀은 매주 월요일 아침 그룹 수장인 조용병 회장과 회의를 갖는다. ESG 경영과 관련한 글로벌 동향을 파악하고, 그룹의 ESG 경영 전반 동향도 점검한다. 그룹의 전체적인 전략을 구상하고 이를 다시 개별 그룹사에 연결해 구동하는 구심점 역할을 한다.

신한금융의 ESG 경영을 벤치마크 하려는 금융사들이 '속도가 다르다', '좇아가기 어렵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이승훈 과장은 "ESG기획팀은 그룹 경영전략을 그룹사 전체와 소통해야 하는 만큼 은행, 카드, 보험 등 다양한 곳에서 모였고, 이는 3.0 체계 구축의 배경이기도 하다"라며 "구성원을 다양하게 선발해 각 그룹사 특성에 맞는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순 탑-다운 방식만이 아니라 그룹과 그룹사 간 촘촘한 의사소통 연결고리들을 만들어 개별사 특성에 맞는 실행방안 추진이 가능하도록 했다.  

정지성 부부장은 "그룹에서 명확한 전략을 수립하고 CEO, CSSO, 실무자들이 협의체를 통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면서 "그룹에서 개별 그룹사 특성을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룹사들이 자체적으로 특성에 맞는 자신들만의 ESG 경영 아이디어를 내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승훈 과장은 "ESG 경영은 신한금융의 목표인 '따뜻한 금융'을 어떻게 실현해 낼지에 대한 답을 주고 있다"라며 "기업의 목표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ESG의 추구가 따뜻한 금융의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인식하에 전 구성원들이 거부감 없이 이를 내재화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금융, ESG 경영 선도자 돼야 

ESG 경영을 금융이 선도해야 하는 이유도 강조했다. 

황 부장은 "일반 기업들은 탄소 배출을 어떻게, 얼마나 줄일지 고민하는 데서 그치지만 자금을 투자하고 집행하는 역할을 하는 금융사는 산업 전반에 ESG 경영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이끌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금융권에 더 높은 수준의 ESG 경영 체계를 요구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연장선에서 신한금융은 올해 'ESG 대출·투자 심사프로세스 구축 프로젝트'를 통해 대출, 투자 기업들에 ESG 경영을 독려할 수 있는 툴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신한금융이 선포한 친환경 전략인 '제로 카본 드라이브(Zero Carbon Drive)'에도 녹아 있다. 제로 카본 드라이브는 그룹 내 자체적인 저탄소 전략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신한금융이 보유한 자산의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전략이다. 

신한금융그룹 탄소배출량 관리/그래픽=신한금융그룹 2020 ESG 하이라이트 보고서

이승훈 과장은 "보유자산의 탄소배출량을 줄이겠다는 것은 그룹 내부의 자체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것과는 차이가 크다"라며 "자체 탄소배출량 감축뿐 아니라 신한금융이 보유한 자산, 즉 고객과 투자대상에 대한 탄소배출량을 측정하고 이들이 저탄소로 전환하는 데 있어서도 컨설팅과 투자를 지원하는 등 한단계 더 나아간 정책"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는 전 금융그룹들이 보유한 자산베이스의 전탄소 전략들을 내게 될 것"이라며 "이는 국제적 흐름이며 친환경 금융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은 올해 탄소배출량을 정확히 측정하는 툴과 이를 고도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2023년 대상 기업의 탄소배출 감축 목표에 대한 가이드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황 부장은 "신한의 제로 카본 드라이브 정책은 특정기업, 특정 섹터를 배제한다기 보다 리스크 높은 고탄소 배출 자산을 가려내 저탄소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지원하는 역할까지 포함한다"면서 "탄소중립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기업들이 없도록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을 위한 정부 정책과 금융권 전체의 방향 설정 및 정보 교류 등도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정의로운 전환은 탈탄소 경제로 가는 산업 전환 과정에서 탄소 경제에 의존하던 산업 종사자와 지역이 소외되지 않아야 한다는 개념이다.

수치화·계량화로 지속 발전 모색 

신한금융의 ESG 경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은 바로 수치화하기 어려운 ESG 경영 부문을 계량화했다는 점이다. ESG 전반의 사회적 가치와 영향도를 화폐적 가치로 계량화한 신한SVMF(Social Value Measurement Framework, 사회적 가치측정 모델)이 대표적이다. 이 모델은 국내외 최초다.  

이상은 차장은 "계량화(측정)하지 않으면 관리할 수 없다는 그룹의 원칙하에 올해는 신한SVMF를 고도화하는 작업에 나설 것"이라며 "계량화는 구동체계와 맞물려 신한금융의 ESG 경영 전략을 실행하고 추진하는데 중요한 동력"이라고 소개했다. 

ESG 경영을 관리하는 데 있어 계량화를 통해 선택과 집중할 수 있는 부분들을 가려내고 경영효과를 높일 수 있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황소영 부장은 "수치화, 계량화는 ESG 경영이 단기간이 아닌 장기적으로 경영 전반에서 추구해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가 어떻게 변화하고 나아가는지를 알 수 있게 하는 지표"라며 "신한금융이 ESG 경영의 기준으로서 구체적인 사례들을 꾸준히 쌓아간다면 신한금융만의 새로운 자산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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