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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장에 공매도까지…힘 못쓰는 대형주

  • 2022.05.19(목) 09:36

증시 조정 고착화…코스피·코스닥 차별화
지수 비중 큰 대형주 부진에 코스피 몸살
종소형주 선호에 공매도 겹치며 투심 냉각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 국면이 점차 고착화되는 가운데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의 차별화도 진행되고 있는 양상이다. 지수 수익률 측면에서 아우 격인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나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부진의 원인을 대형주에서 찾는 모양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면서 분위기 전환에 애를 먹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공매도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어 당분간 힘겨운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추세적 반등 기다리는 대형주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현재까지 코스피지수는 13% 넘게 떨어졌다. 지난해 연말과 올초 3000포인트 부근에서 움직임을 이어가던 지수는 2600포인트 밑으로 내려앉았다. 

지수 낙폭 면에서는 같은 기간 18% 가까이 빠진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더 부진하다. 1000포인트 위에 형성됐던 지수는 어느새 850포인트 대까지 밀렸다. 다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점차 바뀌고 있다.

이달 초부터 현재까지 열린 12번의 장 중에 코스피지수가 상승 마감한 일 수는 3거래일에 불과하다. 반면 코스닥지수는 13일 이후 4거래일 째 연속 상승 마감 중이다. 아직 추세적인 방향성을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따르지만 단기적으로는 코스피와 다른 행보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증권가에서는 대형주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진데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선호도 저하의 주범은 환율로 지목하고 있다. 최근 계속되는 달러 강세 기조로 인해 외국인들이 기초지수를 단순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에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폭등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대형주보다 중소형주를 선택하고 있다"며 "환율에 민감한 외국인 투자자가 패시브 펀드 자금을 한국에서 뺄 경우 해당 펀드의 기초지수를 구성하는 대형주들이 매도 압력에 노출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형주 기피 현상은 개인보다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더욱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우선주 제외)의 외국인 지분율에 일부 반영되고 있다. 이들 종목 가운데 SK하이닉스와 LG화학, 기아를 제외하면 외국인 지분율이 연초 대비 낮아졌다.

이중 외국인이 가장 비중을 크게 줄인 종목은 시총 2위인 LG에너지솔루션으로 지난 1월 말 상장 당시 5.49%였던 지분율은 현재 2.95%까지 축소된 상태다. 코로나19 특수에 편승한 국내 대표 언택트 종목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각각 2.39%, 2.35%포인트 씩 빠졌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시 전반의 어닝 서프라이즈로 실적 시즌 분위기는 좋았지만 증시는 이에 반응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코스피지수는 지난 3월말 이후 6% 가까이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코로나 이후 2년간 영향력이 높았던 개인은 증시 하락 및 금리 상승이 겹치며 예전과 같은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개인의 공백을 메워야 할 외국인은 매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대형주들에 대해서는 향후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 부각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점점 드리우는 공매도 그림자 
 
수급 측면에서 나타나는 종목 선호도와 함께 공매도 또한 대형주들에 부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시총 상위 종목 중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LG에너지솔루션 등에서 심상치 않은 기류가 관찰되고 있다.

두 종목 모두 최근 높은 수준의 공매도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직전 40거래일간 집계된 평균 공매도 비중은 18.15%다. 이는 21.09%의 LG디스플레이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LG에너지솔루션도 점차 하락 베팅이 느는 추세다. 같은 기간 전체 거래량 대비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12.96%다. 수치 자체는 삼성바이오로직스보다 상대적으로 낮지만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비중이다.

잠재적 공매도 물량으로 여겨지는 대차잔고가 증가하는 점도 눈에 띈다. 공매도가 부분적으로 재개된 시점은 지난해 5월부터 연말까지 5조3000억원, 2조3000억원을 나타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차잔고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7조2000억원, 2조6000억원을 가리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증가폭이 크지 않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2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 아니라 시총 상위권에 속한 다수의 종목에서 대차잔고가 늘었다. 같은 기간 카카오는 1조2000억원에서 1조7000억원으로, 네이버는 1조2000억에서 1조6000억원, LG화학은 1조6000억원에서 1조8000억원으로 빌린 주식 수가 많아졌다.

한 애널리스트는 대형주 주가 수익률 부진에 대해 거시 경제 환경에 대한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결과라는 진단을 내리면서도 공매도 비중 또는 대차잔고가 증가한 종목들에 한해서는 일부 낙폭을 키우는 효과도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아무래도 매크로(거시 경제) 환경이 인플레이션율이나 공급망 교란 등으로 불안하게 전개되면서 기업들의 향후 기대 실적을 낮춘 게 주가 수준을 끌어내린 주원인으로 볼 수 있다"며 "주가 수익률 부진에 대한 모든 책임을 공매도에 묻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공매도 거래 비중이 최근 유의미하게 늘었거나 또는 대차잔고 등이 증가한 종목의 경우 주의할 필요는 있다"며 "꼭 대형주가 아니라도 주가가 하락하는 과정에서 이런 요소들로 인해 주가 변동성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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