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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모나미 지분 팔자 장손 송재화 티펙스 1대주주 

  • 2023.10.25(수) 07:10

[중견기업 진단] 모나미⑤
원래는 2008년 모태 ㈜모나미가 80% 출자
이듬해 오너 母子 경영권 접수…지분 100%
오피스플러스→원메이트→티펙스 물류 이전

‘백 리 길을 갈 사람은 세 끼 밥만 준비하면 되지만 만 리 길을 갈 사람은 석 달 양식을 마련해야 한다.’ 가업세습도 매한가지다. 경영 승계도 중요하지만 지분 대(代)물림은 더욱 허투루할 수 없다. 

준비성에 관한 한, 중견 종합문구업체 모나미(MONAMI)도 예외가 아니다. 3대 후계자가 경영에 입문하기도 전(前)인 2009년부터 소리 소문 없이 준비했다. ‘익스프레스라인’을 전신(前身)으로 하는 물류업체 ‘티펙스(T-Pex)’다. 모태기업 ㈜모나미의 공이 컸다. 뜯어보지 않을 재간이 없다. 

오너 송하경 옛 개인회사 익스프레스라인≠현 티펙스

원래 모나미 내에 ‘익스프레스라인’라는 이름의 계열사가 만들어진 때는 한참 전인 1997년 4월이다. 지금의 티펙스와는 별개의 법인이다. 모태사 ㈜모나미가 자본금 5억원 중 3억원을 출자, 1대주주로서 지분 60% 소유했다. 다만 아주 잠깐이다. 2년 뒤에 주인이 바뀐다. 1999년 8월 ㈜모나미가 42%를 매각했다. 

대신에 42% 최대주주로 올라선 이가 2대 경영자인 현 오너 송하경(64) 회장이다. 이듬해에 가서는 실질 지분이 70%(자기주식 40% 반영)나 됐다. 한마디로 송 회장의 개인회사였다. 경영도 직접 챙겼다. ㈜모나미는 2001년 2월에 가서는 나머지 18%도 전량 정리했다. 이 무렵부터 대표를 맡았다. 

2000년 중반에는 주력 업종 또한 바꿨다. 처음에는 창고보관·물품배송 등 물류업을 했지만 사무용품·프린터 소모품 등 기업 전문 온라인 유통사업으로 타깃을 바꿨다. ‘아이포’로 사명을 교체한 게 이때다. 2004년 2월에 가서는 다시 ‘오피스플러스’로 바꿔 달았다.  

경영 성과는 신통치 않았다. 송 회장은 2011년 개인에게 당시 지분 48%를 매각, 손을 털었다. 매출1180억원(2010년 기준)에 결손금이 36억원 쌓여있던 때다.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자산(347억원)보다 부채(380억원)가 33억원 많았다. 2015년 4월에 다시 주인이 바뀌어 그래디언트(옛 인터파크) 계열의 아이마켓코리아로 편입됐다. 현 ‘큐브릿지’다.   

티펙스 최대주주 변동

3세 송재화, 티펙스 지분 50%…준비된 승계 카드 

한데, 송 회장이 오피스플러스를 경영하던 와중인 2008년 2월 옛 이름 ‘익스프레스라인’을 가진 계열사가 또 설립됐다. 이번에도 역시 ㈜모나미가 자본금 1억원(2016년 2월 2억원) 중 80%를 출자했다. 이외 20%는 당시 ㈜모나미 계열(지분 93.34%) 원메이트(전 모나미컴퓨터시스템․2012년 12월 ㈜모나미에 흡수합병)가 댔다.   

흥미로운 점은 다음이다. ㈜모나미와 원메이트가 1년만인 2009년 3월 느닷없이 지분 100%를 전량 매각했다. 처분가격도 출자가격과 대동소이한 1억원가량(주당 5030원)밖에 안됐다. 

때를 같이 해 송 회장의 부인 홍의숙(64)씨가 이사회에 합류했다. 이듬해 해 1월에는 장남 송재화(36) ㈜모나미 상무가 이름을 올렸다. 2014년 9월 ㈜모나미에 입사하기도 전인 23살 때다. 현 ‘티펙스’로 간판을 바꿔 단 것도 이로부터 얼마 되지 않은 2012년 6월의 일이다. 

이쯤 되면, 감이 딱 온다. 맞다. 오너 모자(母子) 소유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듯이, 기업 신용평가사에 따르면 현 티펙스는 송 상무가 딱 절반 50%, 모친이 49.5%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모나미 등이 지분을 턴 2009년 3월 이래 티펙스가 ㈜모나미를 정점으로 한 9개(국내 6개·해외 3개) 계열 지배구조에서 벗어나 있는 이유다. 

송 회장이 3대 후계자인 송 상무의 가업세습을 위해 일찌감치 준비한 카드가 바로 티펙스라고 할 수 있다. 가성비 좋은 물류업이 송 상무의 수중(手中)으로 흘러들어간 경위를 보면 보다 확연히 드러난다. 이 역시 은밀하고 치밀했다. 

티펙스 기업개요

3세 개인회사 수중에 들어간 모나미 물류업

오피스플러스가 2000년 중반 기업소모품 온라인 유통업으로 주업종을 갈아탄 뒤로 물류업은 2003년 정리했다.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의 옛 매산리 물류센터다. 2001~2002년 35억~37억원 하던 용역매출이 2014년부터 잡히지 않은 이유다.  

딴 데 간 것은 아니다. 계열간 바통 터치가 이뤄졌다. 원메이트가 매산리 센터와 부지를 40억원에 사들였다. 송 회장(70%)→오피스플러스(46.67%)→원메이트 계열로 묶여 있을 때다. 원메이트가 사업목적에 창고업을 추가한 것도 그 해 8월이다. 

원메이트가 다시 4년여 뒤인 2008년 2월 티펙스 설립과 함께 물류사업을 넘겼다.  2006~2007년 매출 32억~35억원을 기록했던 부문이다. 뒤이어 ㈜모나미와 함께 지분 100%까지 정리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지금은 송 상무가 1대주주로 있는 티펙스의 메인 사업이 된 것이다.   

이제 티펙스는 서서히 알짜로 변신 중이다. 비결? 뭐, 비결이라고 할 것 까지도 없다. 주력사 ㈜모나미 ‘빨’이다. 여기, 확실한 증거물들이 있다. (▶ [거버넌스워치] 모나미 ⑥편으로 계속) 

모나미 지배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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