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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개선된 한온시스템, 주주들은 웃지 못하는 이유

  • 2026.02.04(수) 14:00

4분기 영업익 흑자전환 등 체질 개선 신호탄
연속 증자에 1년 새 주식 수 92% 급증
"유상증자로 EPS 회복 속도 제한적"

한온시스템이 고강도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으나, 대규모 유상증자로 인한 주식 수 증가가 주가 회복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실적 개선세는 뚜렷하지만, 주주들이 체감하는 가치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4분기 매출 2조7000억원, 영업이익 912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매출은 전년 대비 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우호적인 환율 환경과 관세 비용 리커버리, 판가 조정 효과가 매출과 수익성 개선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1961억원으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주요 고객사인 GM과 포드가 전기차(EV) 개발 계획을 축소함에 따라, 그간 쌓아온 관련 유무형자산에 대해 약 2000억원 규모의 손상차손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실적 발표 이후 한온시스템은 체질 개선을 위한 올해 가이던스도 함께 제시했다. 매출액 11조원 이상, 영업이익 4500억원, 영업이익률 4%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인력 구조조정과 물류 운영 효율화, 재료비 절감을 통해 단계적으로 원가율을 낮추고,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투자 금액을 상회하도록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실적 회복의 방향성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두 차례의 유상증자로 인해 발행 주식 수가 기존 대비 51% 급증한 점을 기업가치 재평가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최근 1년 사이 두 차례에 걸쳐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다. 먼저 2024년 12월 한국타이어가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60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이어 1년 만인 지난해 12월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약 98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추가로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발행주식 총수는 기존 5억3380만주에서 10억2626만주로 무려 92% 급증했다. 조달된 자금 중 1조원 이상이 채무 상환에 투입되면서 부채비율은 낮아졌지만,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는 그만큼 희석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지분가치 희석에 따른 부담은 주당순이익(EPS) 추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온시스템의 EPS는 2023년 96원을 기록했으나, 2024년 -311원, 2025년 -234원으로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수익성이 개선되더라도 이익을 나눠 가질 주식 수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난 탓에 EPS 회복 속도가 실적 개선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가장 최근 이뤄진 증자의 경우 신규 사업 확장보다는 채무상환 등 재무구조 정상화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늘어난 주식 수만큼의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주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비용 절감 중심의 수익성 개선이 어느 수준까지 지속 가능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한다”며 “유상증자에 따른 주식 수 증가로 주당 가치 희석이 발생하면서 EPS 회복 속도 또한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현대차그룹의 열관리 제품 내재화 가능성과 신규 미래 사업 수주 부재 등을 중장기 리스크 요인으로 꼽으며, 목표주가를 3000원,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했다. 그는 “2026년까지 안정적인 흑자 기조 유지와 신규 수주 가시성 확보 여부와 투자자 신뢰 회복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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