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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이수 오너 위해…가지가지하는 ‘홍반장’ 이수엑사켐

  • 2021.10.12(화) 07:10

[승계본색] 이수③
김상범 회장 개인회사…이수화학 뒷배로 성장
배당수익 89억 돈줄…지주사 지배하는 지렛대 

2001년 8월, 중견그룹 이수(ISU)의 2대 경영자 김상범(61) 회장은 개인회사를 차렸다. 당시 1인 소유 회사 아이엠에스(I.M.S)외에 별도로 만든, 지금껏 김 회장이 직접 소유하고 있는 회사다. ‘온리 원(Only One)’ 오너를 위해 존재하는 공사다망 ‘홍반장’ 이수엑사켐이다. 

이수엑사켐이 김 회장을 위해 가지가지할 수 있는 데는 이수의 모태이자 주력사인 이수화학을 든든한 뒷배로 둔 덕이다. ‘360억원 vs 360억원’. 초창기인 2002년 이수엑사켐 재무제표에 기재된 전체 상품 매입액과 이수화학으로부터의 매입액 수치다. 이쯤 되면 김 회장의 이수엑사켐 설립 이유 알 만 하다.  

즉, 이수화학이 생산하는 석유화학제품 및 정밀화학제품, 부산물을 사들여 판매하는 유통사업이 이수엑사켐을 관통하는 메인 사업이다. 김 회장의 1인 회사가 핵심 계열사인 이수화학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사업을 해왔다는 의미다. 

흑자 놓친 적 없는 1人회사의 비결

수치가 증명한다. 이수엑사켐은 설립 2년만인 2002년 402억원의 매출(별도기준)을 올리더니 2008년 1000억원, 2018년에는 2000억원을 넘어섰다. 작년에는 3400억원을 찍었다. 

두 말 하면 잔소리다. 비록 초기에 비해서는 줄기는 했지만 2020년에도 이수화학과의 내부거래가 적잖이 존재한다. 상품매입 등을 포함한 매출원가(3160억원)에서 이수화학 매입액(984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31%를 차지한다.  

벌이도 흠 잡을 데가 없다. 사실 주력사가 떡하니 한 자리 깔아주는 데 돈이 안 벌리는 게 이상하다. 영업이익은 단 한 해도 흑자를 놓친 적이 없다. 특히 2008년을 기점으로 부쩍 좋아졌다. 2002~2007년 한 해 평균 13억원에서 2016~2020년 최근 5년간은 98억원에 달한다. 

기업 성장에는 늘 과실(果實)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김 회장이 1인 절대주주인 까닭에 이수엑사켐의 성장의 과실을 오롯이 혼자 향유했음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배당만 봐도 그렇다. 

이수엑사켐은 설립 이래 작년까지 6차례에 걸쳐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적게는 10억원, 많게는 21억원 총 89억원에 달한다. 특히 벌이가 부쩍 좋아진 2008년 이후로는 다섯 차례에 걸쳐 69억원을 뿌렸다. 전적으로 김 회장 몫이다. 

노났다. 김 회장이 이수엑사켐에 출자한 자금은 도합 14억원이다. 설립 당시 4억원, 2009년 10억원이다. 김 회장은 이수엑사켐 배당금만으로도 투자원금을 빼고도 75억원이 남았다. 

더 파워풀한 이수엑사켐의 위상

뿐만 아니다. 앞서 [승계본색] 이수 ②편에서 기술한 아이엠에스와 마찬가지로, 김 회장은 또 다른 개인회사 이수엑사켐 또한 자신의 1인 지배체제 구축을 위한 지렛대로 삼았다. 

2003년 8월 이수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당시 이수엑사켐은 이수화학 4.7%, 이수세라믹(2005년 8월 ㈜이수에 흡수합병) 7.83%의 지분을 소유했다. 이수화학 지분은 2002년 9~11월 49억원을 주고 장내에서 사들인 주식이다. 이수세라믹은 2003년 2월 김 회장의 부인 김선정(57)씨 소유의 15.97% 중 절반가량을 22억원에 인수했다. 

이수엑사켐이 이수화학과 이수세라믹 주식을 지주회사 ㈜이수에 현물출자하고 갖게 된 ㈜이수 지분이 8.9%다. 당시 ㈜이수의 3명의 주주 중 김 회장(79.7%), 아이엠에스(11.4%) 외의 지분이 이수엑사켐 소유였다.  

2005년 4월 아이엠에스를 흡수합병한 뒤에는 자연스레 아이엠에스 소유의 ㈜이수 지분도 넘겨받았다. 이수엑사켐이 김 회장(79.7%)과 더불어 ㈜이수의 20.3%를 보유한 양대 주주로 부상하며 김 회장의 지배기반을 떠받칠 수 있었던 이유다. 

게다가 현 이수 지배구조는 김 회장의 이수엑사켐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커졌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이수엑사켐과 지주회사 ㈜이수가 100% 김 회장 지배 아래 있는 것은 변함없지만 이수엑사켐의 위상은 더 파워풀해졌다. 지금의 ㈜이수는 김 회장과 이수엑사켐이 각각 26.6%, 73.4% 나눠 소유 중이다. 이수건설발(發) 부실이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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