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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 내다판 외국인, '패닉셀' 언제까지 이어지나

  • 2022.04.28(목) 07:22

외국인 코스피 지분율 금융위기후 최저
경기둔화 우려에 원·달러 환율 급등세

외국인 투자자의 증시 이탈 속에 코스피 지수가 2600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외국인은 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무려 10조원을 내다 팔았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외국인의 매수 전환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강행이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부추길 것이란 분석에서다.

외국인 코스피 지분율 13년만에 최저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10% 빠진 2639.06포인트로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1.64% 내린 896.18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국내 증시가 바닥없는 추락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코스피 시장에서 4조9170억원을 팔아치웠다. 연초부터 매도한 금액은 10조6978억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내 외국인 지분은 급감하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기준 외국인 보유 비중은 31.10%다. 작년말 33.55% 대비 2.45%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09년 9월8일 31.08%를 목전에 둔 수치로 13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지난 2월 중순까지만 해도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보유하고 있는 물량은 700조원 안팎을 유지했다. 그러나 3~4월 두 달간 매도물량이 급증하면서 65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외국인 증시 이탈의 주된 배경으로는 최근 급등한 원·달러 환율이 지목된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국내 증시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려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4.40원 폭등한 1265.20원을 기록했다. 5거래일 연속 오름세다.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유행 초기였던 2020년 3월23일 1266.50원 이후 최고치다.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확산하며 안전자산인 달러 값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특히나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현지 봉쇄 조치가 한달간 이어지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는 경제 중심지 상하이에 이어 수도인 베이징으로 봉쇄 지역을 확대했다.

중국의 봉쇄 조치는 공급난 문제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2년간의 코로나19 유행으로 공급난이 누적돼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중국의 봉쇄 정책 이슈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공급난 문제에) 한꺼번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여파로 기업들의 실적 호조 소식도 증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은데도 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가이던스 자체가 전반적으로 부정적이기 때문"이라며 "대부분 기업들이 어려운 기업경영 환경을 언급하며 실적 전망 자체를 '톤다운'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반기 내 추세 전환 어려울 듯

증시 전문가들은 상반기내 외국인의 매수세 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한다. 

박석현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부부장은 "경기 하드랜딩 우려가 주식시장뿐 아니라 외환시장에도 똑같이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당장 안정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부부장은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종료되더라도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다수일 것"이라며 "수급 구조 자체가 바뀔 수 있는 모멘텀이나 시그널이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시장에서는 FOMC가 내달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유승창 센터장은 "경기는 안 좋은데 물가상승은 계속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심이 이어질 것"이라며 "물가 부담이 높다 보니 금리 인상과 긴축 조치가 이어지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센터장은 다만 "현재 시장이 언더슈팅(단기 급락) 국면을 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시장이 6월까지 연준의 스탠스에 적응하고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이 완화된다면 하반기로 가면서 지수가 다시 상승하는 그림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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