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해운업계 시황도 불안정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공급을 줄여도 수요가 바닥을 치면서 불균형이 지속된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글로벌 해운사들의 영업이익률이 팬데믹 이전을 하회할 것으로도 보고 있다.
운임지수 하락세
한국해양진흥공사(이하 해진공)는 상하이컨테이너선운임지수(SCFI)가 3주 연속 하락했다고 27일 밝혔다. 불행 중 다행으로 매주 낙폭은 줄었다. 금요일마다 발표되는 SCFI는 이달 3일 1067.88로 시작해 일주일 뒤인 10일 1030.24로 주저앉았다. 이후 17일 999.92를 기록, 지난 24일엔 993.21일까지 빠졌다.
SCFI는 올해 내내 900~1000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초 5000선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극히 저조한 수치다.
해진공은 SCFI 약세 배경에 대해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한다. 영국 런던의 로이드리스트 등 전문지 기사 내용을 인용한 해진공은 "선사들의 공급 조절이 충분하지 않다"면서 "내년 초 설 연휴 전까지 운임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박공급 줄여 방어중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선사들은 4주간 미(美)동안 항로에서만 20만TEU의 공급을 줄였다. 그럼에도 해당 항로 공급은 지난해 대비 27.7% 더 많다. 유럽과 지중해항로 공급도 각각 10.3%, 41% 증가했다. 반면 수요는 일부 국가에서만 소폭 늘어났다. 큰 손인 중국과 미국 물동량은 일시적으로 반등하는 데 그쳤다.
때문에 4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꼈지만 이후가 더 문제라는 지적이다. 여전히 공급이 우위인 게 시황을 불안하게 하는 대목이다. 내년 컨테이너 물동량은 올해보다 2~3%, 많게는 4%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같은 기간 선복량은 6~7% 확대한다. 2025년에도 선복량이 물동량을 웃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상위 9개 해운사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률은 평균 1.5%로 나타났다. 팬데믹 전인 2019년을 밑돈다. 세계 6위 해운사인 일본 ONE은 1.6%의 영업이익률 기록하며 겨우 체면치레했다. 바로 뒤인 한국 HMM은 3.6%로 비교적 높은 영업이익률을 냈다. 세계 10위권 해운사 중에는 적자를 낸 곳도 있다.
HMM 인수전 미칠 영향은
해진공은 "주요 선사들의 영업이익이 4분기에 더 나빠질 것"이라며 영업이익률도 덩달아 하락할 것을 암시했다.
얼어붙은 해운업계를 바라보는 시선들은 HMM 인수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소 1~2년은 해운사업으로 이익을 볼 구조가 아니기에 HMM을 인수할 기업도 고난을 겪을 것이란 설명이다.
한편 HMM 인수전은 5부 능선을 넘어가고 있다. 이르면 이번 주 하림그룹과 동원그룹 중 우선협상대상자가 발표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KDB산업은행이 우협대상자를 선정하면 HMM 새 주인 맞이도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