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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中전략 어제와 오늘]下 위기돌파 카드 '신차'

  • 2017.12.11(월) 14:29

올 들어 현대·기아차 중국 신차 7대 출시 이례적
현지 전략형 및 SUV 라인업 추가…사드 탈출 기대

중국 진출 이후 성장에 가속페달을 밟았던 현대차가 올 들어 충격에 휩싸였다. 최근 4년 동안 연 100만대 이상을 꾸준히 팔던 중국에서 판매량이 고꾸라지며 여러 약점을 노출한 것. 일각에서는 너무 잘 나갔던 탓에 안일함이 불러온 위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차에게 중국 시장의 의미와 시장 변화에 따른 대응 전략 등을 알아본다. [편집자]

‘안일함이 위기를 가져왔다’

현대·기아차는 잘 나가던 중국에서 올들어 갑작스레 급제동이 걸렸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현대차를 끌어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사드가 문제의 전부는 아니라고 지적한다.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높은 판매량을 유지한 까닭에 변화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면서 시장에 제 때 대응하지 못한 것이 더 큰 문제라는 주장이다.

 

 

◇ 한 번에 무너진 둑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올 1~10월 누적 중국 현지 판매량은 각각 56만9356대, 25만4182대를 기록하며 전년 같은기간보다 34.5%, 48.3% 감소했다. 양사가 지난해 179만2021대를 판매하며 중국 진출 이후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던 점을 감안하면 가히 충격적인 수치다.

판매 감소세의 시작은 사드였다. 베이징현대의 경우, 1~2월에는 전년대비 성장세를 보였지만 정치적 갈등이 고조되기 시작했던 올 3월부터 고꾸라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기아차 역시 3월부터 감소 폭이 이전보다 크게 확대됐다.

하지만 판매 감소의 원인에는 사드 뿐 아니라 다른 요인도 포함돼 있다. 사드는 단순히 중국 소비자들이 현대·기아차를 외면하기 위한 핑계거리였을 뿐이다.
사드 이전부터 중국 현지 업체들의 품질 경쟁력 향상과 저가공세로 인해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었다는 게 업계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쏘나타와 아반떼 등 기존 모델을 들여와 일부만 변형한 모델을 출시하며 고가 전략을 지속했고, SUV 모델 확장도 경쟁사보다 늦어 시장 선점의 기회를 놓쳤다.

중국 현지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지난 몇 년 간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빠르게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동안 현대·기아차는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다”며 “과거 가성비를 앞세웠던 현대·기아차였지만 이제는 중국 현지 업체와 비교하면 동급 모델 가격이 1.5배 가량 비싸 기존에 갖고 있던 경쟁력이 많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까지만 해도 워낙 잘 나갔기에 자만한 감이 없지 않다”며 “해외 합작 브랜드 뿐 아니라 중국 현지 업체들도 지속적으로 새로운 모델을 내놓고 SUV를 추가하는데 현대·기아차는 쏘나타나 K5 등 이전 모델에만 의지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 다급했던 현대·기아차. 올해 신차 7대

사드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현대·기아차는 올해 공격적으로 신차를 내놓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사드 영향을 최소화하고, 중국에서의 신차 라인업을 강화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다.

현대차의 경우, 올 3월에는 중국 전략차종인 위에동의 신차 ‘올 뉴 위에동’을, 9월에는 경제형 소형 세단 ‘올 뉴 루이나’를 출시했다. 이 중 올 뉴 루이나는 베이징현대 충칭공장 첫 양산 모델로 경제성과 다양한 스마트 기능을 바탕으로 20대 중·후반이 주요 타깃이다. 첫 달 4548대, 10월에는 5815대가 판매되며 향후 판매 성장세가 지속된다.   

11월에는 SUV 모델 신형 ix35를 내놓았다. ix35는 2010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 77만대 이상 판매된 SUV 베스트 셀링카로 신형 모델을 통해 급성장하는 SUV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아차는 현대차보다 더 많은 4대의 신차를 출시했다. 3월에는 중국 전용 중형 SUV 'KX7‘을, 9월에는 소형SUV 'K2 크로스’를 출격시키며 부족했던 SUV 라인업을 강화하는데 주력했다.

이와 함께 소형 신차 ‘페가스’ 출시를 통해 젊은 층 공략에도 나섰다. 페가스는 중국 현지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하는데 주력한 모델로 소형 세단 ‘K2’보다도 한 단계 아래인 경제형 엔트리 세단이다. 여기에 준중형 세단 '신형 포르테'를 출시했다.

현대·기아차는 내년에도 중국 시장에서 SUV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코나의 중국형 모델인 ‘엔시노’를, 기아차는 중국 전략용 준중형 및 A급 SUV 모델을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년에도 중국 시장에서의 경영 불확실성은 지속돼 사드 영향권에서 벗어나 판매량이 회복될지 여부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SUV 모델 추가와 현지 전략 차종 강화 등을 통해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회복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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