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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LG전자, 애플 넘어설 'XR' 무기 만들까

  • 2024.02.28(수) 16:46

메타 저커버그 손잡고 XR 시장 진출 본격화
스마트폰 대체제 고심 결과…미래 비전 가속

(왼쪽부터)조주완 LG전자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권봉석 LG COO./사진=LG전자 제공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10년 만에 한국을 찾으며 국내 기업과의 협업 소식에 관심이 쏠렸는데요. 첫 희소식의 주인공은 'LG전자'였습니다. LG전자가 신사업으로 점찍은 XR(확장현실) 시장 진출을 위해 '메타'와 손을 잡은 것인데요.

'XR 선두주자' 메타와 파트너십 강화

2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를 찾은 저커버그 CEO는 권봉석 LG COO(최고운영책임자)와 조주완 LG전자 CEO, 박형세 HE사업본부장과 신사업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전략적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회의는 저커버그 CEO의 아시아 시장 방문에 맞춰 전격 추진됐습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양사의 차세대 XR 기기 개발과 관련된 사업 전략부터 구체적 사안에 이르기까지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졌다고 하는데요.

조 CEO는 메타의 MR 헤드셋 '퀘스트3'와 스마트글라스 '레이밴 메타'를 직접 착용해 보는가 하면, 메타가 선보인 다양한 선행기술 시연을 관심 있게 살핀 것으로 전해집니다. 특히 조 CEO는 메타의 LLM(대규모 언어모델) 기반 AI에도 큰 관심을 보이며 온디바이스 AI 관점에서 양사 시너지 창출 가능성도 논의했다고 합니다.

XR 기기가 스마트폰 대체할까

LG전자가 이렇게 XR 기기에 집중하는 이유가 뭘까요. 최근 IoT(사물인터넷)에 더해 AI까지 빠르게 확산하면서 가전제품 간 연결성은 점점 더 중요해지는 추세입니다. 업계에서는 6G(6세대 통신)이 상용화되는 2030년에는 5000억개 기기와 사물이 연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죠.

연결의 중심은 '스마트폰'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직은 스마트폰만큼 우리 삶에 가까운 전자 기기가 없기 때문인데요. 지난 2021년 스마트폰 사업을 접은 LG전자는 연결의 핵심이 될 만한 폼팩터가 없는 상태인 거죠.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주완 LG전자 CEO가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LG전자 제공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도 조 사장은 스마트폰을 대체할 폼팩터에 대한 고민을 숨기지 않았는데요. 조 사장은 "스마트폰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는 고민스러운 부분"이라며 "LG전자는 퍼스널 디바이스를 많이 가지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죠.

이어 "앞으로 스마트폰 폼팩터가 이 형태로만 유지가 될 것인지, 또 다른 방식의 웨어러블이 주도할 것인지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글로벌 IT 기업들과의 대화를 통해 XR, MR 기기 등 퍼스널 디바이스에 대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XR 기기는 LG전자가 꼽은 차세대 퍼스널 디바이스입니다. XR 기기는 스마트폰에 비해 몰입감과 직관성이 높고, 개인이 직접 착용하는 웨어러블 기기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다수의 전문가들이 XR 기기가 스마트폰을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유죠.

/그래픽=비즈워치

제품 노하우에 콘텐츠·서비스·플랫폼까지

특히 이번 메타와의 협업은 XR 사업 추진에 있어 제품뿐 아니라 플랫폼과 콘텐츠 역량까지 균형 있게 갖춰 나가기 위한 차원에서 추진됐는데요.

LG전자는 TV 사업을 통해 축적하고 있는 콘텐츠·서비스·플랫폼 역량에 메타의 플랫폼·생태계가 결합되면 XR 신사업의 차별화된 통합 생태계 조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차세대 XR 기기 개발에도 메타의 다양한 핵심 요소기술과 LG전자의 제품·품질 역량을 결합하면 큰 시너지를 낼 수도 있죠.

메타는 지난 2014년 XR 기기 시장에 처음 진출했습니다. 지난해 말 최신 XR 기기인 퀘스트3를 출시해 비전프로와 경쟁하고 있죠. LG전자는 신사업 추진 가속화를 위해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HE사업본부 직속의 XR 사업 담당을 신설한 바 있습니다. 

이에 업계에서는 양사의 노하우가 결합하면 애플의 MR 기기인 비전프로보다 향상된 기능의 XR 기기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메타의 헤드셋 제품군인 '퀘스트' 모델 개발에 LG전자가 참여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하죠.

LG전자는 "LG전자는 지난 수년간 시장 현황과 사업모델의 전략적 가치를 고려해 한계 사업을 과감히 종료하는 대신 미래 고성장이 기대되는 유망 영역에 자원을 집중해 왔다"며 "메타와의 전략적 협업 또한 XR 시장 본격 개화에 대비해 미래 가상공간의 영역에서 고객경험 혁신을 주도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 세계 XR 시장 전망./사진=카운터포인트리서치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XR 헤드셋 예상 출하량은 약 390만대로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합니다. 애플의 비전프로를 필두로 메타, 소니 등의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며 성장 모멘텀이 계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죠. 

LG전자는 집안 영역을 넘어 커머셜, 모빌리티, 가상공간에 이르기까지 고객의 다양한 공간과 경험을 연결·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한 바 있는데요. LG전자가 메타와의 협력을 통해 '2030 미래비전'에 한 발짝 가까워질 수 있을지 기대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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