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심팩(SIMPAC)그룹 오너 최진식(66) 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이 다시 2대 세습 퍼즐 맞추기에 나섰다. 18년 전에 이미 준비해 둔 장남 최민찬(39) ㈜심팩 전무의 승계 카드인 비상장 가족 지주사의 우회상장을 추진했다가 접었던 퍼즐이다.
㈜심팩 4443원 vs 홀딩스 15만2005원
지난달 2일, 심팩그룹 상장 중추사인 ㈜심팩은 비상장 지주사 심팩홀딩스와 흡수합병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11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다음달 12일(합병기일) 최종 매듭짓는 일정이다. 작년 6월 추진했다가 내부 사정과 경영 판단을 이유로 자진 철회한 지 1년4개월 만이다.
방식은 동일하다. 우선 조건부 합병이다. 합병 반대 주주들에게 주어지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금액이 300억원을 넘을 경우 철회할 수 있다 주당 행사가는 4536원이다. 주식수로 환산하면 현 발행주식의 10.11% 수준이다.
현재 심팩홀딩스는 ㈜심팩 최대주주로서 52.38%의 지분을 소유 중이다. 합병 뒤에는 ㈜심팩의 자기주식이 된다. 이를 합병 완료시점에 소각할 계획이다. 반면 ㈜심팩의 현 자사주 18.35%는 온전히 보유한다.
양사의 주당 합병가액 산정 방식 또한 같다. 상장사인 ㈜심팩은 기준시가, 비상장 심팩홀딩스는 본질가치(자산가치·수익가치 각각 1과 1.5 가중산술평균)다. 1년여의 시간 경과에 따라 몸값만 약간 달라졌다.
㈜심팩의 주당 합병가액은 4443원(액면 500원)이다. 이전에 비해 주가가 상승해 종전 3954원보다 12.4%(489원) 높아졌다. 기업가치는 2590억→2910억원으로 증가했다. 현 합병가액은 자산가치 9579원(순자산가액 6270억원/현 발행주식 6542만9516주)과 비교하면 46.4% 수준이다.
현행 자본시장법에서는 상장사 합병가액은 원칙적으로 기준시가를 적용하도록 하되 기준시가가 자산가치보다 낮을 때는 자산가치로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심팩은 다수의 시장 참여자들에 의해 주식시장에서 형성된 기준시가가 기업의 실질가치를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됨에 따라 기준시가를 합병가액으로 산정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심팩홀딩스의 자산가치와 수익가치 평가 때도 ㈜심팩 지분(52.38%)을 시가(1540억원)로 매겨 장부가(3860억원)에서 2340억원을 차감해 산정했다. 이를 통해 산출된 가격이 각각 14만5742원(1460억원/100만주), 15만6180원(1560억원/100만주)으로 합병가액은 15만2005원(액면 5000원)이다. 종전보다 4.68%(6797원) 올라 법인가치도 1450억→1520억원으로 불어났다.
㈜심팩의 상승폭이 커 합병비율은 당초 1주당 약 36.7주에서 34.2주로, 6.8%(2.51주) 낮아졌다. ㈜심팩이 발행해야 할 합병신주는 3421만2243주로, 251만주가량 감소했다. 이에 따라 합병 뒤 ㈜심팩 발행주식은 6537만968주로, 소폭이나마 지금보다 0.1%(5만8548주) 줄어든다.
2세 최민찬, 홀딩스 주식가치 ‘600억’
이번 합병은 심팩그룹의 핵심사업인 철강 제조 분야의 밸류체인 통합을 통한 경쟁력 강화와 지배구조 측면의 경영 효율화 등을 목적으로 하지만 2세 승계 측면에서도 중요성을 갖는다. 우회상장이 이뤄지면 주식 유동화나 주식담보대출 등을 활용한 자금 확보 등 승계 재원 조성이 용이할 수 있다.
현재 심팩홀딩스 지분(100만주)을 전량 소유 중인 최 회장 일가 4명은 심팩최진식장학재단을 포함해 ㈜심팩 지분 7.56%도 보유 중이다. 통합법인 ㈜심팩 발행주식 기준으로는 7.57%다.
결국 최 회장 일가는 심팩홀딩스 주식을 ㈜심팩 52.3%로 갈아타 총 59.9%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현 심팩홀딩스 및 일가 소유의 59.94%와 대동소이한 수치로 지배기반이 전혀 훼손되지 않는다.
특히 심팩홀딩스 1대주주인 최 전무 지분 39.56%의 가치는 601억원이다. ㈜심팩 주식으로 전환되면 작년 7월 최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0.31%가 전부인 ㈜심팩 지분을 21.01% 확보한다. 최대주주에 오르는 최 회장과 1.62p밖에 차이가 안난다.
심팩홀딩스 33.65%(512억원)를 들고 있는 최 회장이 갖게 되는 지분은 기존 심팩 주식(5.01%)을 합해 22.63%다. 이외 장녀 최민영(34) ㈜심팩 상무 9.15%, 부인 윤연수(67) 심팩최진식장학재단 이사장 6.16%, 장학재단 0.95% 등으로 주주가 구성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