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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모나미 오너 송하경 개인회사와 BW 워런트의 비밀

  • 2023.10.23(월) 07:10

[중견기업 진단] 모나미③
㈜모나미 소유지분, 아들과 합해 15.6%
두 아우 하철·하윤 12.6%…불과 3%P차
동생들 없이는 경영권 유지 불안한 구조

15.63% vs 12.57%.

중견 종합문구업체 모나미(MONAMI)의 2대(代) 지배체제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비록 맏형이 1대주주지만 두 아우들의 도움 없이는 경영권 유지가 불안한 구조다. 오랜 기간 삼형제 경영이 이뤄지는 한 이유일 수 있다. 

모나미 지배구조

㈜모나미 소유지분=계열 전체 장악력

모나미의 모태 ㈜모나미는 주력사이자 계열 지주회사격이다. ㈜모나미 아래 ㈜항소, 플라맥스, 엠텍 등 5개 국내 계열사와 태국 생산법인 모나미타이랜드(Monami Thailand) 등 3개 해외법인이 포진해 있다.   

㈜모나미 소유지분이 곧 계열 전체의 장악력이라는 뜻이다. 현재 고(故) 송삼석 창업주 일가가 다른 계열사 주식은 거의 없다시피 하고, ㈜모나미에 ‘올인(all-in)’하고 있는 배경이다. 일가 8명이 지분 28.2%를 보유하며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다.  

한데, 2대 경영 실권자(實權者) 송하경(64) 회장의 개인지분이 13.76% 밖에 안된다. 장남 송재화(36) 상무의 1.87%를 합해도 15.63%에 머문다. 이외 12.57%가 두 아우와 조카들 소유다.  

큰동생 송하철(62) 부회장 4.54%와 장남 송근화(32)·장녀 ․송지영(29)씨의 1.05%·0.83% 도합 6.41%, 막냇동생 송하윤(60) 사장 5.13%와 두 아들 송건화(30)·송승화(27)씨 각각 0.51% 등 6.16%다. 

송 회장이 비록 1대주주지만 절대 권력을 쥐고 있다고 볼 수 없다. ‘[거버넌스워치] 모나미 ②편’에서 얘기한 대로, 1990년 9월 부친으로부터 ㈜모나미 대표 자리를 물려받으며 경영을 승계했지만 압도적 지배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애기다. 이유인 즉슨 이렇다. 

모나미 송삼석 창업주 부부 2세 주식 증여

송하경, 증여세 물납 한몫…한 때 8.7%↓

모나미의 2세 지분 승계는 더뎠다. 1998년 말만 해도 송 회장은 ㈜모나미 지분이 0.28%에 불과했다. 송 창업주가 1대주주로서 26.79%를 소유했다. 이외 모친 고 최명숙씨 0.02% 등 당시 ㈜모나미는 오너 일가 3명이 27.08%를 보유한 3인 체제였다.  

2000년 2월 마침내 송 회장이 최대주주 부상(浮上)했다. 창업주가 12.00%를 물려줬다. 19억원어치다. 송 회장이 13.82%를 확보했다. 경영 승계가 이뤄진 지 10년만이다. 

반면 그 해 말에 가서는 8.67%로 대폭 축소됐다. 양친의 3.87%를 합해도 12.54%밖에 안됐다. 지배기반이 취약해질 대로 취약해졌다. 안전장치로 1999년 말부터 신탁계약을 통해 매입한 자사주가 있었지만 6.82% 정도였다. 

맨 먼저 증여세가 이유다. 세금을 2000년 7월 지분 3.05%로 대물변제했다. 액수로 7억원가량이다. 참고로 주식, 부동산 등의 증여세 물납은 2016년부터 금지됐다. 상속세만 가능하다.  

(주)모나미 최대주주 변동

믿었던 BW 워런트 우회전략 실패

‘메자닌(Mezzanine·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의 증권)’ 채권도 한 요인이다. ㈜모나미가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1998년 12월과 이듬해 9월 발행한 공모 전환사채(CB․32회) 50억원, 신주인수권부사채(BW·34회) 70억원에서 비롯됐다. 

1999년 4월부터 이듬해 10월에 걸쳐 CB 전액과 BW 워런트 27억원이 주식으로 전환됐다. 발행주식의 50.37%나 됐다. 적잖은 지분 희석화가 이뤄졌다. 

또 한 가지. 무엇보다 ‘믿는 구석’이었던 BW 워런트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BW는 만기 3년(2002년 8월)짜리다. 행사가는 2360원(2009년 4월 액면분할 5000원→1000원 반영)이다. 

워런트 잔액 43억원 중 38억원을 쥐고 있던 곳이 옛 오피스플러스(당시 아이포)다. 후속편에서 상세히 기술하겠지만, 송 회장이 지분 70%(자기주식 40% 제외)를 가지고 있던 곳이다. 송 회장도 2억원을 보유했다. 

즉, 워런트를 매개로 개인회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지배기반을 닦을 요량이었던 셈이다. 만일 40억원어치가 주식으로 전환됐다면 송 회장(11.07%)은 오피스플러스(10.57%)를 합해 지분 21.65% 확보가 가능했다. 양친 지분과 더하면 25.52%다. 

주가가 받쳐주지 않았다. 2000년 9월 3740원을 찍었던 ㈜모나미 주가는 이내 행사가를 밑돌며 내리꽂혔다. 만기 때에 가서는 1400원에 머물렀다. 워런트는 휴지조각이 됐다. 

㈜모나미 오너 일가 장내 주식취득 현황

조력자로 등장한 모친과 두 아우

송 회장의 지분 보강이 필요할 무렵, 오너 일가가 2001년 11월부터 동시다발적으로 장내에서 주식을 사모으기 시작했다. 2011년 4월에 가서 멈췄다. 총 44억원을 들였다. 송 회장 일가 지분이 31.62%로 뛰었다. 이후로 지금껏 일가의 장내 주식매입은 단 한 번도 없다. 

자기주식을 현금화한 것도 이 무렵이다. 꾸준히 사들였던 12.19%를 2011년 12월 58억원을 받고 처분했다. 지배기반을 확충한 만큼 효용가치가 떨어졌다고 봤을 수 있다.  

반면 당시 송 회장이 추가로 확보한 주식은 5.73% 정도였다. 대신에 0.01%로 거의 없다시피 했던 모친이 6.98%나 매입했다. 창업주도 사들였지만 0.36%로 얼마 안됐다. 특히 아우들이 주주명부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각 3.01%, 2.99%다. 모친 뿐만 아니라 두 아우가 형의 조력자로 등장한 모양새다. 

묘한 점은 다음이다. 송 회장의 2011년과 지금의 ㈜모나미의 개인지분을 비교하면 14.41%→13.76%로 외려 축소됐다. 반면 동생들은 합산 6%→9.67%로 확대됐다. 3세들까지 포함하면 8.41%p였던 지분 격차가 3.06%p로 좁혀졌다. 

창업주 내외의 주식 증여와 상속에 기인한다. 즉, 장남은 철저하게 배제됐고, ‘균등 배분’을 원칙 아래 차남과 막내, 손주들 몫으로 돌아갔다. 바꿔 말하면 지금의 모나미 2세 ‘삼분지계(三分之計)’는 선대(先代)의 뜻이라고 할 수 있다. (▶ [거버넌스워치] 모나미 ④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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