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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잘 벌고도 배터리 충당금에 '발목'

  • 2021.10.12(화) 16:15

[워치전망대]
3분기 매출 18.8조, 역대 분기 최대
GM 리콜 관련 충당금 4800억 반영

LG전자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 배터리 리콜에 발목이 잡혔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특수로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하고도 배터리 리콜 충당금 4800억원이 반영되며 영업이익은 반토막 났다. '덩치'는 키웠지만 실속은 챙기지 못한 셈이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배터리 충당금에 영업익 반토막

LG전자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매출 18조7845억원, 영업이익 540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하며 역대 분기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내실은 나빠졌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9.6% 급감했다. 직전 분기에 비하면 38.4% 줄어든 수준이다. 영업이익률은 올 1분기 9.9%, 2분기 5.1%, 3분기 2.9%로 뚝뚝 떨어지고 있다.

내실 악화는 볼트 배터리 리콜과 관련한 충당금 때문이다. LG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한 배터리셀을 모듈화해 GM에 납품했다. 하지만 이 배터리가 탑재된 볼트EV에 잇단 화재가 발생하면서 지난 8월 북미 지역에서 대규모 리콜이 진행됐다. LG전자는 최근 LG에너지솔루션, GM과 리콜 관련 협의를 종결했는데, 이번에 배터리 모듈 결함에 대한 '영수증'이 실제로 청구된 것이다.

이번 3분기 잠정실적에 반영된 충당금은 4800억원이다. 지난 2분기 리콜 충당금 2346억원을 포함하면 2개 분기 동안 LG전자가 충당금으로 반영한 액수는 7100억원에 이른다. 리콜 진행 과정에서 비용 규모는 변동 가능성이 있지만, LG전자 측은 "향후 추가될 충당금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가전·TV는 코로나 특수

이번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한참 못 미친 수준이다. 충당금 반영을 제외하더라도 영업이익은 1조207억원으로, 예상치보다 1000억원가량 적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3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18조1589억원, 영업이익 1조1239억원 수준이었다. 

다만 매출은 컨센서스를 소폭 웃돌았다.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였던 올해 1분기의 17조8124억원보다 1조원 이상 많이 벌어들였다. 잠정실적이라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주력 사업부인 가전과 TV 사업부문이 매출 증가를 이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기대되는 부문은 가전사업을 담당하는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사업본부다. 업계에서는 올 3분기 H&A사업본부의 매출이 7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분기 H&A 본부의 매출액은 6조8149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치를 갈아치운 바 있다. TV사업을 담당하는 HE(Home Entertainment)사업본부 역시 3분기 4조원 후반대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G전자는 집콕 수요가 본격화되기 이전부터 글로벌 가전 업체보다 양호한 매출 성장률을 시현했다"며 "가전의 수요 약화 우려가 있지만 LG전자는 상대적으로 선방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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