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시장에서 복고 바람이 불고 있다. 한동안 출시가 뜸했던 펀드들이 잇따라 새롭게 선을 보이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상대적으로 성과가 부진했던 탓에 투자자들이 외면하면서 신규 출시가 주춤했지만 최근 들어 일부 운용사들이 기존 상품의 한계를 보완하는 등 새로운 시도에 나서면서 재차 인기몰이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자산운용은 오는 15일 메리츠주니어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이하 메리츠주니어펀드)을 출시할 예정이다. 메리츠운용은 대한민국 자녀들의 경제적 자립과 풍요로운 미래 설계를 위해 메리츠주니어펀드를 내놓게 됐다고 밝혔다.
펀드 시장에서 어린이펀드가 선보이는 건 2012년 5월 IBK어린이펀드 이후 5년 만이다. 한때 펀드 투자 열풍이 불면서 자녀를 위해 적립식 펀드를 들어주는 부모를 겨냥한 어린이펀드 출시가 잇따랐다. 하지만 상당수 펀드들이 신통치 않은 성과를 내면서 어린이펀드 자체가 외면받았다.
2003~2008년 사이에 신규 설정된 어린이펀드는 20개에 달했지만 2010년 이후 새로운 어린이펀드는 손에 꼽을 정도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운용수수료를 파격적으로 낮추는 대신 10년 이전에 환매할 경우 높은 환매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노렸다.
근래 들어 출시가 뜸했던 사회책임투자(SRI)펀드도 최근 오랜만에 선을 보였다. 하이자산운용은 지난달 말 하이사회책임투자증권투자신탁[주식]A를 새롭게 내놨다. 사회책임투자펀드 출시 역시 2014년 이후 처음이다.
국내 사회책임투자는 2000년대 중반 국민연금이 사회책임투자펀드를 집행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시작부터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면서 관련 펀드 규모는 갈수록 쪼그라들었고 자연스럽게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2007~2008년 2조원을 웃돌던 공모형 사회책임투자펀드 운용 규모는 지금은 2000억원대로 줄었다. 국내 사회책임투자펀드는 현재 국내 주식형 2623억원, 해외 주식형 463억원이 운용 중이다.
지난달 말 출시된 하이자산운용의 SRI 펀드 외에 현재 SRI 테마로 분류되는 펀드는 19개로 이 가운데 2010년 이후 출시된 펀드는 5개에 불과하다. 2014년 설정된 펀드가 가장 최근 출시작이다. 그러다가 최근 새 정부 출범과 맞물려 기업 지배구조 개선 기대가 높아지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런 관심을 반영하듯 출시 2주째인 하이사회책임투자증권투자신탁[주식]A의 펀드 수탁고는 지난 8일 현재 60억원을 넘어섰다.
하이자산운용은 기업의 수익성과 성장성, 안정성 등의 재무적 분석과 더불어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의 비재무적 요소를 함께 고려하는 펀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