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터넷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으로 오픈마켓을 접고 쇼핑 사업에 힘을 빼던 네이버가 다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중심으로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강화하는가 하면 검색포털 네이버에도 관련 서비스를 하나둘씩 붙이고 있다. 라인 이후 새로운 먹거리로 쇼핑 사업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라 관심이 모인다.
▲ 검색포털 네이버는 작년 말부터 모바일 웹사이트의 쇼핑면 구성을 개선하는 등 쇼핑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
네이버는 지난 6일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을 통해 해외 직구 서비스 '라인딜'과 명품 브랜드 전문 쇼핑몰 '라인딜 럭셔리'를 각각 오픈했다. 라인딜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통해 아마존 등 해외 쇼핑몰에서 물건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쇼핑 서비스다. 이와 함께 선보인 라인딜 럭셔리는 이태리 직수입 명품 등을 다루는 쇼핑몰이다.
이 두 개 서비스의 직접적인 운영 주체는 라인플러스다. 라인딜 럭셔리는 라인플러스가 맡고, 라인딜은 라인플러스의 미국 현지 법인이자 자회사인 '라인유로·아메리카'가 담당한다. 이들 회사는 지배구조상 네이버-라인주식회사-라인플러스-라인유로·아메리카로 연결된다. 라인플러스는 네이버의 손자회사로 라인의 글로벌 서비스와 마케팅을 측면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곳이다. 이번 쇼핑 서비스도 검색포털 네이버가 아니라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 맞춰졌다.
네이버는 라인을 중심으로 전자상거래 기반을 갖춰 나가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라인페이'라는 모바일 결제서비스를 내놓았는데 이번 쇼핑 서비스에도 접목하기로 했다. 라인이라는 강력한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쇼핑몰(라인딜)에서 상품을 고르고, 결제(라인페이)까지 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상품 검색부터 결제에 이르는 과정을 원스톱으로 제공한다는 구상은 라인 뿐만 아니라 검색포털 네이버에도 똑같이 적용될 전망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광고주를 대상으로 컨퍼런스를 열고 모바일을 중심으로 전자상거래 사업을 강화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같은해 12월 오프라인 매장의 상품을 모바일을 통해 공유하거나 구매할 수 있도록 '샵 윈도'라는 서비스를 오픈했다. 이르면 올 1분기에는 라인페이와 별개의 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가칭)'도 내놓을 계획이다. 이외 TV 채널에서 나오는 제품을 바로 검색해 구매 가능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네이버가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 이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원래 네이버는 '검색을 앞세워 유통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자 지난해 6월 '샵N'이란 오픈마켓 서비스를 종료한 바 있다. 네이버는 지난 2013년부터 부동산과 맛집, 여행, 지역 정보 등에서 차례대로 손을 떼왔는데 쇼핑 마저 힘을 뺀 것이다.
네이버가 오픈마켓을 접은 지 반년도 안돼 쇼핑 분야에 다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은 이 시장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32조432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 성장했다. 이 기간 모바일을 통한 쇼핑 거래액은 9조9130억원으로 무려 135% 급증했다. 네이버로서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이미 최대 경쟁사 다음카카오 역시 소셜쇼핑 '카카오픽'을 비롯해 전자결제 '카카오페이' 등을 잇따라 선보이며 자체 쇼핑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시선을 밖으로 돌리면 구글과 아마존, 페이스북, 알리바바 등 인터넷에 기반을 둔 정보기술(IT) 업체들이 결제부터 배송에 이르기까지 쇼핑 사업의 판을 벌리는 상황이다.
한 인터넷 업체 관계자는 "검색포털 네이버는 기존 광고 사업 외 이렇다할 수익원이 없다"라며 "네이버가 PC에 이어 모바일에서 패권을 이어갈 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먹거리 사업으로 쇼핑이 매력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