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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알못 시승기]'티볼리 에어'에 누워보니

  • 2020.10.15(목) 16:52

쌍용차, 차박 겨냥한 '티볼리 에어' 출시
2열 시트 접고 매트 깔면 넓은 공간 확보
2열 시트 뗀 차박용 개조차도 곧 출시

쌍용차의 2021 티볼리 에어(TIVOLI Air)는 여러 가지면에서 관심을 끄는 차다. 국내 첫 TV홈쇼핑 출시행사, 차박(차에서 숙박)을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 포인트 등이 그렇다. 무엇보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전세계 자동차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등판한 쌍용차의 '구원투수'다.

구원투수가 승부구로 던진 차박이 얼마나 통할까, 궁금증부터 생겼다. 보통 신차가 나오면 동급최강 성능과 연비, 세련된 디자인 등을 강조하기 마련이다. 티볼리 에어처럼 신차의 성능보다 부가적인 기능에 마케팅 포인트를 잡는 일은 흔치 않다. 지난 14일 여러 궁금점을 안고 티볼리 에어를 시승했다.

쌍용차 티볼리 에어의 2열 시트를 접으면 1440리터(ℓ)의 공간이 확보된다. 쌍용차는 이를 '매직 스페이스'라고 부르고 있다.

시승에 앞서 쌍용차의 이석우 상품운영팀장이 간단한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했다. 이 팀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티볼리 에어의 뒷공간이었다. 2열 시트를 접으면 '마법처럼' 생기는 1879mm의 공간에 대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큰 광활한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성인 남성의 평균 키가 174.9㎝이니, 서장훈 정도의 장신이 아니라면 다리를 쭉 펴고 누울 수 있는 셈이다. 

뒷공간에 대한 호기심에 트렁크 문부터 먼저 열었다. 720리터 크기의 적재공간이 나왔다. 2열 좌석을 접고 누워도 발끝이 트렁크 문에 닿지 않았다. 기대보다 큰 것은 맞지만 광활한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시승 반환지점인 양평의 카페에 전시된 '차박용 티볼리 에어'에 누워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티볼리 에어의 2열 시트를 접고 그 위에 에어 매트를 깔았다.

평소 차박엔 별 관심이 없었다. 세단을 이용하다 보니 차박을 위한 '장비'도 없을뿐더러 차에서의 쪽잠보다 지붕 아래 침대가 더 낫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2열 좌석을 접고 그 위에 깐 에어 매트는 의외로 푹신했다. 천장이 낮았지만 갑갑하단 느낌도 없었다.

특히 2열 시트를 떼어내고 차박용으로 개조한 티볼리 에어에 타보니 '광활한 공간'이라는 이 팀장의 말이 떠올랐다. 아늑한 공간감에 실제 크기보다 공간이 훨씬 크게 느껴졌다. 바닷가에 차를 세워두고 뒷자리에 누워 철썩이는 파도를 바라보는 상상을 해보니, '광활한 공간감'이란 말이 허무맹랑한 얘기는 아닌듯했다.

티볼리 에어의 2열 시트를 뜯어내고 차박용으로 개조한 차량 [사진 = 안준형 기자]

쌍용차는 차박용으로 개조한 '티볼리 에어 캠프'를 한달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2열 시트를 뜯어내 차량 바닥을 평탄하게 하고 냉장고와 추가 배터리 등이 탑재된다. 가격은 티볼리 에어 풀옵션 차량(2200만원)보다 30% 이상 비싼 3000만원 이내로 책정된다고 한다. 가격 부담은 있지만 '사제 업체'가 아닌 쌍용차에서 직접 개조한 '정품'이라는 장점이 있다.

시승감도 2000만원 초반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나무랄 데 없었다. 티볼리에서 검증받은 1.5리터 터보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63ps, 최대토크 26.5kg·m 까지 끌어올린다.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경기도 양평까지 왕복 143km를 오간 연비는 9.2km/ℓ로, 가속과 급정거를 시험한 시승임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았다.

그 외 성능도 떨어지지 않았다. 차선중앙유지보조, 후측방 접근충돌방지보조, 탑승객하차보조 등 안전 사양이 적용됐다. 운전석에는 7에어백이 창작됐다. 안전벨트에 적용된 'CTL 벨트 시스템'은 급정거시 과도한 힘이 가슴에 쏠리는 것을 막아준다. 저공해차 3종으로 공영주차장 등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이석우 팀장은 "경쟁사 동급 차량과 비교하면 100만원 정도 상품 우위성이 있다"며 "전장 크기는 비교 불가할 정도로 크고 출력대비 연비는 가장 우세하다"고 강조했다.

개인적인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우선 대시보드 가운데 있는 태블릿 모양 센터페시아의 디자인이 전체 실내 디자인과 어울리지 않고 튀어 보였다. 회사 측은 "모던하고 심플하게 정돈된 디자인"이라고 설명했지만 호불호가 갈릴만한 디자인이었다. 무선 휴대폰 충전 기능은 주행 중에 자주 충전이 중단되는 불안함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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