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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신호탄 쏜 K-리츠…외형·내실 다 잡는다

  • 2021.08.28(토) 13:00

[K-리츠의 귀환]①
상반기 리츠 시총 30% '급증'
하반기 SK리츠 등 줄줄이 출격

지난해 증시 급등세에 가려 소외됐던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시장이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상반기에 신규 자산을 대거 편입하면서 질적 성장을 이뤄내더니 하반기엔 새로운 리츠들을 속속 등장시키면서 양적 성장을 꾀하고 있다. 올해 리츠 시장이 외형 확대와 내실 다지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면서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편집자]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상반기 '질적 성장' 이뤄냈다

리츠(REITs)는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의 약자로 우리말로 풀어쓰면 '부동산투자신탁'으로 해석된다.

흔히 '커피 한 잔 값으로 건물주가 될 수 있는 상품'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소액으로도 부동산에 투자 할 수 있는데다 배당수익률이 높아 최근 대체투자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부동산을 기초 자산으로 삼아 인플레이션 헤지가 가능하고 주식이나 채권 가격과 상관관계가 낮아 위험 분산 측면에서도 유리한 장점이 있다.

리츠는 다수의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부동산 펀드와 공통점을 가진다. 그러나 부동산 펀드에 비해 추가적인 자산 편입·매각이 쉽고 상장할 경우 유동성이 매우 높다는 장점이 있다. 또 부동산 펀드의 경우 투자자는 금융상품의 수익자로서 투자에 대한 모든 사항을 펀드매니저에게 일임해야 하지만 리츠 투자자는 주주로서 주주총회 등을 통해 회사의 경영에 참여할 수도 있다.

지난해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리츠 시장은 올 상반기를 재도약의 시기로 삼았다. 새롭게 상장한 리츠는 없었지만 최근 증시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면서 배당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리츠 시장으로 자금이 몰렸다. 이에 더해 리츠를 운용하는 운용사들이 실력 발휘에 나서면서 리츠의 수익성이 좋아져 향후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기준 국내 상장 리츠 13개의 시가총액은 5조2535억원으로 나타났다. 올 초 4조674억원에 비해 30%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는 대형 리츠도 모습을 드러냈다. 롯데리츠는 1조4481억원의 몸집을 자랑했고 지난해 말 상장한 ESR켄달스퀘어리츠는 1조802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성장한 건 시가총액만이 아니었다. 상반기 동안 상장 리츠는 코스피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자산관리회사(AMC)의 적극적인 운용에 힘입어 국내 리츠 시장이 질적으로도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람코에너지리츠는 보유 부동산의 자산가치가 높아지자 자산을 매각해 수익을 챙겼고, ESR켄달스퀘어리츠와 신한알파리츠, 이지스밸류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유상증자 없이도 차입금 확대만으로 신규 자산을 편입했다. 이리츠코크렙은 리파이낸싱(자금 재조달)을 통해 조달금리를 낮췄다.

KB증권은 이에 대해 "AMC의 운용 역량에 따라 리츠의 현금흐름이나 보유자산 가치가 커질 수 있다"며 "투자자는 배당금 증가나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돼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이 확대되면서 AMC도 늘어나고 있다. 올 들어서만 SK리츠운용, 우리자산신탁, 인마크리츠운용, 인천도시공사, 캡스톤자산운용,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한국투자부동산신탁, 한라리츠운용 등 8개사가 AMC 설립 인가를 받았다. 상반기에 이미 지난해 설립인가를 받은 6개사를 넘어선 것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츠는 물류센터, 임대주택,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자산을 담는 '멀티 리츠'로 확장하는 추세"라며 "국내 리츠 시장이 미래 트렌드에 맞는 자산으로 전환하기 위한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운용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부동산투자회사 및 자산관리회사 구조/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하반기 '양적 성장' 이어간다

지난 27일 상장한 디앤디플랫폼리츠를 시작으로 하반기에 새로운 리츠 상장이 이어지면서 리츠 시장은 양적으로도 커질 전망이다.

당장 9월에는 SK그룹의 스폰서 리츠로, 2조원대 규모의 대어급 리츠인 SK리츠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이어 NH올원리츠, 마스턴프리미어제1호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신한서부티엔디리츠 등도 올 하반기 상장을 준비 중이다.

리츠를 운용하는 AMC 설립도 계속될 전망이다. JB자산운용과 국제자산운용, 코레이트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헤리티지자산운용 등 5곳이 AMC 설립 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ADF자산운용과 무궁화신탁, 한강에셋자산운용, 한미투자운용, 한화자산운용은 예비인가를 받았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 리츠 시장이 질적 성장을 이뤄내며 시장 확대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하반기에는 신규 리츠 상장이 재개되면서 리츠가 확실한 투자 자산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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