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시스의 최근 인수합병(M&A) 행보는 외형 확장에 초점을 맞춘 통상적인 인수 전략과는 구분된다. 지난해 최대주주 베인캐피탈 주도로 이루다를 합병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강한 데 이어, 최근에는 브라질 유통사를 인수하며 유통망까지 넓혔다. 제품 경쟁력 강화에서 출발해 유통 통제, 지역 확장으로 이어지는 성장 전략을 단계적으로 실행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클래시스는 지난해 10월 브라질 현지 법인을 통해 JL헬스의 지분 77.5%를 182억원에 인수했다. JL헬스는 브라질 미용 의료기기 시장의 최대 유통기업인 메드시스템즈를 갖고 있다.
메드시스템즈는 브라질 내 클래시스의 핵심 유통 파트너다. 브라질 사업 공백 기간 동안 태국·러시아·미국 등 다른 수출국 매출로 성장세를 이어왔던 클래시스가 남미 핵심 시장까지 보폭을 넓히는 셈이다.
증권가는 메드시스템즈가 연결 재무제표에 편입됐을 때 올해 약 700억원 수준의 추가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다혜 하나증권 연구원은 "메드시스템즈는 올해 1분기 중 클래시스의 연결법인으로 편입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회사는 약 700억원 규모의 외형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단기적인 희석과 장기적인 내실이 동시에 읽힌다. 메드시스템즈의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마진은 10% 초반으로 클래시스(50%) 대비 낮아 연결 편입 시 전체 이익률의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메드시스템즈의 매출의 60% 이상이 이미 클래시스 제품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인수 후 추가적인 원가나 판관비 부담이 늘어날 여지가 적고, 오히려 중간 유통 단계에서 발생하던 마진을 내부로 흡수하는 효과가 크다.
유통사의 매출을 단순 합산하는 게 아니라 기존 판매망을 내재화해 영업 효율을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외형이 50% 급증하는 과정에서도 연결 영업이익률을 기존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M&A가 외형 성장과 수익성 보전이라는 실질적 실익을 모두 챙긴 선택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김 연구원은 "메드시스템즈의 2024년 EBITDA 마진은 10% 초반 수준으로, 연결 편입 시 단기적인 수익성 희석 가능성은 존재한다"면서도 "다만 매출의 약 60%가 클래시스 제품 판매로 구성돼 장비 원가 부담이 제한적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영업이익률은 49.5%를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투자은행(IB) 업계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탈의 볼트온 전략이 보다 선명하게 드러난 사례로 보고 있다. 이루다 인수가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에 초점을 맞춘 거래였다면 메드시스템즈 인수는 유통 채널을 직접 확보해 글로벌 침투율을 끌어올리는 단계라는 평가다. 피인수기업을 중심으로 시너지가 나는 유관 기업들을 덧붙여 기업가치를 키워온 베인캐피탈의 투자 방식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베인캐피탈의 클래시스 엑시트(투자금 회수) 시계도 빨라지는 모습이다. 베인캐피탈은 지난해 5월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을 통해 지분 6%를 매각하며 원금의 약 34%에 달하는 2280억원을 선제적으로 회수했다. 여기에 매년 규모를 키워온 배당 수익까지 고려하면 이미 상당한 수익을 실현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루다 합병과 브라질 유통망 내재화로 외형과 수익성이 정점에 달하는 시점에 맞춰 베인캐피탈이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내다본다. 통상적인 PEF 운용사의 포트폴리오 보유 기간보다 이른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엑시트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다.
IB업계 관계자는 "베인캐피탈은 펀드 만기에 구애받기보다 투자 자산의 성장 속도와 시장 여건에 맞춰 엑시트 시점을 유연하게 조정해온 하우스"라며 "클래시스 역시 실적 가시성이 빠르게 높아질 경우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엑시트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