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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엠투엔이 그리는 '큰 그림'

  • 2021.11.11(목) 14:00

GFB‧신라젠 이어 명문제약 인수 추진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LO로 이익실현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제약바이오산업이 미래 산업으로 부상하면서 여러 업계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엠투엔입니다. 엠투엔은 원래 석유화학제품 철강제 포장용기인 스틸드럼을 전문으로 제조 및 생산해 온 곳입니다. 제약바이오 사업을 해 본 경험이 없는 곳이죠. 그런데 신라젠 인수에 이어 이번에는 명문제약 인수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엠투엔은 도대체 바이오 사업에 대해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 걸까요.

엠투엔이 바이오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한 건 지난해부터입니다. 엠투엔은 지난해 5월 인도의 락사이 라이프사이언스(LAXAI Life Sciences)와 코로나 치료제 개발 협력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다만 임상 비용을 지원하고 매출액을 공유 받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후 행보는 무척 빠르게 가져갑니다. 거의 매달 한 건씩 바이오 산업에 발을 내딛습니다.

엠투엔이 본격적으로 바이오 사업 진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건 지난해 7월 '엠투엔바이오'를 설립하면서입니다. 이어 지난해 8월에는 미국 신약개발 기업인 '그린파이어바이오(GFB)'에 투자했습니다. 당초 18.69%였던 지분율을 지난 2분기 기준 42.79%까지 늘렸습니다. 

또 지난해 9월에는 미국에 현지법인 'M2NBIO US'를 설립했습니다. 미국에서 신약 개발을 진행하기 위해섭니다. 엠투엔은 M2NBIO US를 통해 GFB와 합작법인(JV) '그린쓰리바이오(Green3Bio)'를 설립했는데요. 미국 '애리언 파마슈티컬즈'로부터 난소암 및 삼중음압유방암 치료제인 'GRN-300'을 이전받고 현재 미국에서 임상1상을 진행 중입니다. 

올해는 더욱 공격적으로 제약바이오 사업 확장에 나섰습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인수에 나섰습니다. 엠투엔은 지난 5월 600억원에 신라젠을 인수했는데요. 신라젠 인수를 통해 신약 파이프라인인 항암바이러스 물질인 '펙사벡'과 'JX-970' 등을 확보했습니다. 

엠투엔은 최근 명문제약 인수전에도 뛰어들었습니다. 명문제약은 1983년에 설립된 중견 제약기업입니다. 지난 2018년 자회사 명문바이오를 통해 바이오 신약 개발 사업에도 진출했죠.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잇단 시설 투자와 신사업 투자 등을 진행하면서 부채비율이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지난 2019년에는 자본 대비 부채 비율이 190%에 달하는 등 재무 건전성이 악화되면서 회사가 휘청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명문제약은 일반의약품인 붙이는 멀미약 '키미테'로 유명하지만 대부분 매출은 전문의약품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의약품의 경우 수요 변화의 폭이 크지 않아 일반의약품보다 훨씬 안정적인 성장 패턴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엠투엔이 명문제약을 인수하게 되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습니다. 먼저 전문의약품을 통해 제약바이오 사업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자회사인 명문바이오를 활용해 신약 파이프라인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명문바이오는 치매치료제, 항암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해외 유통망이 없는 바이오텍 기업들은 개발 중인 신약물질을 다국적 대형 제약사에 라이선스아웃(L/O)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실현하고 있는데요. 엠투엔 역시 바이오 사업에서 향후 L/O를 통해 매출 및 이익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입니다. GFB는 글로벌 바이오 네트워크와 신약 연구개발 경험이 풍부합니다. 신라젠과 명문바이오의 파이프라인을 글로벌 바이오기업에 기술수출하는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성공 여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롯데, 한화 등 대기업들도 제약바이오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철수한 바 있습니다. 기술수출에 성공했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 중에는 도중에 계약이 취소, 반환된 경우도 다수 있습니다. 그 위험부담을 얼마나 견뎌낼 수 있느냐에 성패가 달려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엠투엔은 제약바이오 산업에 이제 막 뛰어든 신생아입니다. 후발주자지만 기존 제약바이오 전문 기업들을 흡수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단숨에 신약 파이프라인과 기술수출 역량을 갖춰나가고 있습니다. 명문제약 인수에도 성공할 경우 기존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됩니다. 스틸드럼 전문기업인 엠투엔이 제약바이오 전문기업으로 설 수 있을까요. 그들이 그린 큰 그림이 과연 실현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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