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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5G 상용화…'빛과 그림자'

  • 2019.12.24(화) 16:19

[기해년 IT, 무슨일이 있었기에]①5G
단말기·통신장비·가입자 '성공적'
통신품질 개선·콘텐츠 개발 '숙제'

2019년 기해년(己亥年)이 저물고 2020년 경자년(庚子年)이 다가오고 있다. 올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는 한마디로 지각변동의 날들을 보냈다. 세계 최초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와 같은 영광의 날도 있었고, 이른바 '타다 금지법'이 등장하며 혁신성장에 대한 우려의 날도 있었다. 유료방송업계는 글로벌 OTT의 국내 시장 잠식과 함께 인수·합병(M&A)의 소용돌이에 빠졌고, 게임 업계 역시 '맏형' 넥슨이 매각을 시도하는 등 지각변동이 화제였다. 올해 ICT 업계를 관통한 이슈를 돌아보고 내년을 전망해본다. [편집자]

올해 ICT 업계를 관통한 최대 이슈는 무엇보다 5세대 이동통신, 5G였다.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성이 특징인 5G는 기존 4G LTE보다 최대 20배 빠른 전송 속도로 완전히 새로운 모바일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됐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는 물론이고,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의 핵심 주제 역시 5G였다.

이같은 세계적 무대에서 삼성전자·LG전자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기업들은 세계 최초 5G 서비스 상용화를 통해 세계 시장을 선도하겠단 각오를 내비쳤고, 결과적으로 성공에 바짝 다가섰다는 평가다.

다만, 서비스 초기인 만큼 통신 커버리지 부족과 비싼 가격, 킬러 콘텐츠의 부재 등은 숙제로 남아있다는 지적도 여전히 받고 있다.

5G, 세계 첫 상용화

지난 4월3일 밤 11시 전후로 국내 언론사들의 '5G 속보'가 쏟아졌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3사가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5G' 스마트폰 개통에 돌입했다는 소식이었다. 이로써 한국이 세계 최초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 타이틀을 차지했다.

웃지 못할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다. 상용화 추진 사실을 다소 늦게 접한 이통사는 개통 가능한 단말기를 구하느라 분주했다고 한다. 한 이통사 임원은 "단말기가 준비 안 된 상태에서 개통 추진 소식을 전달받아 정신이 없었다"고 했다.

이런 사연이 있는 까닭은 한국이 극비리에 세계 최초 상용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 이통사 버라이즌이 모토로라의 '모토Z3'에 퀄컴의 '5G 모토모드'를 끼우는 방식으로 4월4일 개통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당초 4월5일로 예정했던 상용화 일정을 긴급히 앞당긴 것이다.

세계 최초 타이틀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지적도 당시 나왔지만, 그 의미는 연말에 된 시점에서 봐도 간단치 않다. 세계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통신 인프라를 가장 먼저 도입한 첨단기술 국가가 한국이라는 브랜드 가치만 봐도 그렇다.

세계 최초 상용화 이후 국내 이통3사는 AT&T, 보다폰, KDDI, 도이치텔레콤, 차이나텔레콤 등 글로벌 기업들의 협력 및 미팅 제안을 줄기차게 받기도 했다.

승승장구 '한국 5G'

국내 5G 가입자 규모는 세계 최대 규모다. 3분기 기준 SK텔레콤의 5G 가입자는 154만명, KT 106만명, LG유플러스 88만명으로 총 30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달 말 기준 434만명을 넘어서고 있어 연말까지 SK텔레콤 200만명, KT 150만명, LG유플러스 100만명을 돌파해 500만명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세계 첫 상용화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에도 온기로 작용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전세계 5G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는 무려 74%를 차지한 삼성전자였다. 한동안 부진을 겪은 LG전자도 11%로 2위를 기록하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이는 한국이 5G를 북미와 중국보다 빨리 상용화했기 때문"이라며 "특히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5G 모델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5G 스마트폰이었다"고 설명했다.

5G 통신장비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는 화웨이(30%)에 이어 점유율 23%로 2위에 올라섰다. 전체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 에릭슨, 노키아에 이어 4위에 그친 점과 비교된다.

콘텐츠 분야도 다양한 시도가 나왔다. OTT와 같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분야에서 새로운 시도가 속속 등장한 것이다. 이통3사는 OTT 사업을 재정비하거나 아예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고, VR과 AR 등 실감형 콘텐츠도 다수 선보이며 소비자 눈길을 끌었다.

물론 5G 스마트폰 가입자 규모만으로 5G 효과를 속단하긴 어렵다. 기존 통신 서비스의 중심이 B2C(소비자 대상 거래)였다면, 5G는 B2B(기업 간 거래)로 확대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5G의 특징이 초고속뿐만 아니라 초연결, 초저지연이라는 점에서 자율주행차, 스마트팩토리 등에서 더욱 널리 이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은 스마트오피스를 비롯해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의료, 물류·유통, 미디어, 공공안전 등 핵심 B2B 분야에서 5G를 기반의 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통신 커버리지·킬러 콘텐츠 '숙제' 

밝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까지 정부와 국내 사업자들이 힘을 모아 이룬 성과는 우수하나, 경쟁 국가 및 사업자들의 도전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5G 가입자는 지난 6월 기준 10만1000명 수준이었으나 연내 500만대 이상의 5G 스마트폰이 팔릴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의 경우 지난달 상용화했는데, 예약자만 1000만명이 넘었다고 한다. 일본은 내년 7월 도쿄 올림픽에 맞춰 내년 3월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도전을 받으면서 해외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내부로 고개를 돌리면, 이통사들은 5G 투자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를 경험했다. 지난 3분기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은 0.7% 줄어든 3021억원이었고, KT도 3125억원으로 15.4% 감소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31.7%나 감소한 1559억원을 기록했다.

통신 요금도, 단말기 가격도 4G 시절보다 상승하면서 가계통신비 부담도 늘어났다는 지적이 잇따랐으나, 사업자들의 투자비용 회수 가능성이 상당한 셈이다. 현재 이통사들의 5G 주력 요금제는 7만~8만원 수준이고, 갤럭시S10 5G은 256G 모델이 125만원에 육박한다. LTE의 경우 주력 요금제가 5만~6만원, 단말기는 100만원 초반대 수준이었다.

이런 가운데 전국 커버리지가 완성되지 않아 품질에 대한 불만도 많았다는 지적이다. 5G라는 새로운 인프라 등장에 걸맞게 눈에 띄는 킬러 콘텐츠의 등장도 아직까지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이같은 사정은 다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가 모델에 집중된 5G 스마트폰은 향후 보급형으로도 확대될 전망이고, 정부 차원의 알뜰폰 활성화 및 중저가 요금제 출시 장려 정책도 나오고 있어서다. 삼성·LG전자의 신작 외에도 애플 아이폰 등 다양한 브랜드가 5G 모델을 내년에 내놓으면 소비자 선택권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년은 5G의 초고속 서비스를 더욱 체감할 수 있게 하는 28㎓ 대역과 5G 단독 모드인 SA(스탠드얼론) 서비스도 시작된다. 초고속·초연결·초저지연이 특징인 5G를 온전히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와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5G플러스(+) 전략 위원회'는 내년에 AR과 VR 등 실감형 콘텐츠, 자율주행차 인프라, 드론, 커넥티드 로봇, 지능형 CCTV, 디지털 헬스케어 등 5G 관련 신산업 영역에 대한 적극적 지원을 예고하고 있어 실생활에서도 5G를 널리 접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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