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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스케일 사회환원, 김범수 기부는 왜 뜨겁나

  • 2021.02.10(수) 17:08

손꼽히는 주식 부호, 카카오 지분 가치 10조
자녀 증여·개인회사 취업 이후 결정이라 뒷말
1년전 운 띄워놓은 통큰 기부 "평소 관심 많아"

한국판 빌 게이츠 모델이라는 평가에서부터 경영승계 의혹 국면전환용이라는 지적까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재산 절반 기부'를 둘러싼 말들이 많다.

김 의장이 보유한 카카오 지분 가치는 현 시세로 10조원. 이 가운데 절반만 내놔도 무려 5조원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의 '통 큰' 기부라는 점에서 사안 하나하나에 이목이 쏠릴 수 밖에 없다. 김 의장의 재산 환원과 관련해 그의 재산 규모와 논란 등에 대해 짚어봤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카카오 보유 지분 가치 1년새 3배 '10조'

김 의장은 손꼽히는 주식 부자다. 그가 보유한 카카오의 지분(1217만주·13.75%) 가치는 전일(9일) 종가 기준으로 5조6100억원. 여기에 김 의장 개인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의 카카오 보유 지분(993만주·11.21%) 가치 4조5700억원을 더하면 무려 10조원에 달한다.

이는 국내 상장사 주식부호 가운데 최상위권에 해당한다. 네이버의 이해진(2조원대)과 엔씨소프트 김택진(2조원대) 등 다른 주요 인터넷기업 창업자들의 보유 지분 가치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큰 금액이기도 하다. 

김 의장의 지분 가치는 지난 1년 사이에 급격하게 불었다. 카카오의 주가가 작년초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수혜로 유례없는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작년초 김 의장의 카카오 보유 지분 가치가 3조37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약 1년 동안 3배 가량 급증한 것이다. 코로나 여파로 국내 증시가 요동치면서 한국 부(富)의 지형이 바뀌었는데 그 중심에 김 의장이 있다. 

카카오 실적 자체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두배 이상 급증한 4560억원, 매출은 35% 증가한 4조원대로 각각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42조원대로 기아차나 현대모비스, LG전자, SK이노베이션 등 재벌 계열사를 밀어내고 코스피 10위에 안착했다.

현금보다 주식 자산이 대부분 

김 의장은 카카오 창업 이후 현재까지 이렇다 할 엑싯(EXIT·투자회수)이 없었다. 이러한 점에서 그의 보유 자산의 대부분은 카카오 주식이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 의장의 카카오 보유 주식은 옛 카카오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이 합병해 통합법인으로 출범(2014년 10월)한 초기만 해도 직접 보유분이 1257만주에 달했으나 현재는 이보다 40만여주 감소한 1217만주에 그친다.

주식수가 줄어든 것은 지난 7년간 사회공헌을 위한 기부와 친인척들에 대한 증여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차익실현 등의 목적으로 주식을 현금화한 적은 한차례도 없었다. 

김 의장 개인 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가 통합법인 카카오 출범 이후 몇 차례에 걸쳐 카카오 주식을 장내 매각하며 현금화한 적은 있다. 다만 주식수로나 금액으로나 의미를 둘 만한 규모는 아니다. 케이큐브홀딩스의 카카오 보유 주식은 이 기간 995만주에서 993만주로 2만주 가량 감소했다. 

그나마 회사로부터 꾸준히 받아온 현금 배당이 김 의장 손에 들어온 유일한 캐시(Cash)라 할 수 있다. 카카오는 통합법인 출범 이후 2015년부터 6년 연속 현금배당에 나서고 있다. 배당금액이 들쑥날쑥하지만 이 기간 김 의장과 케이큐브홀딩스 몫으로 총 200억원 가량이 들어왔다.  

자녀 증여·개인회사 취업에 경영승계 의혹

재산 절반을 기부하겠다는 '파격 선언'은 공교롭게 김 의장의 자녀 경영 승계 의혹이 불거진 이후 나왔다는 점에서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김 의장이 평소 신념을 반영해 재산을 쾌척한 것이라기 보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논란을 의식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의혹은 김 의장의 자녀 및 친인척 주식 증여에서 시작했다. 김 의장은 지난달 보유 주식 가운데 33만주 당시 시세로 1450억원치를 그의 부인 및 두 자녀를 포함 총 14명의 친인척에게 증여했다.

이번 증여로 김 의장 부인 형미선 씨와 자녀 상빈·예빈 씨가 처음으로 카카오 주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들 3인의 보유 주식 가치는 총 790억원으로 전체 증여 가치의 절반 이상에 달한다. 

김 의장 주식 증여에 대해 회사측은 "김 의장의 개인적인 일이라 회사 차원에서 따로 설명할 내용이 없다"고 설명했으나 외부 시각은 다르다.  

김 의장의 자녀 지분 증여가 경영 승계를 위한 움직임 아니냐는 일각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의장이 평소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소신을 밝히긴 했으나 다른 재벌기업의 창업자와 다르지 않게 2세 경영을 준비하는 것이란 목소리다. 

특히 김 의장의 두 자녀가 지난해 나란히 케이큐브홀딩스에 합류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지면서 의혹이 더욱 불거졌다. 카카오의 2대 주주이자 김 의장의 카카오에 대한 강력한 지배력을 갖는데 없어선 안될 케이큐브홀딩스에 자녀들을 채용한 것이 승계를 위한 사전정지 작업 아니냐는 시각이다.

김 의장 사기업 케이큐브홀딩스의 존재감

케이큐브홀딩스는 김 의장의 친인척이 대거 이름을 올린 사기업이다. 이 회사 설립 초기에 김 의장의 처남 형인우 씨가 대표이사(2007~2013년)를 맡았다. 형 씨의 부인 염혜윤 및 김 의장과 그의 부인 형미선 씨도 각각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형 씨가 케이큐브홀딩스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김 의장의 남동생 김화영 씨가 새로운 대표직을 맡기도 했다. 작년말 화영 씨가 7년만에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고 후임으로 사내이사인 김탁흥(55) 씨가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되면서 친인척 색채가 엷어지나 했으나 두 자녀의 채용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영 승계를 위한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게 됐다. 

마침 케이큐브홀딩스는 김 의장 자녀들의 입사 시기인 지난해 8월 자본금 5000만원으로 '케이큐브임팩트'란 경영 컨설팅 회사를 차리는 등 모처럼 바빠진 경영 행보를 보였다. 아울러 작년말 부동산 계열사인 티포인베스트를 흡수합병해 정리하기도 했다.

이로써 김 의장→케이큐브홀딩스→티포인베스트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 구조가 김 의장→케이큐브홀딩스→케이큐브임팩트로 바뀌었다. 김 의장의 두 자녀는 현재 케이큐브홀딩스에서 벤처 투자 업무를 배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꾸준한 기부 활동, 준비된 사회 환원"

재산 기부를 놓고 뒷말이 많이 나오자 카카오측은 "말이 안되는 소리"라는 입장이다. 김 의장의 꾸준한 기부 내역과 공식석상에서 했던 발언들을 강조하며 '뜬금없는' 것이 아니라 준비된 기부라고 반박하고 있다. 

실제로 김 의장은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적이다. 청년 일자리 마련 및 자신과 같은 혁신 기업가를 육성하는 일에 관심이 많다. 2018년 4월에는 아예 사회공헌 활동을 전담하는 비영리 단체 '카카오임팩트' 설립을 주도하기도 했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통 큰 기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 의장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세차례에 걸쳐 아쇼카 한국에 카카오 보유주식 1만주씩, 총 3만주를 기부했다. 당시 시세로 약 35억원어치다. 2019년부터는 케이큐브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 주식을 활용해 기부를 이어가 있다. 

도시재생 사업 등을 하는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에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1만주씩 3회, 총 40억원치의 주식을 기부했다. 지난해 초에는 코로나19 피해를 극복하기 위해 20억 상당의 주식을 내놓는가 하면 여름 집중호우 피해 복구를 위해 카카오 주식 10억원어치를 내놓기도 했다.

모교인 건국대사대부고 장학금과 게임 종사자 지원 단체인 게임인재단 기부 및 벤처기부펀드 씨프로그램 기부 등을 모두 합치면 지난 14년간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셈이다.  

재산 절반 환원도 돌발적이고 임의적 결정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미 1년 전에 김 의장이 운을 띄워 놓았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작년 3월 카카오톡 서비스 10주년을 맞아 임직원들에게 공식 메시지를 통해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더 적극적으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 관계자는 "작년 3월에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보자고 메시지를 던진 이후 1년만에 본인이 답을 한 것"이라며 "김 의장의 평소 인터뷰나 행적을 보면 사회환원에 대해 유독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상식적으로 수조원의 재산을 갑자기 내놓는 결정을 내릴 수 없지 않느냐"라며 "그동안 일부 재벌들의 편법적인 재산 증여와 승계로 인해 지나친 억측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재산 기부 어떻게?

김 의장은 재산을 어떻게 기부할 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8일 카카오 직원들에게 신년 메시지를 전하면서 향후 직원들과의 간담회를 열고 기부 방안에 대해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직원들의 참여 기회를 열어 두겠다고 말한 만큼 카카오 사업과의 연계를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2018년에 사회공헌을 위해 카카오임팩트라는 비영리단체를 설립했다. 카카오와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M이 공동으로 40억원을 출자했으며 김 의장이 설립을 주도했다.

카카오임팩트는 ‘카카오같이가치'와 '카카오메이커스' 등과 더불어 카카오의 사회공헌 사업을 담당하는 회사다. 사회공헌은 김 의장이 카카오 설립 초기부터 강조해왔는데 특히 기업이 할 수 있는 소셜임팩트(Social Impact)란 개념에 주목해왔다. 

소셜임팩트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한 분야 또는 사회 전체의 시스템 변화를 추구함으로써 사회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재무적 성과를 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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