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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집중투표 산정 방식 변경 논란…영풍·MBK “의결권 반영 왜곡”

  • 2026.03.24(화) 17:58

1년 만에 바뀐 표결 기준 절차적 정당성 도마
영풍·MBK “안 쓴 표 몰아주는 투표 왜곡”
고려아연 “주주 의사 존중한 정당한 방식”

24일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을 위한 집중투표제 의결권 산정 방식을 둘러싸고 경영진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 간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회사 측이 지난해와 다른 기준을 도입하면서 절차적 정당성과 표 대결에 미칠 영향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양상이다.

쟁점은 해외 기관투자자의 ‘과소표결’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있다. 집중투표제는 선임할 이사 수만큼 의결권이 배수로 부여되지만, 해외 주주들은 시스템 제약으로 보유 의결권을 전부 사용하지 않고 일부 후보에게만 표를 행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기존에는 실제 행사된 표만 인정하고 나머지는 무효로 처리했지만, 고려아연은 이번 주총에서 이른바 ‘프로라타(pro rata)’ 방식을 적용했다. 사용되지 않은 의결권까지 포함해 특정 후보에게 집중된 것으로 간주해 재배분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100주를 가진 주주가 이사 5명을 선임하는 투표에서 특정 후보 한 명에게 100표만 던졌다고 가정한다면 기존 방식은 실제 기입된 100표만 인정하고 나머지 400표는 무효로 처리한다.

반면 프로라타 방식은 해당 주주가 특정 후보에게 찬성 의사를 밝힌 이상 사용 가능한 500표 전체를 그 후보에게 몰아준 것으로 간주해 재배분하는 식이다.

영풍·MBK 측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전 룰 협의에서 예탁결제원 집계 기준을 따르기로 했음에도 주총 현장에서 기준이 바뀐 것은 의장권 남용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일부 후보에게만 표를 던진 것은 나머지 의결권에 대한 기권 의사로 봐야 하며, 이를 사후적으로 재배분하는 것은 주주 의사를 왜곡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영풍·MBK 측은 “이미 기 적용된 기준을 주총에서 갑자기 변경한 것은 단순한 해석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결과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특히 이번 기준 변경이 치열한 표 대결 국면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논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영풍·MBK 측의 주장이 일방적이고 왜곡된 것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번 산정 방식은 외부 전문가의 자문과 법률 검토를 거친 합리적인 기준”이라며 “찬반 여부와 상관없이 주주의 의사를 있는 그대로 충실히 반영하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영풍·MBK 측의 비판에 대해 “외국인 주주의 지지 규모를 자의적으로 추측해 내놓은 예단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기준 변경이 주주가 명확히 행사하지 않은 의결권까지 사후에 재배분한다는 점에서 투표의 본질을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의결권을 어느 범위까지 행사할지는 주주의 판단 영역”이라며 “기입되지 않은 표를 사후에 특정 후보에게 배분하는 식의 해석은 주주의 당초 투표 취지와 차이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표결 결과에 따라 낙선한 후보 측이 주주총회 결의 취소 소송이나 효력 정지 가처분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주총 이후에도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진통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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