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의 자본비율이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산업은행이 국책은행으로서 원활한 자금공급 기능을 수행하려면 안정적인 자본비율 유지가 필수다.
산업은행이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은 게 컸다. 여기에 골칫거리였던 한국전력공사 실적 개선도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은행은 최근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개선계획) 작업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출자전환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산업은행이 부담해야 하는 수준은 미미해 이전 기업들의 워크아웃과는 달리 산업은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 지원에 자본비율 개선…한전도 흑자 지속
금융권에 따르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산업은행 1분기 말 총자본비율은 13.88%로 작년 말보다 0.18%포인트 개선됐다.
산업은행 자본비율은 지난해 2분기 14.11%로 크게 개선됐다. 그 해 4월 8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으로 자본확충을 단행했고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충당금 환입 등의 효과였다.
하지만 3분기 들어 자본비율은 13.66%로 재차 하락했다. HMM 주가 하락과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대출자산 증가 여파였다. ▷관련기사: BIS비율 하락한 산업은행…'HMM 빨리 팔아야 하는데'(23년 12월6일)
이후 작년 4분기부터 2분기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올 1분기 자본비율 개선에는 정부 도움이 있었다. 기획재정부는 올 3월 2조원 규모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식을 산업은행에 현물출자했고 이는 자본비율 개선에 영향을 줬다.
이와 함께 그 동안 산업은행 발목을 잡으며 골칫덩이였던 한국전력이 지난해 3분기부터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한국전력 지분 32.9%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산업은행의 비연결 자회사로 지분율 만큼 한국전력의 순이익(순손실)이 산업은행 실적에 반영되고 이는 자본에도 영향을 준다.
한국전력은 작년 3분기 8333억원, 4분기 1조266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했다. 올 1분기 순이익은 5959억원으로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지난해 세 차례 전기요금을 인상한 것이 한국전력 뿐 아니라 산업은행에도 도움을 준 셈이다.
결과적으로 올 1분기 국내 시중은행들이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충당부채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급감하며 자본비율이 악화된 것과 달리 산업은행은 개선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산은에 영향?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시작되면서 새로운 변수가 될지 관심이다. 기업개선계획 이행 과정에서 출자전환 등으로 산업은행의 보유 지분이 늘어나면 향후 주가 변동 등이 산업은행 자본비율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작년 3분기 산업은행 자본비율이 악화된 것도 HMM 주가 하락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 이런 이유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HMM의 조속한 매각을 추진했지만 무위로 돌아갔고, 현재도 주가 불확실성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태영건설은 지난 달 30일 기업개선계획을 위한 이행약정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체결했다. 지난 4월 채권단협의회가 제시한 대주주 지분의 100대 1 감자, 금융채권자의 무담보채권 50%(2395억원) 출자전환과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의 워크아웃 이전 대여금 전액 출자전환 등이 골자다.
이 가운데 금융채권자 무담보채권 50% 출자전환 등에 산업은행이 포함돼 있어 태영건설 지분 일부를 확보하게 된다.
다만 산업은행이 태영건설에 대여한 자금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자본비율 등에 영향을 받는 수준까지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실제 티와이홀딩스 등 대주주가 대여한 금액 전부를 출자전환하면 현 대주주 지분율은 60%에 가까울 것이란 분석이다. ▷관련기사: 태영건설 감자 후 출자전환 추진…TY홀딩스 지분율은?(4월16일)
산업은행 관계자는 "출자전환 후 정확한 지분율은 파악할 수 없지만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을 만큼 미미한 숫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