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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줍줍]카뱅, 크래프톤, SKIET '락업' 한걸음 더 분석

  • 2021.11.10(수) 11:30

그리고 SK바이오 데자뷔 SKIET 앞날은 (feat. 물적분할)


오늘 공시줍줍의 주제는 락업(Lock up)이라고 하는 주식 매각제한이에요. 

[공시줍줍]공모주달력 11월 8일~12일에서도 언급했습니다만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주식 가운데 적잖은 물량이 이번 주 매각 제한이 풀리죠. 
  
락업은 자물쇠를 채운다는 뜻. 그런데 자물쇠의 종류가 다양한 것처럼 주식시장에서 쓰는 락업의 종류도 다양해요.
 
락업 종류는 크게 의무적으로 팔지 못하는 것과 자발적으로 안 팔겠다는 것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그리고 자발적으로 안 팔겠다는 주식은 다시 신규상장기업을 기준으로 보면, 주식의 종류에 따라 상장 전에 보유한 주식, 상장 때 공모주로 받은 주식으로 나뉘어요.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이처럼 종류별로 성격이 다른 락업을 알아보면, 실제로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좀 더 현실적으로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의무적으로 락업해야 하는 건 정식용어로 ‘의무보유등록’이라고 해요. 말 그대로 의무적 일정 기간 팔수 없고, 그러기 위해 어딘가에 주식을 등록해놓는다는 뜻. 등록해놓는 곳은 한국예탁결제원. 즉, 일정 기간 해당 주식이 예탁원에 묶여있는 것. 락업의 뜻처럼 자물쇠가 단단하게 채워져 있어서 주식을 꺼내고 싶어도 꺼낼 수 없어요. 

의무보유등록 대상은?

① 신규상장 때 최대주주 지분: 6개월 (코스닥 기술성장기업, 외국기업, 신속이전기업 등은 상장일로부터 1년)

② 신규상장 전에 매입한 주요주주 지분: 6개월(상장예비심사청구일 1년 이내 제3자배정으로 주식 취득 또는 최대주주 주식을 샀을 때)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SKIET처럼 신규상장기업은 여기까지만 의무적으로 락업 대상이에요. 
그 외에는 법적으로 못 팔 이유가 없지만, 일부 주주들이 자발적으로 일정 기간 안 팔겠다고 약속하기 때문에 더 많은 락업 물량이 존재해요. 

자발적 락업 종류는?

① 상장 전부터 주식을 보유(상장예비심사 청구 1년 이전에 취득)한 주주 가운데 의무보유등록 대상은 아니지만, 회사와 협의해서 초기 주가 안정을 위해 일정 기간 안 팔겠다고 약속하는 것.
② 상장 때 공모주를 더 많이 받기 위해 기관투자자가 자발적으로 "나한테 공모주를 주면 일정 기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것. (의무보유확약이라고도 함)

자발적으로 락업을 약속하는 물량은 한국예탁결제원에 등록하지 않아요. 상장 주관사 등 증권사가 관리하는 것. 

앞서 살펴봤듯 최대주주 지분은 본인들이 약속하든 하기 싫든 법적으로 일정 기간 못 파는 것인데 비해 자발적으로 팔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물량은 사실 중간에 마음이 바뀌면 팔 수는 있어요. 

물론 약속을 어기고 팔면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것이어서 벌칙을 주죠. 기관투자자가 팔지 않겠다고 약속한 공모주를 팔아버리면, 일정 기간 공모주 투자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하는 벌칙(수요예측 참여 금지)가 대표적이에요. 

카카오뱅크 락업 물량

많은 언론보도가 있었듯이 카카오뱅크는 상장후 3개월이 지나면서 지난 월요일(8일) 일부 물량의 락업 기간이 지났어요. 지분율로는 4.27%(2030만7727주)에 해당하는데 두 가지 종류로 나뉘어요. 
 
넷마블과 스카이블루(텐센트의 벤쳐투자 자회사)는 상장 전 주식을 취득한 곳이고, 의무적 락업 대상이 아니지만, 자발적으로 3개월 팔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 기관투자자 공모주는 상장 때 받은 공모주를 자발적으로 3개월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

주식의 종류가 상장 전 취득한 물량과 상장 때 받은 공모주라 나뉘는 만큼 매입 단가가 다르겠죠. 매입 단가는 락업 해제 때 실제 매물로 나올 가능성을 따져보는 관점에서 중요한 변수. 다만 넷마블, 스카이블루, 기관투자자의 공모주 모두 현재 주가보다 낮은 가격에 취득한 것이어서 이익을 보고 팔 수 있는 이른바 '익절' 구간이어서 매물 가능성이 있어요. 

사실 카카오뱅크의 진정한 주가 시험대는 내년 초인데요. 

표를 다시 보면, 지금은 상장후 3개월 락업 물량만 풀렸지만, 앞으로 3개월이 더 지나 상장후 6개월 시점이 오면 추가 락업 해제 물량이 상당해요. 
최대주주 카카오를 빼고도 2억주, 지분율로는 42.5%가 잠금 해제되는 것. 

물론 이 물량이 한꺼번에 다 나온다는 얘기는 아니고. 그때부터는 팔 수 있다는 개념. 한국투자금융지주 계열처럼 카카오뱅크의 전략적 투자자들은 처분하지 않을 것이고, 카카오뱅크의 3대주주인 국민은행도 락업 해제 이후에도 장기보유하겠다는 뜻을 최근 언론을 통해 밝힌 바 있죠. 

다만 기관투자자가 보유한 공모주(2.79%), 상장 전부터 주식을 보유한 주주 중 주당 2만3500원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취득한 지분 4.48% (IPB, Keto Holdings)는 매물 가능성이 크다는 점. 결과적으로 카카오뱅크는 이번 주 락업 해제 물량은 전체지분의 4.3% 수준이지만, 3개월 뒤에 락업 해제될 물량 중 현실적으로 매물 가능성이 큰 물량도 7.3%에 달한다는 점 참고하세요.

크래프톤 락업 물량

크래프톤은 상장후 3개월간 팔지 않겠다고 한 물량 8.27%(405만31주)가 오늘(10일)부터 매각 가능한데요. 
 
락업의 종류는 두 가지. 먼저 기관투자자가 공모주를 받으면서 자발적으로 3개월 팔지 않겠다고 약속한 물량(2.77%, 135만4953주). 이 주식은 매입 단가인 공모가(49만8000원)보다 현재 주가가 낮아서 지금 팔면 손절 구간이어서 매물로 나올지 예측이 어려워요. 

그러나 상장 전부터 크래프톤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의 지분(5.5%, 269만5978주)은 매입단가가 공모가 보다 낮아 이익 구간이고, 따라서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어요. 

크래프톤 역시 내년 2월초가 되면 상장후 6개월 지나면서 추가로 많은 물량(30.51%, 1492만2610주)이 락업 해제되는데요. 

대부분이 상장 전 취득한 주식, 즉 공모가보다 매입단가가 낮은 주식이어서 언제 처분해도 이상할 게 없는 주식들이죠. 특히 표를 보면 주식을 팔았을 때 공시 의무가 있는 5% 이상을 가진 주주가 거의 없다는 점. 따라서 상장후 지금까지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할 정도로 주가 부진을 경험하고 있는 크래프톤은 앞으로도 당분간 물량부담 우려를 계속 안고 가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 참고하세요.

SKIET 락업 물량 

마지막으로 살펴볼 곳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인데요. 11일 3가지 종류의 락업 해제 물량이 있어요.

먼저 기관투자자가 받은 공모주 중 6개월 보유 약속한 302만988주(4.24%). 매입단가인 공모가(10만5000원)보다 현재 주가가 높은 상황, 즉 이익 구간이라서 매물 가능성이 크죠.

다만 카카오뱅크나 크래프톤은 기관투자자 공모주 가운데 락업 해제 물량이 앞으로도 한 번 더 남았지만, SKIET는 이번이 마지막 물량이라는 점이 달라요. 

두 번째는 프리미어슈페리어라는 사모펀드가 보유한 지분 8.8%(627만4160주). SKIET가 상장하기 직전인 지난해 10월 초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취득한 주식이에요. 

앞서 '의무보유등록'에서 살펴봤듯이 상장예비심사청구 1년 이내에 제3자배정으로 취득한 물량은 의무적으로 상장후 6개월간 매각금지 대상. 프리미어슈페리어는 지난해 10월 제3자배정 증자 때 주당 4만7816원, 즉 SKIET의 공모가(10만5000원)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으로 주식을 확보했어요. 따라서 기관투자자의 공모주보다 훨씬 더 이익을 많이 낼 수 있는 상황이고, 당연히 매물 가능성은 더 크다고 봐야 해요. 

마지막으로 SKIET의 최대주주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지분 61.2%(4363만3432주)도 이번에 락업 해제되는데요. 
 
일반적으로 최대주주 지분은 락업이 풀려도 매물 가능성에서 제외하는 인식이 많아요. 카카오뱅크(최대주주 카카오 지분율 27.3%), 크래프톤(최대주주 장병규 의장 지분율 14.4%)도 앞으로 최대주주 지분 락업 해제가 예정되어있지만, 매물 가능성은 낮은 편. 왜냐하면 20% 안팎의 지분을 매각한다는 건 경영권 확보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뜻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SKIET는 상황이 달라요. 최대주주 SK이노베이션의 지분율(61.2%)은 일반적으로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안정권으로 인식하는 50%를 제외하더라도 11.2%(시가 기준 약 1조2000억 원어치)가 남아요. 이 지분을 팔아도 경영권 유지가 가능하고, SK이노베이션의 재무상태(작년 2조원 적자)를 생각하면 매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점.

SKIET는 2019년 4월 SK이노베이션이 물적분할로 만든 자회사이고 분할 2년만인 올해 상반기 상장했는데요. 

똑같은 상황에 놓여있는 곳이 바로 SK바이오사이언스이죠. SK케미칼이 물적분할로 만든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초 상장했고, 지난 9월 최대주주 지분(68.43%) 매각 제한이 풀렸어요. 

이 무렵 외국계 헤지펀드(메트리카파트너스)와 국내의 일부 주주들은 SK케미칼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일부를 매각, 특별배당을 하라는 요구를 했죠. 물론 아직 SK케미칼이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일부 매각과 관련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68%에 달하는 지분을 계속 보유하기보다는 일부를 현금화하는 게 물적분할을 한 목적에 부합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봐야 할 사안.

SKIET의 최대주주 SK이노베이션도 비슷한 상황에 놓였어요. 특히 SK이노베이션은 SKIET에 이어 현재 배터리, 석유개발사업을 각각 물적분할로 나눠 SK온, SK어스온 이라는 새로운 회사를 만드는 작업을 최근 진행했죠. 

SK이노베이션 미래가치의 핵심으로 인식되어온 배터리 물적분할에 대해 소액주주뿐만 아니라 국민연금(지분율 9.3%)도 반발했지만 결국 물적분할은 주총에서 통과했고 현재 분할등기까지 완료했어요.

SK이노베이션은 물적분할을 통해 배터리회사(SK온), 석유개발회사(SK어스온) 지분을 각각 100% 가진 상황이 됐고, 기존의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은 미래가치의 핵심인 배터리사업과 '한 다리 건너' 만나는 사이가 된 것.

이 상황에서 향후 배터리회사를 상장한다면 SKIET와 똑같이 상황이 연출되겠죠. 그래서 SK이노베이션이 이번 SKIET 락업 해제를 기점으로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는 앞으로 배터리회사의 상장 과정에서도 참고할 만한 기준이 될 것이라는 점. 오늘의 공시줍줍 락업 편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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