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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의 시대, 이것만은 주의하자

  • 2021.06.04(금) 10:34

[렛츠 리츠③]선별적 투자 필요
기초자산 가치·경기 변동 등 주의

리츠가 국내에 도입된 지 올해로 꼭 스무돌을 맞았다. 리츠는 2001년 도입 후 꾸준히 성장해왔다. 시가총액은 10배 가까이 늘었고, 상장 리츠 수도 4배 이상 늘었다. 그럼에도 아직 갈 길이 멀다. 선진국 시장과 비교하면 국내 리츠시장은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변방에 가깝다. 리츠의 매력과 함께 국민 대표 고배당 투자상품으로 거듭나기 위한 과제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리츠는 안정적인 배당을 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인컴형 상품이지만 높은 배당만 보고 무턱대고 투자에 뛰어들어선 안된다. 

부동산 업종의 특성상 경기 변동에 민감한 데다 일반 주식과 마찬가지로 시장의 상황에 따라 주가가 크게 오르내릴 수 있어서다. 최근엔 테마주로 엮이는 경우도 많아 더 주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우선적으로 기초자산의 가치를 꼼꼼하게 따져보고, 전체적인 주식시장의 움직임도 감안하면서 선별적으로 투자해야 인컴형 상품의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리츠 주가, 지수와 연동…선별 투자 필요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한 지 1년이 넘은 리츠들의 최근 12개월 수익률은 60%에 이른다. 수익률이 가장 높은 에이리츠의 경우 160%에 달한다. 

케이탑리츠는 140%, 모두투어리츠는 80%를 웃돌면서 뒤를 이었다.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보다 배당주로써 가치를 인정받는 리츠의 주가가 크게 오른 이유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주식시장이 급락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다. 

특히 글로벌 리츠로 범위를 확대하면 당시 리테일 리츠를 중심으로 배당액을 삭감하는 배당컷이 발생하며 국내 상장 리츠 역시 투자심리 위축을 피하지 못했다. 

라진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당시 대부분 리츠의 크게 떨어졌다"면서 "다만 데이터센터나 물류센터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리츠들은 덜 떨어지거나 오히려 시장수익률을 상회했던 만큼 주식시장의 흐름을 감안한 선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경기 변동에 높은 민감도

리츠의 주가는 경기 변동에 민감하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활동이 타격을 입고, 재택 및 원격 근무와 같은 비대면 문화가 일반화하자 리츠에 대한 우려감이 제기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리츠 대부분이 실물경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상업용 빌딩을 기초자산으로 편입하고 있어서다.

실제 롯데리츠는 전국에 있는 롯데백화점과 아울렛을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고, NH프라임리츠도 다수의 임차인으로 구성된 서울스퀘어와 강남N타워 등에 투자하는 펀드 편입 비중이 50%를 넘는다.

신한알파리츠와 케이탑리츠는 오피스를, 모두투어리츠는 호텔을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어 실물경제에 타격을 줄 만한 악재가 발생하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사태 당시에도 이런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상장 리츠의 주가가 더 큰 폭으로 내렸다. 

리츠가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제공하긴 하지만 단순히 높은 배당 수익률만 보고 투자하기보다는 기초자산에 대한 가치 등을 고려해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라 연구원은 "리츠가 안전한 투자처라는 맹신도 위험하지만 리츠가 더 이상 안전한 투자처가 아니라는 인식도 합리적이지 않다"면서 "기초자산에 대한 가치가 더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높은 배당수익률만 보고 진입하기보다는 전반적인 펀더멘털을 고려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그래픽=김용민 비즈니스워치 기자 kym5380@

변동성 큰 테마주 특히 주의

뚜렷한 실체 없이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할 때 특히 경계심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일부 리츠들이 정치 테마주로 엮이면서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케이탑리츠가 대표적인 사례다. 대표이사가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고려대 동문이라는 이유로 최근 주가가 들썩였는데, 그전까진 동전주에 불과했던 케이탑리츠는 지난해 11월 리츠 종목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상한가로 장을 마감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모두투어리츠가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작년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재선임된 장대익 감사가 이재명 경기지사와 중앙대학교 동문이라는 사실이 부각되며 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다. 지난 3일에는 장 초반에 주가가 단숨에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가 이후 상승이 크게 꺾이면서 하루 동안 주가 변동폭이 20%를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리츠의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현상은 비정상적이라고 경고한다. 리츠의 경우 주가 변동 폭이 크지 않은 특성상 테마주에 편승해 이른바 '묻지마' 투자에 나섰다간 장기간 자금이 묶이면서 낭패 볼 수도 있다. 

김선태 한국리츠협회 산하 리츠연구원 부원장은 "최근 리츠의 주가가 예측하기 힘들 정도의 변동성에 노출되는 경우가 있다"면서 "주가 하락 위험을 얼마나 감내할 수 있는지 스스로 잘 판단해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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