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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에 켜진 '빨간불' 끄려…정부, 23조 투입

  • 2023.08.16(수) 11:11

수출판로 개척 4.1조 지원
반도체·이차전지 등 전략산업 18.6조
5대 시중은행, 수출기업 무역금융 강화

정부가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23조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대(對)중국 수출 급감을 비롯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수출 환경이 급변하면서 수출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16일 '은행장 및 정책금융기관장 간담회'를 열어 관계기관 합동으로 '수출금융 종합지원 방안'을 최종 확정해 발표했다. 이번 방안이 급변하는 글로벌 무역구조에 대응하고 대기업과 협력업체의 동반 성장, 새로운 수출판로를 개척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수출금융 종합지원 방안/그래픽=비즈워치

'신시장 뚫는다' 4.1조 공급

배경은 국가 간 첨단산업 경쟁이 심화되고 보호무역주의가 대두하는 등 수출 환경이 급변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새로운 시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신수출 판로 개척 지원을 위해 4조1000억원을 공급하기로 했다.

우선 수출 다변화 기업에 대한 특례보증 대출 8000억원을 지원한다. 새로운 수출국가로 진출하는 중소·중견기업에 대해선 신용보증기금(신보)과 기술보증기금(기보) 특례보증, 은행 금리인하 등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대기업 동반 해외진출 협력업체에 대한 특례보증 대출 1조원, 새로운 수출판로 확보 기업 등에 대한 온렌딩 지원 1조5000억원 등도 계획하고 있다.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돕기 위해서도 3000억원 이상 지원하기로 했다. 프로젝트별로 금융 수요를 신속히 파악하고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이 조율해 프로젝트에 특화된 금융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정책금융기관이 기능 분담과 주도적 역할을 하면서 국내은행 참여를 유도하는 '해외 프로젝트 패키지 금융모델'을 구축하기로 했다.

국내 대표 해외 수주 산업인 조선업 수주를 위한 은행권 지원 방안도 마련했다. 조선사들이 선박을 수주하려면 금융기관이 발급하는 선수금환급보증(RG, 조선사가 선박을 인도하지 못할 경우 조선사가 받은 선수금을 보증기관이 환급)이 필요한데, 은행들 간 조선사에 대한 RG 추가 발급에 대해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국내 조선사들의 선박 수주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연내 RG 부족이 예상될 경우 추가 분담 한도 설정을 협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주요 수출품의 공급망 대외 의존도를 낮추고 각국의 무역규제 대응해 해외 진출을 촉진하기 위한 공급망 대응펀드도 조성한다. 조성 목표는 5000억원으로 중간재 이슈와 완제품 이슈 등에 50% 이상을 투자한다는 구상이다. 이 펀드는 내년 3분기 중 결성 완료를 목표로 추진한다.

반도체·이차전지 등 '초격차' 위해 11조 지원

4대 수출 전략산업 분야별 지원 세부 방안/그래픽=비즈워치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하는 반도체와 원자력발전(원전) 등 초격차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대규모 자금을 추가로 투입하기로 했다.

이미 범정부 협의체인 정책금융지원협의회가 올해 8대 주력산업과 12대 신수출 동력확충에 41조원 지원을 계획해 두고 있다. 여기에 18조원 이상 자금을 더한다. 이번 수출금융 종합지원 방안의 80%가 넘는 규모다.

초격차 주력산업 지원은 반도체가 5조원으로 가장 많다. 이차전지와 바이오, 원전 등에 각 2조원을 투자한다. 수출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설비투자와 R&D(연구개발) 투자, M&A(인수합병) 등을 광범위하게 지원한다. 대출금리를 최대 1.2%포인트 낮추고 대출한도를 우대하는 방식이다.

전략품목 수출기업을 위해선 1조3000억원을 지원한다. 8대 주력산업이거나 12대 신수출분야 영위 기업, 최근 1년 수출금액(신보 30만달러 이상, 기보 100만달러 이상) 혹은 매출액 대비 수출비중(30% 이상)을 충족한 기업 등이 대상이다.

최근 1년 수출실적 10만달러 이상인 중소·중견기업에 대해서도 신규 시설투자와 운영자금을 1조원을 투입한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은 수출기업 우대상품을 신설한다. 은행별로 보증기관에 특별출연 또는 자체 여력을 활용해 수출기업에 대한 별도의 우대상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상품에 따라 대출금리 최대 1.5%포인트 우대, 보증료 최대 0.8%포인트를 우대해 수출기업 비용부담을 줄인다는 전략이다.

우수 수출기업 환 부담 줄인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은행장 및 정책금융기관장 간담회를 개최해 수출금융 종합지원방안을 최종 확정 발표했다./사진=금융위 제공

이번 수출금융 지원방안에는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보증과 대출뿐 아니라 환율 변동에 따른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추가했다. 수출기업들이 수출입 과정에서 시중은행을 통한 수출입대금 결제와 환변동 헤지에 어려움을 토로하며 지원을 요청한 까닭이다.

우선 수출환어음 할인율을 낮추고 특별보증을 지원한다. 현재 수출기업은 수출품 인도 시 수출환어음(수출업체가 수출채권을 담보로 수입업체를 지급인으로 해 발행하는 어음)을 발행한다. 거래은행은 환어음을 할인해 매입하고 이를 통해 기업은 수출대금을 조기에 회수하는 구조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글로벌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은행의 수출환어음 할인율이 급등했다. 이는 수출기업 비용 부담 증대로 이어진다.

이에 은행은 수출 우수기업들의 원활한 수출대금 회수를 돕기 위해 수출환어음 할인율을 낮추고 특별보증도 지원하기로 했다. 은행 자체 수출환어음 매입 시 할인율을 최대 1.2~1.5%포인트 감면하고, 수출입은행이 재매입을 약정하면 은행별 수출환어음 할인율을 최대 1.4~1.7%포인트 낮추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또 수출기업들의 중간재 수입에 어려움이 없도록 은행권이 수입신용장 금리와 만기를 우대한다. 수출기업은 미래에 받을 수출대금 환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해 환헤지(Hedge)가 필요한데, 선물환계약으로 환변동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선물환 수수료를 감면하는 등 이용조건도 개선하기로 했다.

김주현 위원장은 "국내 은행들은 지난해 말 금융시장 불안 시 대규모 자금지원을 통해 시장안정에 기여했고 취약계층 지원 등 사회적으로 기대하는 역할도 충실히 수행할 것을 약속했다"며 "이번 수출금융 지원도 의미 있는 사회적 기여일 뿐 아니라 은행업 미래 성장을 위한 고객기반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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