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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대 오르는 신라젠·코오롱티슈진...거래재개 가능성은

  • 2022.09.27(화) 06:11

각각 내달 12일, 25일 심사 예정
사실상 최종심…개선노력 인정받나

국내 주식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든 바이오 기업 두 곳의 운명이 다음 달 결정된다. 신라젠과 코오롱티슈진의 상장 유지 여부를 판단하는 심사가 예정된 것이다. 사실상 최종심에 해당하는 만큼 23만명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은 한국거래소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2020년부터 횡령·배임 혐의로 매매 거래가 정지된 신라젠은 내달 12일, 미국 임상 성분 논란, 횡령 등으로 2019년부터 거래가 멈춘 코오롱티슈진은 같은 달 25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받게 될 예정이다. 사측이 상장 유지를 위해 갖은 노력을 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거래 재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신라젠·코오롱티슈진 심판대로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시장위)는 내달 12일까지 신라젠의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한다.

신라젠은 전 임원의 횡령·배임 혐의로 지난 2020년 5월부터 거래가 중단된 상태다. 올해 초 1심인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가 상장폐지를 의결했으나 이후 2심격인 시장위가 6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했다. 8월18일 개선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신라젠은 이달 8일 개선계획을 이행했음을 증명하는 내용의 서류를 거래소에 제출했다. 코스닥 종목의 상장폐지 심사는 기심위→시장위→시장위 3심제를 거친다. 

사측은 거래소에 제출한 경영 개선 계획과는 별도로 2대주주이자 재무적투자자(FI)인 뉴신라젠투자조합에 의무보호예수 기간 연장을 공식 요청해둔 상황이다. 신라젠 소액주주들은 투자조합이 보유한 1250만주의 보호예수기간이 9월에 해제되는 만큼 거래 재개 이후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리스크)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라젠 소액주주 수는 16만5483명으로 발행주식의 66.1%를 보유 중이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심판대에 오르는 바이오 종목은 하나 더 있다. 바로 4년째 거래가 중단된 코오롱티슈진이다. 이 회사 소액주주 수는 6만4332명이며, 이들은 전체 발행주식의 34.5%를 쥐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2019년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던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성분 정체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면서 거래가 정지됐다. 인보사의 주 성분이 연골세포가 아니라 신장세포로 밝혀지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내렸다. 이에 결국 코오롱티슈진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돼 거래가 정지됐다.

기심위는 2019년 8월 코오롱티슈진에 대해 상장폐지 의결을 내렸고, 시장위는 같은 해 10월 1년의 개선 기간을 부여했다. 이듬해 시장위는 상장폐지를 의결했으나 회사 측의 이의제기로 다시 1년의 개선 기간을 줬다. 이 기간이 끝난 뒤 올해 2월 시장위가 열렸지만 결론을 내지 못해 심의를 속개했다. 

이와 별개로 2020년 7월에는 전 임원의 27억원의 횡령 사건이 발생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됐다. 횡령·배임 혐의로 인해 상장적격성 심사 대상에 지정된 건 2021년 7월이 돼서다. 이후 기심위는 1년의 개선 기간을 부여했고 이는 지난 8월31일 종료됐다. 코오롱티슈진은 이달 23일 개선 계획 이행 내역서를 제출했다. 시장위는 10월25일까지 자료를 검토하고 상장폐지 여부를 판가름한다.

거래소에서는 두 갈래로 진행 중이던 코오롱티슈진의 상장적격성 심사를 다음 달 중 통합해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거래가 정지된 지 벌써 3년의 시간이 흐른 데다 심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업에 대한 종합심사를 시행해야 하기 때문에 가급적 동시에 심의를 여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외부 위원이 있고 위원 구성도 달라 조율이 필요한 만큼 관련 절차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개선 노력, 거래 재개로 이어지나

3심제 중 2심까지 모두 마친 신라젠과 코오롱티슈진에 다음 달 심사는 사실상 최종심에 해당한다.

시장위가 신라젠에 내릴 수 있는 결정은 상장유지(거래재개), 상장폐지, 심의 속개 또는 6개월 이하의 개선 기간 부여 등 4가지다. 만일 상장폐지 결정이 나온다면 신라젠은 이의신청을 제기해 다시 시장위의 재심의를 받을 수 있다. 

이미 시장위로부터 1년의 개선 기간을 부여받은 코오롱티슈진은 추가적인 개선 기간을 받는 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상장유지, 상장폐지, 심의 속개 등의 선택지만 남아있다. 

시장에선 이들 종목의 거래 재개를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신라젠은 경영 개선 계획 중 관건으로 여겨진 신규파이프라인 추가에 성공했다. 최근 스위스 제약기업 바실리아와 항암제 후보물질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하면서다.

코오롱티슈진의 경우 지난달 33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면서 재무건전성을 보완했다. 앞서 올 8월과 작년 12월에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각각 388억원, 355억원을 조달했다. 아울러 작년부터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을 개시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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