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이 제로 수수료 프로모션의 뒤를 이을 리테일 강화 전략으로 디지털 투자 플랫폼 런칭을 예고했다. 시장이 우려한 제로 수수료 프로모션의 비용 부담에 대해선 1000억원에 불과하다며 '장기적 투자'의 일환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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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이사는 19일 2024년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무료 수수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준비하고 있는 새로운 디지털 투자 플랫폼을 런칭해 고객에게 혁신적인 서비스와 상품 차원이 다른 디지털 투자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고객과 회사가 윈윈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메리츠증권은 Super 365계좌의 수수료 0원 프로모션으로 회사가 부담하는 비용은 1000억원에 그친다고 밝혔다. 메리츠증권은 작년 11월 출시한 Super 365계좌 이용 투자자들에게 2026년 말까지 거래, 환전 수수료를 무료로 우대하고 있다. 당초 시장에서는 관련 비용이 조단위에 달할 것이란 예측이 나왔으나 이를 일축한 것이다.
장 대표는 "시장 상황이나 영업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현 상황을 고려해 프로모션이 진행되는 2026년 말까지의 수수료 비용 부담 총액은 최대 1000억원 선"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로 수수료 프로모션은 단순히 비용 지출하기 보다는 리테일 부문에서도 메리츠증권이 선두 주자로서 자리매김하고 전사의 다른 부문과 시너지를 내기 위한 장기적인 투자"라고 부연했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IB사업의 무게추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기업금융으로 무게추를 옮긴 배경으로 '기업금융의 높은 성장성'을 지목했다. 최근 메리츠증권은 전통 IB강화를 위해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대표이사를 고문으로 영입했으며, 기업금융본부를 신설해 송창하 전 NH투자증권 신디케이션 부문 대표를 본부장으로 앉혔다.
김종민 메리츠증권 대표이사는 "자기자본과 적합한 인재 풀의 확장으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영역 자체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사례로 부동산 금융 부분에 강자 지위를 유지하면서도 최근 몇 년간 롯데그룹 홈플러스, 고려아연 등 일반 기업금융의 빅딜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그룹들의 주력 사업 경쟁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 사모펀드의 입지가 강해지고 지배구조 개선 이슈가 중요해졌다"며 "재무구조 개선 및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관련된 다양한 기업금융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기업금융 딜 소싱에선 양보단 질을 중심에 두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DCM, ECM 등 전통적인 비즈니스 유닛을 채워가는 과정에서도 위험 대비 수익성을 중시한다"며 "외형경쟁보다는 실질 가치 창출을, 무겁고 두터운 인력구조보다는 매트리스 방식을 고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은 기업금융 부문 강화에 따른 추가적은 자본수요는 기관개인을 대상으로 셀다운과 상품 공급기능을 강화해 자산 회전율을 높여 해결하겠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셀다운 및 북 회전율 증대를 통해 고객에 대한 양질의 상품 공급 기능 강화와 수익창출력 극대화를 동시에 달성하면서 상업영업 영역 확대에 따른 자본 할당의 이슈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리테일과 기업금융 확장으로 포트폴리오 확대가 기대된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는 "전통IB 핵심인력을 영입해 부동산 이외의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트레이딩북이 전년보다 커져서 양날의 칼이긴 하나 과거의 안정적 실적과 비교해 이익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메리츠화재와 마찬가지로 해외 투자에 대한 감액 상각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메리츠증권의 연결당기순이익은 6960억원으로 전년대비 18% 증가했다. 별도기준으로는 6301억원으로 48% 늘었다. 자회사인 메리츠캐피탈의 배당수익을 제외한 순수한 순이익으로 따지면 5246억원으로 23% 증가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IB부문 수익은 3794억원으로 작년대비 60% 증가했다. 신규 딜 성사와 충당금 일부가 환입된 덕분이다. 자산운용 수익은 5091억원으로 44% 늘었으며, 위탁매매는 652억원으로 3% 증가했다. 반면, 금융수지 수익은 금리 하락 영향으로 5% 감소한 4083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