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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 워치]1년새 상장사 3개 삼킨 주성그룹, 외형확장 부담은 주주 몫

  • 2026.02.05(목) 09:00

1년 만에 상장사 3곳 직간접 인수로 덩치 키워
‘고가 구주·저가 신주’, 주주 희석 속 지배력 강화
‘외형 성장’ 실속은 오너가, 비용 부담은 주주 몫

박진수 회장이 이끄는 주성그룹이 코스닥 상장 원전 솔루션 업체 오르비텍을 중심으로 인수합병(M&A) 지형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계열사 비앤피주성을 통한 오르비텍 인수, 오르비텍의 파인테크닉스 인수가 맞물리며 복수의 상장사를 아우르는 지배구조를 단기간에 구축하는 모습이다.

다만 연쇄적 M&A 이면에는 향후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대규모 잠재 매도 물량, 이른바 ‘오버행’ 리스크가 누적되고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거래 과정에서 저가의 신주 발행은 물론 향후 주가 상승시 물량 부담을 가중시킬 전환사채(CB) 잔액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제이에스링크→파인테크닉스→오르비텍…1년새 상장사 3곳 직간접 인수

주성그룹은 최근 계열사 주성씨앤에어와 비앤피주성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서 빠르게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주성씨앤에어는 지난해 3월 26일 오르비텍으로부터 제이에스링크 지분 319만2341만주(14.2%)를 239억원에 사들이며 그룹 확장의 신호탄을 쐈다.

지난해 12월 26일에는 오르비텍이 특수조명 업체 파인테크닉스의 지분 507만751주(12.63%)를 25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오르비텍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무려 297.6%나 지불하며 시가보다 3배 비싼 주당 4930원에 구주를 사줬다. 동시에 50억원 규모의 파인테크닉스 유상증자에 참여, 구주 가격보다 3000원 이상 저렴한 주당 1388원에 신주 21.19%를 확보하며 전체 인수 단가를 낮췄다. 구주 대금 가운데서도 200억원은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50억원은 오르비텍이 발행한 전환사채(CB)로 대체하는 방식을 택했다.

당시만 해도 별개처럼 여겨졌던 딜은 주성그룹이 오르비텍 본체 인수에 나서면서 실체가 명확해졌다. 오르비텍의 파인테크닉스 인수가 끝난 직후인 12월 29일 주성그룹 계열 비앤피주성은 오르비텍의 최대주주 성진홀딩스로부터 지분 301만5174주(10.88%)를 300억원에 취득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올해 1월 28일에는 100억원 규모의 신주까지 취득했다. 이 과정 역시 구주에는 140%대 프리미엄을 붙인 반면, 신주는 시가보다 10% 할인된 가격(3476원)으로 책정해 인수자 부담을 덜었다. 

현재 진행 중인 오르비텍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그 자회사인 파인테크닉스의 경영권까지 동시에 확보하게 된다. 이를 통해 주성그룹은 기존 상장 계열사인 주성코퍼레이션에 이어 제이에스링크, 오르비텍, 파인테크닉스를 더해 총 4곳의 코스닥 상장사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게 된다. 1년 만에 상장사 3곳이나 늘린 것이다.

이 같은 거래 구조 속에는 매도자에게 파격적인 경영권 프리미엄을 통한 '엑시트' 기회를 보장하고, 인수자인 주성그룹 계열은 신주 인수와 메자닌(주식연계채권)을 병행해 전체 매입 단가를 낮추는 전략이 들어있다.

매도자 측은 시가 대비 몇 배 높은 가격에 구주를 처분하며 자본 이득을 극대화하고, 주성그룹은 유상증자와 CB 발행을 적절히 섞어 현금 유출을 억제하면서도 빠르게 지배력을 확보하는 전략적 교집합을 찾은 셈이다.

대주주간의 거래 과정에서 소외된 것은 소수주주들이다. 시가보다 저렴한 신주가 대거 발행되고, 전환사채 잔액이 불어나면서 주식가치 희석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대주주 간의 지배권 거래 이면에 일반 주주들은 자산 가치 하락과 불확실성이라는 리스크를 오롯이 떠안게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겉으로는 개별 거래처럼 보이지만, 자금 흐름과 거래 간격을 보면 하나의 경제적 행위로 묶어 판단될 소지가 크다”며 “특히 이 과정에서 고가의 구주 매입과 저렴한 신주 발행을 병행했다면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를 희석시키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인수자 부담은 낮추고 주주 부담은 키우고… ‘저가 CB’에 쏠린 눈

특히 주주 입장에서 봐야할 점은 인수합병 거래 와중에 쏟아낸 메자닌이다. 오르비텍은 지난해 11~12월에만 8회차부터 11회차에 이르는 총 4개의 CB를 찍어내며 집중적으로 자금을 끌어모았다. 여기에 과거 투자자로부터 되사온 102억원 규모의 7회차 CB 재매각도 진행하고 있다.

모두 파인테크닉스 인수와 운영자금 조달 목적이다. 이들 CB의 발행·재매각 규모는 262억원, 전환 가능한 주식수는 총 724만1165주다. 발행주식총수 대비 24% 수준의 물량이다.

오르비텍이 파인테크닉스 인수 전에 잇따라 발행한 전환사채(CB)

특히 투자자들에게 우려스러운 대목은 CB의 ‘낮은 전환가격’이다. 오르비텍이 발행한 7~11회차 CB의 전환가격은 대개 3000~4000원 선에 형성돼 있다. 오르비텍 인수주체인 비앤피주성이 취득하는 구주 가격 9949원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향후 오르비텍의 주가가 상승할 경우 저가에 물량을 선점한 CB 투자자들은 차익 실현에 나설 강력한 유인을 갖게 된다.

이 가운데 8·11회차 CB는 이러한 오버행 우려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CB를 인수한 주체가 파인테크닉스의 옛 주인과 그룹 내 계열사이기 때문이다. 오르비텍은 파인테크닉스의 경영권을 가져오는 대가로 현금 200억원과 함께 50억원 규모의 8회차 CB를 파인테크닉스 기존 대주주인 코데스, 파인디앤씨에 발행했다. 이른바 ‘대용납입’을 통해 현금 부담을 줄인 것이다.

파인테크닉스의 기존 대주주들이 오르비텍 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대규모 물량을 손에 쥐게 된 것이다. 특히 두 CB의 경우 표면금리와 만기금리가 모두 0%로 책정돼 향후 주식 전환을 통한 시세 차익 실현이 유일한 목적인 메자닌이다.

이 같은 우려는 피인수기업인 파인테크닉스도 예외는 아니다. 이 회사는 오르비텍을 최대주주로 맞이하자마자 총 120억원 규모의 CB를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팔아치웠다. 해당 물량은 과거 파인테크닉스가 발행했던 CB 중 일부를 인수 주체인 오르비텍이 콜옵션(매도청구권)을 행사해 확보해 뒀던 것이다. 돌려받은 CB를 소각해 잠재 물량을 없애기 보단 새로운 FI들에게 재매각한 것이다.

CB 발행 당시 최초 전환가액은 2415원이었다. 그러나 이후 주가 하락에 따라 현재 1442원까지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이 이뤄졌다. 주식으로 바꿀 수 물량이 대폭 늘어났다는 의미다. 파인테크닉스의 현 주가가 2000원 초반 수준임을 감안하면 FI들은 주식 전환 즉시 40% 이상의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어 사실상 언제든 매물이 쏟아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향후 주가 상승 국면에서도 상단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배구조 개편에 필요한 자금 조달 비용을 잠재적 주식 물량으로 대체한 결과, 일반 주주들은 기업가치 제고 효과보다 오버행 부담을 먼저 떠안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파인테크닉스가 재매각한 9회차 전환사채

주성그룹 2세 회사가 주도하는 외형 확장

일련의 거래를 주도한 주성그룹은 박진수 대표를 정점으로 공고한 수직계열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출자 고리는 '박 대표주성씨앤에어·비앤피주성제이에스링크(코스닥)·주성코퍼레이션(코스피)'로 이어진다. 박 대표는 개인회사 격인 주성씨앤에어를 통해 그룹 지배력의 뿌리를 내렸으며, 주성씨앤에어는 다시 코스닥 상장사인 제이에스링크 지분 28.1%를 보유 중이다.

그룹의 공격적인 외연 확장은 비앤피주성이 주도한다. 이 회사는 박 대표의 자녀 박지현·박준범 씨가 각각 33.33%, 박 대표 본인이 16.34%의 지분을 가진 가족회사다. 사실상 승계용 회사다.

상황이 이런 만큼 시장에서 제기되는 주주가치 희석 우려는 주성그룹이 최소한의 자본으로 단기간에 그룹의 외형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부수적 비용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너 일가, 특히 2세들이 지배하는 비상장사를 최상단에 세워 지배력 확장이란 실속은 챙기면서, 인수 과정에서 뿌린 CB와 신주 발행에 따른 주가 희석 리스크는 기존 상장사 주주들이 나눠 짊어지기 때문이다.

비앤피주성이 오르비텍 인수를 완료하면 주성그룹의 상장사 포트폴리오는 4곳으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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