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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하니]갤럭시북3 프로가 '노태북' 된 이유

  • 2023.03.06(월) 10:41

높은 가성비로 노태문사장 이름붙인 별칭까지 생겨
전작 단점 개선, 갤럭시 연동성 확대시켜

갤럭시북3 프로 /사진=백유진 기자 byj@

스마트한 전자제품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이미 수많은 전자기기를 사용하며 살고 있지만 내일이면, 다음 달이면, 내년이면 우리는 또 새로운 제품을 만납니다. '보니하니'는 최대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전자기기를 직접 써본 경험을 나누려는 체험기입니다.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며 느낀 새로움을, 더하거나 빼지 않고 독자 여러분께 전하려 합니다.

삼성전자 노트북 '갤럭시북' 시리즈가 출시된 지 3년 만에 애칭을 얻었다. 갤럭시북3 프로는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사장)의 이름을 딴 '노태북'으로 불린다. 전작 대비 개선된 성능으로 공개 이후부터 관심을 끌다가 출시 초기 100만원 초반대까지 가격을 낮춘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본격적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로부터 약 10일 동안 제품을 대여해 사용해보니 인기몰이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스마트폰과 같은 디스플레이를 도입한 화면은 완성도가 높아졌고, 개선된 스피커도 만족스러웠다. 자사 제품 간 생태계를 강력하게 구축한 애플의 장점을 살려 갤럭시북도 '갤럭시 에코시스템'의 중심으로 들어왔다.

갤럭시북3 프로 /사진=백유진 기자 byj@

고급스러움에 편리함까지

갤럭시북3 시리즈는 총 3종으로 출시됐다. 이중 갤럭시북3 프로는 가장 기본 제품이다. 인텔 코어 i9 프로세서 등을 탑재해 높은 성능이 요구되는 활동도 원활하게 수행하는 갤럭시북3 울트라나, 360도 회전하는 터치스크린과 S펜을 지원하는 갤럭시북3 프로 360과 같은 특기는 없다. 하지만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유일하게 100만원대에 구매 가능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갖췄다.

먼저 외관에서 가성비 제품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것은 큰 장점으로 느껴졌다. 갤럭시북3 프로는 외관 소재로 알루미늄을 사용한다. 플라스틱 소재를 주로 활용하는 LG그램과는 고급스러움과 단단함에서 확실한 차이가 있었다.

갤럭시북3 프로는 터치패드가 넓어 사용하기 편했다. 키보드 사용 시 간섭하는 경우도 없었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대신 포기해야 할 것들이 몇 가지 있다. 갤럭시북3 프로 16인치의 경우 무게가 1.56kg에 달한다. 14인치는 1.17kg다. 평소 업무용 노트북으로 사용하는 LG그램이 1kg을 넘지 않다 보니, 노트북을 넣은 가방이 더 무겁게 느껴졌다. 또 알루미늄 소재 특성상 오염에 약해 조금만 만져도 쉽게 자국이 남았다.

갤럭시북3 프로 양측면 구성 /사진=백유진 기자 byj@

갤럭시북3 프로 왼쪽 측면에는 HDMI 1.4 포트와 썬더볼트4 USB-C 포트(2개)가 있고 오른쪽 측면에는 헤드폰 단자, USB-A 포트,  마이크로 SD카드 슬롯이 탑재돼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기에는 부족함 없는 구성이다. 충전기도 USB-C 타입을 지원해 갤럭시 기기와의 호환도 가능하다. 

갤럭시북3 프로는 최대 120Hz의 주사율을 지원한다. 사용 환경에 따라 주사율이 변하는 가변 주사율도 설정할 수 있어 배터리 사용 시간도 늘릴 수 있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디스플레이·스피커 개선 "영상 볼 맛 나네"

갤럭시북3 프로가 가장 기본에 충실했다고 느낀 부분은 디스플레이다. 전작의 경우 FHD(1920x1080) 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를 탑재해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갤럭시북3 시리즈는 갤럭시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다이나믹 AMOLED 2X' 디스플레이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3K 해상도(2880 x 1800)를 지원해 더욱 선명한 화면을 구현한다. 갤럭시북3 프로로 여러 고화질 영상을 재생해보니 개안하는 느낌까지 들었다. 

갤럭시북3 프로로 4K 영상을 시청하면 볼 맛이 났다. 베젤과 검은 화면에 내 모습이 보여 다소 거슬리긴 했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화면 비율도 16:9에서 16:10로 변경돼 한 화면에 보여지는 정보가 늘었다. 세로 길이가 길어 웹 서핑이나 문서 작업 등에 유리할 듯했다. 다만 화면에 사용자의 모습이 비치는 OLED의 특성은 다소 거슬렸다. 화면이 어두워질 때마다 화면에 비치는 내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선명해진 디스플레이에 걸맞게 오디오 성능도 대폭 개선됐다. 갤럭시북3 프로는 쿼드 스피커 시스템이 도입돼 풍부하고 깨끗한 음향을 제공한다는 것이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이전까지는 스테레오 스피커로 2개의 스피커에서 소리가 나왔다면 이번 신작에서는 4개 스피커에서 음역대가 구분돼 더 깨끗하게 들린다는 것이다.

갤럭시북3 프로의 개선된 스피커 /사진=백유진 기자 byj@

하만의 오디오 전문 브랜드 AKG의 음향 기술도 더해져 있어 노트북이지만 블루투스 스피커 못지않았다. 노트북으로 영화 등 동영상을 보거나 음악을 듣는 이들이라면 충분한 구매 이유가 될 수 있다.

갤럭시 에코시스템 발전했지만…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4월 갤럭시북 프로 시리즈를 처음 공개하면서 모바일 기기와의 연결성을 강조하고 있다. 갤럭시 스마트폰과 갤럭시북을 동시에 사용하는 이들에게 편의성을 제공하는 기능이다. 

삼성전자는 연결성 강화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을 택한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앱인 '휴대폰과 연결' 앱을 사용하면 스마트폰과 PC와의 미러링이 가능하다. 연결된 갤럭시 스마트폰의 화면을 갤럭시북으로 보고 기능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갤럭시북3 프로와 갤럭시 스마트폰을 삼성 플로우 앱을 통해 연결해 사진을 옮겼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전화나 메시지, 스마트폰 앱을 그대로 노트북에서 쓸 수 있다. '삼성 플로우' 앱(App)을 활용하면 사진을 옮기는 것도 간편했다. 스마트폰 갤러리에서 사진을 선택해 노트북으로 보내는 데는 몇 초 걸리지 않았다.

다만 연결성을 위해 기타 앱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은 아쉬웠다. 갤럭시 두 기기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에서는 '윈도우와 연결'을 통해, 노트북에서는 '휴대폰과 연결'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 계정 로그인을 해야 한다. 

앞서 생태계를 구축한 애플과 비교하면 아직 과도기다. 기기 간 연동성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 애플의 경우 기기 구매 후 애플 아이디로 로그인만 하면 모든 기기가 바로 연결된다. 앱 설치 등 별도의 과정이 필요 없기 때문에 편의성이 높다.

하지만 삼성 기기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을 통해 연결성을 확보하고 있어 과정이 다소 복잡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기존 갤럭시 스마트폰 이용자들에게는 갤럭시북의 연결성 확보 노력은 희소식일 터다.

또 하나 아쉬운 부분은 배터리 사용 시간이다. 배터리가 약 70%인 상태에서 5시간 정도 영상을 틀어놨더니 충전 알림이 떴다. 화면 밝기 등을 적절히 조절해도 7~8시간 사용은 무리일 듯했다. 장기간 사용할 때 발열은 체감상 심하지 않았지만, 팬 소음이 다소 신경 쓰였다.

갤럭시북3 프로 배터리 사용 시간./사진=백유진 기자 byj@

삼성전자는 국내 노트북 시장의 1위 기업이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점유율이 미미하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글로벌 PC 시장 점유율은 △레노보(15.5%) △HP(13.2%) △델(10.8%) △애플(7.5%) △에이수스(4.8%) 순이었다. 삼성전자는 점유율이 공개되지 않는 기타(15.4%)에 속해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북 시리즈를 통해 PC 시장에서의 반란을 노리고 있다. 갤럭시북3는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기 위해 삼성전자가 칼을 갈았다는 게 확연히 느껴지는 제품이다. 노태문 사장의 이름을 딴 별명까지 생긴 데는 그만한 근거가 있다.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를 앞세운 갤럭시북3 프로가 기대되는 이유다. 

갤럭시북3 프로./사진=백유진 기자 b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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