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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푸라기]'실비되는 피부시술 받으세요'…보험사는 '한숨'

  • 2022.05.21(토) 06:30

지난해 피부 관련 실손보험금 18% 늘어
미용 목적 시술을 치료용으로 둔갑

[보푸라기]는 알쏭달쏭 어려운 보험 용어나 보험 상품의 구조처럼 기사를 읽다가 보풀처럼 솟아오르는 궁금증 해소를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을 궁금했던 보험의 이모저모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편집자]

"피부 속 수분을 채워주는 리쥬에이드는 실비 청구가 가능합니다"

30대 회사원 A씨는 동네 피부과에 점을 빼러 갔다가 솔깃한 말을 들었다. 병원 상담실장이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이 있냐"고 묻더니 "피부가 건조한데 리쥬에이드 시술을 받아 보라"고 권유했다. 피부 보습 효과가 있는 리쥬에이드 크림을 바르는 20만원짜리 시술인데 실손보험 처리가 가능해 비용 부담이 덜하다는 것이다. A씨는 "마스크 착용으로 피부가 거칠어 졌는데 실손보험이 적용되니 매주 받아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요새 보험사들이 피부치료관련 실손보험금 때문에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고 합니다.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 주범 1순위로 꼽히는 백내장 수술에 이어 피부치료 보험금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어서랍니다.

지난 3월부터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는 실손보험 가입자가 피부과에서 리쥬에이드나 키오머3 시술을 받고 보험금을 요청할 때 환부 사진 제출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DB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도 비슷하게 보험금 지급심사를 강화하고 있죠.

리쥬에이드와 키오머3는 건조증·아토피 치료 등의 목적에만 실손보험이 적용되는데요. 병원들이 리프팅, 피부 톤 개선, 광채 등 미용 목적으로 활용하도록 유도하고 있어 문제입니다.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메리츠화재 등 상위 5개사의 실손보험 지급보험금 가운데 지난해 피부 관련으로 나간 보험금만 1526억원이라고 합니다.

전년대비 18.58% 증가한 수치인데요. 지급 증가율이 백내장(49.79%)과 암(21.54%)에 이어 3위를 차지했죠. 보험사들은 "일부 병원에서 미용 목적으로 피부 시술을 하고 실손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환자를 유인하는 마케팅 수법을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는 미용 목적의 시술을 하고 실손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진료비 영수증을 허위 발급해주는 일종의 보험사기라고 할 수 있죠.

보험사들이 리쥬에이드와 키오머3에 대한 실손보험금 지급 문턱을 높이자 병원들은 비슷한 시술인 NDA플러스 등을 '제2의 리쥬에이드'라며 홍보하고 있습니다. '만일 보험금 지급이 거절되면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하면 된다'는 조언과 함께 말이죠.

도수치료, 백내장 수술에 이어 최근 피부과 시술까지 실손보험금 누수 요인은 날로 진화·발전하고 있습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실손보험금 지출이 급증하는 분야에 대해서는 심사를 강화해 보험금 누수를 틀어막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실손보험 손해율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대다수 가입자의 보험료가 크게 올라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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