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의약품 유통·물류그룹 지오영의 공동창업주 이희구(74) 명예회장이 지오영 매각으로 1340억원을 손에 쥔 것으로 나타났다. 5년 만에 투자액의 3배가 넘은 1000억원의 수익을 냈다.
이희구, 홀딩스 설립 당시 400억 출자
국내 최대 사모투자펀드(PEF)인 MBK파트너스가 지오영 인수를 매듭지은 때는 올해 6월이다. 지오영으로서는 조선혜(69) 회장, 이희구(74) 명예회장이 2002년 5월 창업한 이래 2009년 5월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 2013년 홍콩계 PEF 앵커에쿼티파트너스, 2019년 5월 블랙스톤에 이어 4번째 재무적투자자(FI) 교체다.
MBK의 주식 인수 대상은 조선혜지와이홀딩스다. 블랙스톤이 모태사이자 사업 지주사격 ㈜지오영을 1조830억원(지분 99.7%)에 인수할 당시 두 창업주와 함께 5910억원(주당 20만원·액면가 1만원)을 출자해 설립한 지주사다.
블랙스톤이 4210억원을 집어넣어 71.25%의 지분을 소유했다. 조 회장 또한 ㈜지오영 지분 매각자금 1900억원(17.49%) 중 1300억원, 이 명예회장이 950억원(8.73%) 중 400억원을 재투자해 각각 21.99%, 6.76%를 보유했다.
MBK는 3개 펀드 MBK파트너스 5호SPC1~2 및 SHC지와이홀딩스를 통해 25.51%씩 총 76.53%를 사들였다. 블랙스톤이 지분을 전량 매각할 당시 동반 ‘엑싯(Exit·투자회수)’에 나선 이가 이 명예회장이다. 1.49%만 남기고 거의 대부분인 출자액 312억원어치 5.27%를 현금화했다.
MBK도 지오영 2조 인수 직후 상당액 회수
‘딜’ 규모는 총 1억9500억원으로 알려졌다. 주당 86만원꼴이다. 이 명예회장이 손에 쥔 자금이 1340억원가량이다. 5년 만에 다시 출자액의 3배를 웃도는 1030억원가량의 수익을 챙긴 셈이다. 블랙스톤은 1조8100억원을 가져갔다.
MBK 또한 지오영 인수 직후 곧바로 투자자금 상당액을 회수한 것으로 보인다. 한 달 뒤인 지난 7월 초 조선혜홀딩스가 MBK 지분 중 17.2%(50만8637주)를 대상으로 유상감자(자본금 296억→245억원)를 실시한 것.
지오영 인수 당시 주당가격으로 따져보면 4380억원가량이다. 현재 MBK의 홀딩스 지분이 71.65%로 4.88%p 낮아진 이유다. 3개 펀드가 균등하게 각각 23.88%를 소유 중이다.
경영 실권자인 조 회장은 26.56%로 확대됐다. 지분을 매각하지 않고 MBK와 공동경영키로 한 데다 주식 소각에도 참여하지 않아 이전보다 4.57%p 높아졌다. 홀딩스와 ㈜지오영의 대표를 겸임하며 실권이 강해진 와중에 지분 또한 늘어난 셈이다. 이 외에 이 명예회장이 1.8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