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 BIS비율(국제결제은행 기준 자본비율)에 경고등이 켜졌다. 2분기 상승했던 BIS비율이 3분기 들어 재차 하락한 까닭이다. 규제비율(총자본비율 10.5%)에 비해선 여유가 있지만 정책금융기관으로서 대규모 자금을 공급해야 하는 만큼 안정적인 자본비율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3분기 BIS비율 하락 원인 중 하나로는 HMM 주가 부진이 꼽힌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안정적인 BIS비율 유지를 위해서라도 HMM 매각이 중요하다고 밝힌 만큼 현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을 진행하고 있는 HMM 매각에 금융권 관심이 쏠린다.
산업은행 BIS비율, 다시 13%대로
3분기말 기준 산업은행 BIS비율은 13.66%로 전 분기(14.11%)보다 0.45%포인트 하락했다.
자회사인 한국전력공사 대규모 적자 등의 영향으로 올 1분기 13.11%까지 떨어졌던 BIS비율이 2분기 한화오션 충당금 환입 등의 영향으로 개선됐지만 3분기에 다시 13% 선으로 떨어졌다.
BIS비율 하락 원인으로는 산업은행이 최대주주이자 현재 매각을 진행하고 있는 HMM 주가 부진과 달러/원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대출자산 증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HMM 주가 하락은 산업은행의 지분평가손익에 영향을 준다. 주가가 부진하면 자본이 줄어들고, 환율이 오르면 외화대출자산 규모가 커져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나게 된다. 자본 감소와 위험가중자산 증가는 BIS비율(자기자본/위험가중자산) 하락 원인이다.
HMM의 최근 주가는 하향 조정되고 있다. 3분기 HMM 주가는 7월3일 1만9130원(종가 기준)에서 9월27일 1만6260원으로 15%(2870원) 하락했다.
주가 부진 원인으로는 컨테이너 운임 하락과 물동량 감소 등 해운업황이 악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관련기사: 'HMM 기로 앞두고' 해운시황 갈수록 암흑(11월28일)
HMM 매각 주목하는 이유
산업은행은 현재 HMM 매각에 집중하고 있다. BIS비율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매수를 희망하는 기업이 나타났을 때 매각을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6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HMM 주가가 1000원 빠지면 BIS비율 0.07%포인트가 하락한다"며 "이로 인해 1조8000억원 정도의 자금공급여력이 감소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관련기사: [인사이드 스토리]HMM매각, 산업은행 서두르는 이유(6월28일)
산업은행의 HMM 매각 의지는 본입찰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당초 시장에선 HMM주가와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하면 HMM 매각 가격은 7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HMM 주가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해 매각 예상가격을 6조원대 초반으로 낮추면서 입찰이 성사됐다.
현재 산업은행은 본입찰에 참여한 하림과 동원그룹을 두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입찰 가격은 하림이 좀 더 높게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유찰 피한 HMM 매각'…여전히 남은 변수들(11월25일)
산업은행은 가격을 포함해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의 자금조달능력과 향후 경영 계획 등을 고려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산업은행이 매각 가격 눈높이를 낮췄음에도 하림과 동원 등의 자금조달능력이 충분치 않다고 판단되면 매각이 중단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강석훈 회장은 10월 진행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적격 후보자가 없다면 HMM 매각을 중단할 수 있다"고 답변한 바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통상 본입찰 후 1~2주 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연내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한다는 계획은 변함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