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용인 국가산단) 조성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728만㎡ 부지에 36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제조공장과 발전소,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협력 기업 등이 모이게 하는 사업이다.
국토교통부는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의 산업단지계획 승인이 완료됨에 따라 오는 31일 국가산단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국토부는 이날 삼성전자 기흥캠퍼스(화성)에서 사업시행자와 입주기업 간 실시협약을 체결,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에 대한 특화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360조 민간투자 국가전략사업 시동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은 728만㎡ 부지에 조성된다. 분당신도시(196만㎡) 3.7배 면적 부지에 대규모 반도체 제조공장(Fabrication Facility, Fab) 6기와 발전소 3기, 60개 이상의 소·부·장 협력기업 등이 입주하는 대형 국가 전략사업이다. 정부는 전체 단지 준공 시까지 최대 360조원 규모의 민간 투자와 160만명의 고용 효과, 400조원의 생산 유발 등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사업을 위해 정부는 입지 규제 해소, 대규모 인프라 공급을 위한 범부처 협업체계를 신속하게 구축하는 등 속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국가산단 조기지정 시점을 당초 2025년 3월에서 올해 12월로 당겼다. 후보지 선정에서 산단 지정까지 통상 4년 이상 걸리는 기간을 1년 9개월로 단축했다는 평가다.
실제 지난해 3월 신규 국가산단 후보지 선정 후 4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사업시행자로 선정, 6월엔 입주기업(삼성전자)과 입주협약을 체결해 사업주체를 명확히 했다. 환경영향평가 등도 인허가 패스트트랙을 통해 조기완료 했다.
국토부는 오는 2030년 용인 국가산단 팹(Fab) 1호기 첫 가동 시점에 맞춰 도로·용수·전력 인프라와 정주여건 등이 조기 공급되도록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특화 조성계획'을 마련했다. 우선 내년부터 신속한 보상을 통해 착공 시기를 단축, 국가산단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원주민, 이주기업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보상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주거, 생계를 여러모로 지원할 수 있는 상생보상 방안을 마련했다"면서 "내년부터 보상에 착수해 부지 착공에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2030년 Fab 첫 가동 목표…주거·인프라·교통 확충
원주민의 순조로운 이주를 위해 산단 남서쪽 창리저수지 일원에 270가구 규모(37만㎡)의 이주자 택지가 조성된다. 이를 공급받지 못하는 임차가구의 주거안정을 위해 산단 인근에 100가구 내외 신축매입약정을 통한 공공임대 공급도 추진된다.
산단 북서쪽에는 이주기업 전용산단도 조성된다. 50만㎡ 규모로 업종 제한 없이 모두 입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국가산단 내 신규입주 기업에 주민 고용을 추천하는 등 원주민 생계 관련 지원도 추진된다. 원주민이 현금보상 대신 산단 내 근린생활시설용지 등을 경쟁·추첨 없이 수의계약으로 우선 공급받길 희망하는 경우 대토보상 확대 시행을 통해 산단 내 재정착도 지원할 계획이다.
보상절차 이행을 위해 원주민·이주기업·국토부·경기도·용인시·LH로 구성된 민관공 협의체 기능도 강화된다. 회의를 매월 주기로 정례화한다. 타부처 협의 과제도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은 배후주거지인 이동공공주택지구와의 통합개발을 통해 '산업중심 복합도시'로 조성할 방침이다. 이동공공주택지구는 1만6000가구(228만㎡) 규모로 조성, 내년 1월 지구지정을 완료해 Fab 1호기가 가동되는 2030년 첫 입주할 계획이다. 산단과 인접하거나 하천을 통해 연결된 수변공간에는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할 방침이다.
교통 인프라도 확충한다. 산단을 관통하는 국도45호선 이설·확장 사업 중 산단 내 구간을 2030년 개통하고 산단을 중심으로 격자형 고속도로망도 구축한다. 기존 경부·영동고속도로와 함께 서울-세종고속도로와 산단을 잇는 남용인나들목을 내년 개통하고, 반도체 고속도로도 구축한다. 출퇴근 편의를 위한 경강선 등 연계 철도망 구축도 추진할 계획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단순한 부지 조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산업·주거·문화 등이 모일 수 있는 반도체 클러스터 핵심 거점이자 '우리나라 랜드마크 산단'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