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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올해 글로벌 가전시장 첫 매출 1위 눈앞

  • 2021.10.29(금) 16:39

[워치전망대]
3분기 생활가전 매출액 7조원 넘겨
미국 월풀보다 연간 매출 앞설 전망

LG전자의 생활가전사업이 연간 기준 사상 첫 글로벌 시장 1위에 가까워지고 있다. 글로벌 경쟁사인 미국 월풀과의 격차를 올 3분기에도 크게 벌렸다. 업계에서는 매년 영업이익에서만 월풀을 앞섰던 LG전자가 올해는 매출 기준으로도 수위를 가져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충당금 반영 뼈아프지만…

LG전자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8조78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0% 증가했다. 분기 사상 역대 최대치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봐도 매출액은 53조7130억원, 영업이익은 3조18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1%, 4.7% 늘어나며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다만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6% 줄어든 5407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 배터리 리콜에 대한 충당금 반영 때문이다. ▷관련기사: LG전자, 잘 벌고도 배터리 충당금에 '발목'(10월12일)

LG전자에서 차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Vehicle Component Solutions)는 올 3분기 매출액 1조7354억원과 영업손실 537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에 충당금 4800억원이 반영됐다.

3분기도 잘 팔았다

일회성 요인으로 영업이익은 다소 줄었지만, 매출액을 보면 LG전자가 올 3분기에도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분기 매출액이 18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실적에는 LG전자의 효자 사업인 '생활가전'이 큰 몫을 했다. LG전자에서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Home Appliance & Air Solution)의 3분기 매출액은 7조611억원, 영업이익은 5054억원이었다. 매출액은 14.7% 증가해 분기 사상 최대치를 시현했다. 단일 사업본부의 분기 매출액이 7조원을 넘은 것은 H&A사업본부가 최초다.

LG전자는 "제품 경쟁력과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기반으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며 "북미·유럽·중남미 등 주요 시장에서는 전년동기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장기화로 위생과 건강에 대한 높은 관심이 지속되면서 건조기와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등 스팀가전의 판매 호조가 이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공간 인테리어 가전인 LG오브제컬렉션의 인기도 매출 상승 요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줄었다. 매출 성장 및 마케팅 비용 절감 개선 요인이 있었음에도 원재료 가격 인상 및 물류비 등의 비용이 증가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4.7% 감소했다.

지난 28일 진행된 LG전자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LG전자 측은 "해상 및 항공 운임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 H&A본부 사업에도 수익성 악화의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매출 기준으로 물류비 영향은 올해 연매출의 2%, 원재료 인상 영향은 2.5~3% 정도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시 선박 투입을 통해 공급 차질을 축소하고 글로벌 공급망 최적화 정비를 통해 물류비 상승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원자재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원자재 글로벌 통합 협상과 소싱처 다변화 등 가격 인상 최소화 활동도 전개 중"이라고 부연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연간 실적 월풀 앞설까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올해 처음으로 글로벌 가전시장에서 월풀을 꺾을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LG전자는 영업이익에서는 4년 연속 월풀을 앞섰지만, 매출액에서는 뒤졌다. 월풀이 연말 '블랙 프라이데이 특수'를 누리며 LG전자를 역전해서다.

하지만 올해는 반도체 부족과 물류대란 여파로 연말 특수가 어려워진 만큼, LG전자의 승기가 4분기까지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월풀의 지난 3분기 매출액은 54억8800만 달러(원화 6조4160억원)로 LG전자보다 6000억원가량 적은 수준이다. 3분기 누적 매출은 161억7000만 달러(18조9189억원)로 LG전자 H&A사업본부의 누적 매출인 20조5841억원보다 1조6000억원가량 적다. 

월풀이 LG전자의 매출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4분기 LG전자보다 1조6000억원 많은 매출을 기록해야 하는 셈이다. 이는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격차였던 7490억원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게다가 월풀은 현재 공급망 문제와 반도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풀이 냉장고와 식기세척기에 대한 판매 예상량을 줄였다고 보도했다. WSJ은 "공급망 문제로 생산이 제한된 상황에서 소비자의 수요는 늘고 있어, 식기세척기와 냉장고 부족 현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타격도 만만치 않다. 월풀은 올 상반기 반도체 부족으로 냉장고, 식기세척기 등에 들어가는 칩을 구하지 못해 유럽과 미국에 보내는 생산품 공급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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