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아프면 부모는 속이 탄다. 어린이펀드를 굴리는 자산운용사들의 마음도 비슷하지 않을까.
5월 가정의 달이 다가오면서 자녀들에게 줄 선물로 펀드를 떠올릴 수 있지만 막상 수익률을 따져보면 가입이 망설여지는 어린이펀드가 적지 않다. 실제로 어린이펀드 3개 중 하나는 5년간 수익률이 마이너스에서 맴돌고 있다. 특히 KB자산운용은 어린이 펀드의 수익률이 마이너스 20%를 넘어서자 아예 펀드 이름을 바꿨다.
19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국내 운용사들이 어린이 테마로 내놓은 펀드는 현재 26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지난 18일 현재 5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 중인 펀드만 9개나 된다. 어린이 펀드 3개중 하나는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5년 수익률이 채 10%가 되지 않는 펀드를 더하면 16개까지 늘어난다. 3년 수익률 기준으론 5개가 마이너스였고, 9개는 5% 미만에 그쳤다.
어린이펀드는 자녀의 경제 관념이나 학자금 마련 등을 위한 장기투자 상품으로 한때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부진하다 보니 최근엔 인기가 시들해졌다. 실제로 일부 펀드의 경우 원금손실 규모도 상당하다.
당연히 운용사 입장에서도 골칫거리다. 교육 프로그램 등 마케팅에 드는 비용을 펀드 수수료를 통해 충당해야 하지만 수익률이 부진하다 보니 고민이 크다. 설정액 규모가 크지 않은 소형펀드의 경우 그나마 정리할 수 있는 여력이 있지만 50억원 이상 펀드의 경우 운용 부담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어린이펀드 가운데 KB온국민자녀사랑펀드는 아예 펀드명 변경에 나섰다. KB온국민자녀사랑펀드는 3, 5년 수익률이 각각 -27.98%와 -22.2%를 기록 중이다. 그나마 1년 수익률은 3.54%로 플러스(+)로 돌아선 상태다.
KB자산운용은 펀드명에서 '온국민자녀사랑'이란 이름을 빼고 대신 '장기플랜' 펀드로 이름을 바꿀 계획이다. 펀드 규약에서도 보수 일부를 어린이 및 청소년 관련 사업 등에 사용할 목적으로 기금을 적립하는 조항을 삭제했다. 투자설명서의 투자 목적에서도 '주로 어린이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적립식 투자신탁'임을 명시하는 설명을 없앴다.
물론 선방 중인 장기 어린이 펀드도 있다.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펀드의 경우 5년 수익률이 60%에 근접하고, 미래에셋우리아이친디아업종펀드(42.14%), 신영주니어경제박사펀드(42.14%), 마이다스백년대계 어린이적립식펀드(25.80%), 한국투자네비케이터아이사랑적립식펀드(23.06%)의 경우 20%가 넘는 5년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