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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전쟁]上 삼성 vs LG, '또 불거진 갈등'

  • 2019.10.02(수) 16:14

삼성, LED TV 등 마케팅 염두한 타이틀 강조
LG, 적용기술 놓고 견제…8K TV로 갈등격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텔레비전(TV) 부문에서 갈등을 키우고 있다. 삼성이 QLED TV로 프리미엄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자 LG가 이에 위기의식을 느끼면서다. LG는 광고,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등을 통해 'QLED 바로 알기'를 꾸준히 진행 중이다. 삼성도 이에 맞대응하며 양측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다.

다만 이같은 화면 기술명을 둔 신경전은 갑자기 불거진 일은 아니다. 과거에도 수차례 벌어졌던 예송논쟁급 사안이다. LG와 삼성의 갈등의 역사와 쟁점을 확인한다. [편집자주]

'진짜 평면모니터는 무엇일까?'

1999년 평면 브라운관(CRT) 모니터를 둔 삼성과 LG의 갈등을 두고 제기됐던 질문이다. LG는 1998년 말 모니터 유리 앞뒤가 모두 평평한 '플래트론'을 내놓으며 평면 CRT 시대를 열었다. 그간 뒤가 불룩한 CRT는 액정이 뒤로 휘며 볼록해져 화면이 왜곡되는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LG전자는 화면 구조가 "완전 평면"임을 강조했다.

이에 질세라 삼성은 화면이 평평한 '다이나플랫'을 출시한다. 다만 플래트론과 달리 화면 바깥과 달리 안쪽이 오목한 전혀 다른 구조였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이를 두고 "우리 회사 제품이 진짜 완전평면 TV"라는 광고전을 벌이기도 했다. 지금의 QLED란 기술명을 둔 양측 갈등과 비슷한 양상이다.

◇ LED 용어 등 사사건건 충돌

LG전자 나노셀 TV/사진=LG전자 공식 블로그 갈무리

두 회사의 갈등은 LCD 패널에 적용된 구조기술이나 후면에 적용되는 백라이트 기술을 두고도 벌어졌다. 특히 새로운 백라이트로 발광다이오드(LED)가 적용된 TV를 두고도 유사한 상황이 벌어졌다. LED를 후면에 어떻게 배치하느냐를 놓고 화질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2009년 당시 고급형 TV 브랜드 '파브'에 LED 명칭을 달고 출시한다. LCD TV에서 빛을 내는 광원인 백라이트 소재를 형광등(CCFL)에서 LED로 바꾼 제품이다. LCD 패널이지만 'LED TV'라는 이름으로 마케팅에 나섰다. 삼성은 '새로운 종의 탄생'이란 문구까지 내걸어 대대적으로 광고전을 벌였다.

LG전자는 삼성의 이같은 행보에 반발했다. '백라이트가 없는 차세대 기술 마이크로 LED'와 혼동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LED TV도 결국 LCD TV'라는 반응이 나온 것도 이때문이었다.

최근 LG전자에서 삼성전자의 QLED TV를 'QD-LCD TV'라고 지적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인 셈이다.

◇ '과거와는 다르다'

삼성과 LG간 화질기술을 둘러싼 갈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갈등은 종전보다 수위가 한층 높다는 분석들이 많다. LG전자가 "그간 이를 갈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는 현 상황이 절박하다. 중국업체들의 물량공세속 주력 TV 사업기반이 흔들리는 것은 처음 겪는 경험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LCD 패널 장당 가격은 지난해 초 143달러에서 지난달 102달러로 28.7% 떨어져 100달러대가 위태롭다.

LG전자 HE사업부, LG디스플레이는 LCD 부문에서 제품을 찍어내면 낼수록 역마진이 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적자에 못이겨 최근 최고경영자를 교체하고, 구조조정을 진행중이다. LG는 LCD의 빈틈을 하루라도 빨리 프리미엄제품인 OLED로 채워넣어야 하는 상황이다.

LG는 위기 타개책으로 OLED에 주목하며 사업구조를 전환 중이다. 8K 해상도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되며 대형 인치 수요가 늘고 있는 와중에 시장 주도권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8K OLED TV 출시가 QLED 비해 1년여 가량 늦은 만큼 기반 다지기가 절실하다. 삼성은 출발이 비교적 빨랐고 시장 점유율이 높은 만큼 상대적으로 여유롭다는 평가를 받는다.

LG 입장에서는 다급한 상황이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올해 상반기 OLED TV 글로벌 판매량은 120만대로 전년동기대비 15.1%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 기간 QLED TV 판매량은 90만대에서 200만대로 127% 수직상승 했다.

지난해 3분기 순위를 뒤집은 이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대형 OLED 분야도 점차 가시화되는 만큼 LG 입장에서는 위기감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는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패널 설비투자를 시작해 2021년부터 제품양산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자업계에서 "LG전자가 꺼낼 수 있는 패는 전부 꺼낼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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