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당국이 인프라펀드 관련 회계처리 기준을 손질하면서 기관 자금이 확대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만기없는 폐쇄형 펀드의 경우 평가손익을 당기순이익이 아닌 기타포괄손익으로 처리할 수 있게 해주면서다. 이에 업계에선 상품 준비에 박차를 가하며 은행, 보험 등 금융회사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부담 요인도 있다. 홈플러스 사태로 여파로 사모펀드 규제법안이 속속 발의되는 가운데 사모형태로 조성된 인프라펀드에도 자칫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회계처리 기준 손질에 기관 자금유입 기대감
금융투자협회는 지난달 회계기준원에 만기를 정하지 않은 폐쇄형 인프라펀드의 손익 관련 회계처리를 문의한 결과, 이를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로 처리할 수 있다는 답을 받았다.
인프라펀드는 도로, 철도, 항만, 발전소 등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여기서 나오는 통행료나 전기판매료를 수익으로 삼는다. 예를 들어,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가 있으면 자산운용사는 그 프로젝트의 재무를 책임지는 특수목적법인(SPC)을 하나 만든다. 이때 SPC는 은행으로부터 선순위 대출을 받는 한편 후순위 대출, 지분투자로 구성된 펀드로 돈을 조달한다. SPC가 20년에 걸쳐 먼저 선순위대출을 갚기 때문에 펀드 투자자들은 이후부터 이자와 배당 등 수익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따라서 장기투자가 가능한 보험, 은행, 연기금이 주요 출자자(LP) 역할을 하고 있으며 사모 형태로 조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재 435여개의 인프라펀드 가운데 공모 상품은 2006년 증시에 입성한 맥쿼리인프라와 작년 상장한 KB발해인프라 단 두 개뿐이다. 그러나 몇 년새 금융회사들의 투자가 소극적으로 돌변하며 성장세가 주춤해진 모습이다. 금투협에 따르면 주요 자산운용사 6곳이 운용하는 인프라펀드에서 보험사가 차지하는 비율이 2020년 80%에 달했지만 점차 줄어 2024년말에는 10%로 집계됐다. 30년 만기가 대부분인 인프라펀드에 투자할 경우 평가손익이 당기순이익에 악영향을 줘 회계 부담이 큰 탓이다.
이에 금융위는 회계기준원과 금융감독원과의 논의를 거쳐 영구 폐쇄형 인프라펀드의 평가손익을 기타포괄손익으로 분류할 수 있도록 해 당기손이익에 반영하지 않아도 된다고 기준을 명확히 했다. 이에 따라 운용업계에서는 이번 회계기준 손질로 은행, 보험사 등 금융사들의 자금 유입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사모 인프라펀드는 영구폐쇄형으로 만들수 있었는데 회계처리 기준 적용이 명확치 않아 펀드를 조성하려는 수요가 없었다"며 "이번에 기준이 명확해지면서 보험사 등의 수요가 생겼고 관련해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사모펀드 규제에 인프라펀드 불똥 튀랴
다만 변수로 떠오른 건 정치권의 사모펀드 규제 기류다.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여권을 중심으로 사모펀드의 차입 한도를 제한하거나 배당이나 자산매각을 제한하는 법안이 줄줄이 발의되고 있는데, 이 경우 사모형 인프라펀드 역시 규제 범위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르면 사모펀드의 차입한도를 순자산액 4배에서 2배로 축소하고 SPC를 통한 자산거래를 할 때 이해상충 여부와 방지책을 금융위에 보고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법안은 기업인수 목적 펀드만 대상을 특정하지 않고 있어 입법이 완료되면 모든 유형의 사모펀드에 적용될 수 있다.
시장에선 사모펀드를 총망라한 규제가 적용될까 우려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문제가 된건 기업을 인수해 자산을 빼먹거나 기업이 보유한 자산을 담보로 레버리지를 많이 일으킨 사모펀드만 규제를 해야 하는데 부동산, 인프라펀드도 같이 적용이 되도록 법안이 구성돼있다"며 "취지에 맞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정교하게 법안을 바뀔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