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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은 ○○?' 삼성·LG 엎치락뒤치락

  • 2021.02.05(금) 14:18

[워치전망대-어닝인사이드]
삼성, 4년만에 LG전자 영업이익 추월
LG전자, 영업이익률로만 삼성 앞서

국내 가전업계의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쟁이 치열하다. 작년에는 '가전은 LG'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삼성전자가 매출뿐만 아니라 4년 만에 LG전자의 연간 영업이익도 넘어섰다. LG전자는 영업이익률이라는 '내실'에서만 삼성을 앞섰다.

올해도 역시 치열한 전쟁을 이어간다. 생활가전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LG전자의 '오브제컬렉션'라는 각자의 맞춤형 가전 브랜드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TV 분야에서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시장 성장과 더불어 새롭게 열린 '미니 LED(발광다이오드)' TV 시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 4Q, TV 부품가에 울고 웃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부문은 지난해 4분기 매출 13조6100억원, 영업이익 8200억원을 기록했다. 연말 성수기 진입에 따른 경쟁 심화 영향으로 직전 분기 대비로는 다소 부진했지만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7.1%, 영업이익은 1.2% 증가한 수준이다.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 상승이 TV사업에 영향을 미쳐 영업이익률이 하락했다.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은 지난해 5월 이후 꾸준히 상승세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으로 TV 수요가 증가해서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55인치 LCD 패널의 경우 지난해 1월 102달러에서 10월 150달러를 넘어선 후 12월에는 175달러까지 치솟았다.

삼성전자 CE부문의 4분기 영업이익률은 6%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떨어졌다. 생활가전 사업에서 그랑데AI, 비스포크 등을 중심으로 고급 제품 판매에 집중해 수익성이 전년 대비 개선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TV사업에서의 이익 감소폭이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CE부문 실적에 대해 "TV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소폭 증가하고 ASP(평균판매가격)가 상승했으나 디스플레이 등 부품 가격의 급등에 따라 영업이익률이 하락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LG전자 역시 패널 가격 상승 영향을 받았다.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전화회의)에서 이정희 LG전자 HE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작년 3분기부터 펜트업(억눌린) 수요로 실적이 좋았으나 6월 이후 패널 가격도 급격히 상승해 수익성이 약화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올레드, 나노셀, 초대형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매출 증가로 수익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에서 TV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2.5% 늘었다. 영업이익률 역시 4.8%로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2.5%)에 비해 2배 가까이 올랐다. 매출액은 4조2830억원을 기록하며 8개 분기만에 4조원대 매출을 회복했다.

생활가전 사업의 분위기도 좋았다. H&A 사업본부는 4분기 매출액 5조5402억원, 영업이익 2996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원가구조 개선으로 수익성을 높여 145.2% 증가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4분기 중 가장 좋은 실적이다.

4분기 LG전자 H&A사업본부와 HE사업본부의 실적을 합산하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4% 늘어난 9조8232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5041억원으로 125.9% 급증했다. 영업이익률은 5.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포인트 상승했다.

◇ 수위 뺏은 삼성, 실속 챙긴 LG

연간 실적은 삼성전자의 승리다. 지난해 삼성전자 CE부문 매출액은 48조1700억원, 영업이익은 3조5600억원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7.6%, 영업이익은 36.4%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CE부문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4년 만에 LG전자를 앞섰다. 그간 삼성전자는 매출에서는 LG전자와 비교해 큰 격차로 1위를 지켰지만, 영업이익은 2017년부터 3년 연속으로 LG전자에 1위를 내줬다.

LG전자 H&A사업본부와 HE사업본부의 지난해 실적을 합산하면 매출액은 35조4489억원, 영업이익은 2조3323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매출은 다소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1.6% 증가했다. 역대 최대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삼성전자가 거둔 이익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선전은 TV시장에서의 우위를 유지하면서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를 앞세워 생활가전 시장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한 결과다. 비스포크는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이나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맞춤형 가전 브랜드다. 지난 2019년 6월 모듈러 타입의 '비스포크 냉장고'를 시작으로 제품군을 꾸준히 늘리며 지난해까지 누적 출하량 100만대를 돌파했다.

다만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에서는 여전히 LG전자가 앞섰다. 지난해 LG전자 H&A·HE사업본부 합산 영업이익률은 9.4%에 달했다. 매출액은 줄었어도 영업이익이 증가하면서 이익률이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은 7.4%로 LG전자에 비해 2%포인트 낮았다. 

삼성전자의 CE부문과 LG전자의 H&A, HE사업 부문의 절대적인 비교가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크게 보면 '가전' 사업이지만 회사마다 사업구분에 다소 차이가 있어서다. 올해 삼성전자 CE부문 실적에는 의료기기, 사이니지 사업 등이 포함돼 있는데 LG전자는 BS(비즈니스솔루션)사업본부에서 따로 사이니지 사업을 담당한다. 다만 이 사업들이 전체 가전사업에 미치는 수준이 미미하기 때문에 비교가 유의미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 전쟁 막 올랐다…올해 승자는?

올해는 어떨까? 먼저 TV시장에서는 고급 TV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정면 대결이 예고돼 있다. OLED 시장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는데다가, 올해 TV 트렌드로 떠오른 미니 LED TV 시장에도 지난해 비슷한 시기에 두 회사가 진출했다. 관련기사☞ 2021 삼성·LG 'TV 전쟁' 포문 열렸다

특히 양사의 TV 경쟁은 상반기부터 치열해질 전망이다. 작년의 TV 호황은 코로나19 여파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진 것의 영향이 컸다. 하지만 하반기부터는 백신이 공급되면서 야외활동이 가능해져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상무는 "올해 상반기는 작년 언택트(비대면) 트렌드와 수요 성장이 지속되겠으나 하반기는 백신 공급, 치료제 개발 등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활동이 돌아와 TV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올 상반기 프리미엄 TV 시장에서의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삼성전자는 기존 QLED TV보다 성능을 개선한 미니 LED TV '네오 QLED TV'와 마이크로 LED TV 등 차세대 TV를 통해 경쟁에 나선다. LG전자는 기존 OLED와 나노셀 TV에 더해 미니 LED TV인 LG QNED TV로 이에 대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에어드레서./사진=삼성전자

맞춤형 가전 시장에서도 전쟁이 계속된다. 맞춤형 가전 시장은 삼성전자의 '비스포크'에 대응해 지난해 LG전자가 공간 인테리어 가전 'LG 오브제컬렉션'이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뛰어들면서 본격 경쟁이 시작됐다. 관련기사☞ '비스포크' 날자 '오브제' 재시동…맞춤가전 격돌

삼성전자는 새해 초부터 비스포크 라인업 신제품 출시를 통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일에는 비스포크 가전의 인기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의류청정기 '에어드레서'에도 비스포크 디자인을 적용했다. 드레스룸뿐만 아니라 거실, 현관 등 주거 공간 어디에 두어도 인테리어가 가능하도록 8종의 색상으로 출시했다. 

이어 5일에는 비스포크 디자인을 적용한 에어컨 '무풍클래식'을 출시한다. 기존 비스포크 가전에 도입해 인기를 얻었던 스카이블루·펀그린·핑크·새틴그레이·새틴베이지 등 5가지 색상을 바람문 채널에 적용했다.

LG 휘센 타워 에어컨 오브제컬렉션./사진=LG전자

LG전자도 새로 출시하는 신제품에 오브제컬렉션 디자인을 적용하며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LG 오브제컬력션을 첫 공개하면서 냉장고, 정수기, 식기세척기, 스타일러 등 신제품 11종을 출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에어컨과 청소기에도 오브제컬렉션을 더했다. LG오브제컬렉션은 집안 전체의 인테리어 톤과 조화를 이루도록 고객들이 다양한 재질과 색상을 직접 조합할 수 있다.

2021년형 에어컨 신제품 'LG 휘센 타워'의 경우 6년 만에 디자인을 변경하면서 오브제컬렉션 색상을 적용한 제품도 출시했다. 5일 새롭게 선보이는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A9S 씽큐' 신제품은 카밍 베이지·카밍 그린 등 오브제컬렉션 색상을 적용한 신제품을 먼저 내놓는다. 이후 아이언그레이·빈티지와인·판타지실버·블랙 등 4가지 색상을 적용한 모델도 추가로 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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