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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배터리 공장’ LG엔솔이 품었다

  • 2023.02.22(수) 15:53

포드와 유럽내 배터리 합작법인 파트너

그래픽=비즈워치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자동차회사 포드와 함께 튀르키예에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한다. 당초 SK온이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최종 합의가 불발됐고, LG에너지솔루션이 대신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韓 최초 유럽 내 합작공장

22일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포드, 튀르키예 코치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설립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들 세 회사는 튀르키예 앙카라 인근 바슈켄트 지역에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약 25기가와트시(GWh) 규모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향후 45GWh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완성차 업체와 유럽서 합작공장을 짓는 것은 국내 최초 사례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폴란드에 100% 출자한 단독 공장이 있으나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공장을 유럽에 설립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추후 협상을 통해 확정 짓기로 했다. 업계에선 당초 SK온-포드간 논의때 투자 규모가 3조∼4조원이었던 점을 고려해 이번 투자 규모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포드, 코치는 지난해 3월 SK온과 합작법인 설립 추진 MOU를 맺었으나 결국 이달 초 MOU를 공식 종료했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 추진은 LG에너지솔루션과 포드의 상호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미래 전략을 세웠고, 포드는 품질과 성능을 갖춘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길 원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이 지닌 글로벌 경쟁력이 높은 점수를 받았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인 연간 20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이미 확보하고 단독 및 합작형태로 전 세계 6개 국가에 생산라인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말 수주 잔고는 385조원에 달한다.

이번 합작법인을 통해 생산되는 배터리는 포드의 상용차에 주로 탑재될 예정이다. 포드와 코치는 튀르키예 내 합작사 ‘포드 오토산(Ford-Otosan)’을 설립해 연 45만 대 규모로 상용차를 생산 중이며, 생산 물량 상당수는 유럽 시장으로 판매된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유럽의 전기차 판매량은 중국에 이어 전 세계서 두 번째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유럽의 전기차 판매량은 162만2895대로 전년 대비 25.5% 증가했다. 전체 판매량의 20%에 해당한다. 앞서 2020년과 2021년엔 유럽이 35% 이상의 점유율을 보인 바 있으나, 지난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LG엔솔 “유럽 선점”·SK온 “북미 선택과 집중”

이번 협약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 시장 내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유럽 상용차 시장의 전통 강자로 꼽히는 포드와의 합작법인 추진은 배터리 시장의 견조한 수요를 끌고 올 것이란 관측이다.

포드는 2026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200만대 이상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발표한 전동화 전략 ‘포드 플러스(Ford+)’에 따르면, 2030년까지 3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신차 판매 중 전동화 차량 비중을 4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1년 포드에 첫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시작하며 매년 공급 물량을 꾸준히 늘려나가고 있다. 지난해 7월 포드 인기 전기차 모델 머스탱 마하-E(Mustang Mach-E)와 전기 상용차인 이-트랜짓(E-Transit)의 판매 확대에 따라 폴란드 공장의 배터리 생산라인 규모를 기존 대비 2배로 증설하고, 이후에도 순차적으로 증설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부회장은 “앞으로 선도적인 고객가치 역량을 더욱 강화해 포드, 코치와 함께 유럽의 전기차 전환을 가속화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협력을 한층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이번 3자 합작 계약에 참여하기로 했었던 SK온은 당분간 북미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포드와의 협력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SK온은 포드와 미국 켄터키·테네시주에 생산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설립, 지난해 9월 블루오벌SK 합작공장 건설에 총 5조1000억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지난해 8976억원 1차 출자 이후 지난 22일 약 2조원을 2차로 출자했다. 전체 투자 집행은 2027년 12월까지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최근 포드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화재로 멈췄던 SK온 미국 조지아1공장도 전날 재가동했다. 배터리 화재로 일부 생산라인이 멈춘 지 15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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